국립국악원 경기분원 유치 나선 평택…“K-국악 창작 거점으로”
평택농악·경기시나위·중고제 등 전통예술 자산 풍부
“경기 31개 시·군 아우르는 연구·교육·국제교류 거점돼야”
경기 평택시가 국립국악원 경기분원 유치에 나섰다. 인구 1400만명의 경기도에 국립국악원 소속 기관이 없는 만큼, 전통예술 자산과 관련 기반 시설이 풍부한 평택에 경기분원을 설립해야 한다는 것이다.
평택시는 지난달 26일 평택시남부문화예술회관에서 '국립국악원 경기분원 설립 필요성과 과제'를 주제로 '2026 지영희학술토론회'를 열었다고 3일 밝혔다. 평택시가 주최하고 지영희기념사업회가 주관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김승국 전통문화콘텐츠연구원장과 박성복 평택학연구소장 등이 참석해 경기분원 설립의 필요성과 평택의 강점을 제시했다.
평택은 경기와 충청 문화가 교차하는 기호문화권의 중심지다. 민속음악의 아버지로 불리는 지영희를 비롯해 한국 전통예술사에 족적을 남긴 모흥갑·이동백·유세기·방용현 등 여러 예인이 평택에서 태어나거나 활동했다.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인 평택농악을 비롯해 평택민요, 경기시나위, 판소리 중고제, 웃다리농악 등 전통예술 자산도 풍부하다. 한국소리터와 지영희국악관, 평택시무형유산전수교육관, 평택시립국악관현악단 등 국악 기반 시설과 단체도 갖추고 있다.
김승국 원장은 "국악의 보존과 계승, 진흥은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담당해야 할 문화정책"이라며 "경기도의 인구와 전통예술 자원에 비해 국가 국악기관이 없다는 것은 문화향유권과 문화균형발전 측면에서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김 원장은 평택이 수도권과 충청권을 연결하는 교통 요충지인 데다 국가무형유산과 전문예술단체, 국제도시의 조건을 갖췄다고 평가했다. 그는 경기분원이 기존 분원의 기능을 답습하기보다는 국악 창작·현대화의 본산이자 창작 연희센터, 글로벌 K-전통문화 거점 역할을 해야 한다고 했다.
박성복 소장은 평택의 전통예술 계보와 역사적 정체성을 강조했다. 그는 "평택은 판소리 중고제와 사당패, 웃다리농악, 경기시나위 등 다양한 전통예술이 발달한 곳"이라며 "기존 문화 시설과 예술단체를 경기분원과 연계하면 신규 시설 중심의 사업보다 효율적인 국가 국악 거점을 만들 수 있다"고 했다.
특히 근현대 국악의 선각자인 지영희의 문화적 유산이 평택 유치의 주요 근거로 제시됐다. 평택 출신인 지영희는 구전으로 전해지던 전통음악을 채보하고 체계화했으며, 국악교육과 국악관현악 발전에 기여했다.
참석자들은 경기분원을 평택에 두되, 경기도 31개 시·군을 아우르는 광역형 기관으로 운영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평택을 중심으로 오산의 경기제인청과 수원·화성·광주·광명·부천·안성 등의 국악 자원을 연구·발굴하고 창작으로 연결하자는 구상이다.
박은옥 평택시의회 복지환경위원장은 타당성 조사와 경기도 정책 의제화, 국가계획 반영, 정부예산 확보로 이어지는 단계별 유치 전략을 주문했다. 지영희 선양사업도 단순한 기념사업을 넘어 연구와 교육, 창작, 세계화로 확대해야 한다고 했다.
김상모 평택시 문화국제국장은 "경기분원은 평택의 기존 국악 자산을 대신하는 기관이 아니라 지역이 쌓아온 자산에 국가의 연구·교육·공연·창작 역량을 더하는 파트너가 돼야 한다"고 했다. 유치 과정에 시민이 참여할 수 있는 공론화 절차도 강조했다.
주재근 한양대 겸임교수는 경기분원을 경기국악 허브이자 국악 창작·융합 플랫폼, 미래세대 교육과 K-국악 국제교류의 거점으로 특성화할 것을 제안했다.
평택의 국제적 기반을 활용한 국악 세계화 방안도 나왔다. 김용호 광주특별시립창극단 예술감독은 캠프험프리스와 평택오산미공군기지, 평택항을 활용한 외국인 국악교육과 국제 레지던시, 해외 공동제작 등을 제안했다.
강상구 서울예술대 교수는 "경기분원만이 수행할 수 있는 독자적인 기능을 명확히 해야 한다"며 "지영희를 비롯한 평택 예인의 역사적 자산을 시민과 청소년이 체감할 수 있는 콘텐츠로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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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석자들은 앞으로 평택시와 경기도, 정치권, 국악계, 시민사회가 공동으로 타당성 조사와 국가계획 반영, 정부예산 확보에 나서야 한다고 했다. 다른 후보 도시와의 객관적인 비교와 함께 조직·인력·예산·프로그램, 경제·사회적 파급 효과를 구체화하는 작업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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