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시간당 노동비용, EU 평균보다 47%↑
경영진들 "임금 인상 없이 주 40시간 복귀"
10월 금속·전기산업 단체협상서 충돌 예고

독일 제조업계에서 주 35시간인 근무제를 40시간으로 되돌리자는 요구가 잇따르고 있다.


독일 자동차 제조사 메르세데스-벤츠의 헝가리 공장 모습으로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EPA연합뉴스

독일 자동차 제조사 메르세데스-벤츠의 헝가리 공장 모습으로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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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독일 자동차 제조사 메르세데스-벤츠와 공구 제조업체 스틸 등 주요 제조업체 경영진은 임금 인상 없이 주 40시간제로 복귀하자고 촉구했다. 경영진의 요구가 공개되면서 근무제를 둘러싼 논쟁에 다시 불이 붙었다. 마르틴 브루더뮐러 벤츠 감독이사회 의장은 최근 '한델스블라트' 인터뷰에서 "국제 기준에서 독일의 노동비용은 너무 비싸고 주요 경쟁국 대비 생산성 우위도 잃었다"며 "주 40시간 근무제 복귀를 진지하게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독일 제조업의 시간당 노동비용은 49.5유로(약 7만 8000원)로 유럽연합(EU)에서 가장 높다. EU 평균은 33.7유로(약 5만 3000원)로, 독일이 이보다 47% 높다. 그동안 숙련 인력과 밀집한 산업 단지, 안정된 정치 환경을 앞세워 비싼 노동비용을 감당해 왔으나, 비용 격차가 벌어지면서 이 계산이 흔들리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독일 노동조합이 지원하는 싱크탱크 'IMK'는 "독일 근로자의 생산성이 동유럽보다 높지만, 노동비용이 생산성보다 빠르게 오르면서 단위노동비용도 상승 추세"라고 분석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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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산업생산은 지난 2017년 말 고점을 찍은 뒤 15% 넘게 줄었다. 에너지 가격 상승과 중국과의 경쟁 심화, 미국 관세, 전기차 전환 흐름이 겹친 결과다. 일자리도 매달 1만 2000∼1만 5000개씩 사라져 현재 제조업 종사자는 650만명 수준으로 추산된다. 연방통계청 집계를 보면 지난 6월 말 기준 자동차산업 종사자는 69만 1500명으로 1년 새 4만 2300명, 5.8% 줄었다.


주 35시간 근무제는 지난 1984년 서독 금속 노동자들이 벌인 대규모 파업을 계기로 도입된 뒤 10년에 걸쳐 제조업 현장에 자리 잡았다. 주 40시간제 복귀에 찬성하는 경제학자들은 근로시간을 늘려 단위노동비용을 낮춰야 제조업 경쟁력과 일자리를 함께 지킬 수 있다고 본다.

마르틴 베르딩 독일 경제전문가위원회 위원은 "경기 변동에 맞춰 임시직을 활용하는 기존 방식만으로는 지금의 구조적 위기를 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컨설팅회사 롤랜드버거의 마커스 베레트 글로벌 총괄은 "노동비용 차이는 경쟁국에 따라 3배, 4배까지 차이가 난다"면서 "향후 독일 제조업 종사자는 500만명 밑으로 떨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 로이터연합뉴스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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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독일 노조는 반발하고 있다. 기업이 이미 사정에 따라 근로시간을 늘리거나 줄일 수 있는 유연성을 확보하고 있는 데다, 근무시간을 일괄적으로 40시간까지 늘리면 더 적은 인력으로 같은 생산량을 소화할 수 있어 고용이 줄어든다는 이유에서다. 호르스트 오트 금속노조(IG메탈) 바이에른 지부장은 "메르세데스가 주 40시간제를 꺼내 들었지만 정작 35시간을 채울 일감도 없다"며 공장 가동률이 낮은 상황에서 근로시간을 늘리면 실업자만 늘어난다고 반박했다.


주 40시간제 복귀 안은 오는 10월 시작되는 금속·전기산업 단체협상에서 다뤄질 가능성이 거론된다. 제조업 부진이 길어질수록 근로시간 문제는 노사 협상의 최대 쟁점으로 남을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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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한국에서도 제조업 경쟁력을 이유로 근로시간 규제를 풀자는 요구가 나온다. 법정 근로시간은 이미 주 40시간이지만, 연장근로를 포함한 주 52시간 상한을 두고 재계는 반도체·인공지능(AI) 등 첨단 분야의 연구개발 업무에 일률적으로 적용할 시 기술 개발 속도에서 밀린다며 예외를 요구하고 있다. 노동계는 근로시간 규제가 건강권을 지키는 최소 장치라며 반대하고 있다.


김성욱 기자 abc1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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