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채권 급증·장외부채 우려 부각
KB證 "투자와 회수 관점서 리스크 제한적"
관건은 FCF·ROIC로 증명할 현금화 능력
엔비디아를 둘러싼 '순환금융' 논란이 커지고 있다. 인공지능(AI) 칩을 파는 회사가 고객에게 자금을 지원하고, 그 돈이 다시 엔비디아 제품 구매로 돌아오는 구조 아니냐는 의심이다. 매출은 늘지만, 그 매출을 만든 돈이 사실상 판매자에게서 나온 것이라면 실적의 질을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3일 KB증권은 엔비디아의 순환금융 논란을 집중 분석하는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주장했다. 우려의 출발점은 2분기 실적이다. 엔비디아의 매출은 전 분기보다 17.9% 늘었지만 매출채권은 54.9% 증가했다. 매출채권회수기간(DSO)도 약 46일에서 60일로 길어졌고, 잉여현금흐름(FCF) 마진은 59.5%에서 22.2%로 낮아졌다. 매출이 현금으로 바뀌는 속도가 느려진 셈이다.
엔비디아는 이를 오픈AI, 코어위브, 네오클라우드 등 대규모 다분기 계약의 결제 조건 연장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KB증권도 이를 부실채권보다는 매출 인식과 대금 회수 사이의 시점 차이로 봤다. 이후 DSO와 FCF 마진이 정상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이다.
더 큰 우려는 대차대조표 밖에 있다. 엔비디아는 프론티어 AI 랩을 지원하기 위해 직접 투자, 제3자 자본 조달, 부지·전력 확보, 신용보강을 활용하고 있다. 고객사는 AI 데이터센터를 빠르게 지어야 하지만 자체 신용만으로 대규모 장기 자금을 조달하기 어렵다. 엔비디아가 이 빈자리를 메우는 구조다.
다만 드러난 숫자 전체를 위험으로 볼 필요는 없다는 분석이다. 엔비디아가 공시한 확약(커밋먼트)은 통상 3660억달러(약 498조9312억원)와 추가 확약 및 보증 560억달러다. 이 가운데 순환금융과 직접 맞닿은 익스포저는 고객사 지분투자 250억달러와 추가 커밋먼트·보증 560억달러를 합친 810억달러 수준으로 추정된다. 나머지는 수요가 뒷받침될 경우 매출과 생산으로 이어지는 조달성 의무에 가깝다.
물론 장외부채 우려는 남는다. 보증은 재무제표에 부채로 바로 잡히지 않는 우발부채다. 실제 차입은 특수목적법인(SPV)에 남고, 엔비디아나 AI 랩의 재무제표에는 직접 반영되지 않을 수 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AI 생태계의 실제 레버리지를 온전히 파악하기 어려운 구조다.
결국 관건은 회수 능력이다. KB증권은 엔비디아의 2026~2028년 누적 FCF가 약 9600억달러로 1조달러에 육박할 것으로 봤다. 이는 공시 확약 총액 4220억달러의 두 배를 넘는다. 투하자본수익률(ROIC)도 2028년 55% 안팎으로, 자본비용의 5배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엔비디아가 이런 구조를 택한 이유도 분명하다. 데이터센터가 하나 더 지어질 때마다 엔비디아가 가져가는 몫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1기가와트(GW) 데이터센터에서 엔비디아가 가져가는 매출 기회는 호퍼 세대 180억달러에서 그레이스 블랙웰 250억달러, 베라 루빈 400억달러로 커지고 있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반년 급여가 '1억8000만원', 삼전·하닉 아니었네...
김세환 KB증권 연구원은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고객이 무너져도 GPU를 다른 수요처로 되팔거나 재배치할 수 있어 리스크는 낮다고 언급했다"며 "막대한 현금을 창출하고 있는 엔비디아 입장에서 '순환금융'은 매출의 판을 키우는 선투자인 셈"이라고 설명했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배포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