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생채권자 75.9% 동의, 법정 기준 넘어
2030·2037년 추가 대출로 잔여 채무 상환

기업회생절차를 밟고 있는 홈플러스가 채권자 동의를 얻어 법원으로부터 회생계획안 인가를 받았다. 지난해 3월 회생절차에 들어간 지 약 1년 6개월 만이다. 당장의 파산 위기는 넘겼지만 공익채권 상환, 점포 매각, 영업 정상화 등은 과제로 남았다.


서울회생법원 회생 4부(재판장 정준영 법원장)는 2일 홈플러스 회생계획안 심리·결의를 위한 관계인집회를 열고 회생계획안을 인가했다. 재판부는 "채무자회생법이 정한 회생 계획 인가 요건을 갖춘 것으로 인정된다"고 밝혔다. 인가 결정은 선고 즉시 효력이 발생했다.

홈플러스 한숨 돌렸다…법원, 회생계획안 인가(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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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자 75% 찬성…자가 점포 팔아 변제


홈플러스 회생계획안은 모든 조에서 가결 기준을 넘었다. 회생담보권자조와 주주조에서는 각각 100%가 찬성했다. 회생채권자조에서는 총의결권액 약 2조4816억원 가운데 약 1조8836억원이 찬성해 75.9%의 동의율을 기록했다. 회생계획안 가결 요건은 회생담보권자조 75% 이상, 회생채권자조 66.7% 이상, 주주조 50% 이상이다. 재판부는 공익채권자의 3분의 2 이상이 분할 상환에 동의한 점 등도 고려해 인가 결정을 내렸다.


홈플러스는 폐점이 확정된 37개 점포 가운데 회사가 소유한 19곳을 2028년 2월까지 우선 매각할 방침이다. 매각대금으로 메리츠금융그룹이 보유한 1조3000억원의 선순위 담보권신탁채권을 우선 상환하겠다는 입장이다. 이후 영업을 계속하는 자가 점포 38곳을 담보로 2030년 추가 대출을 받고, 2037년에는 대출 규모를 확대하거나 차환해 잔여 채권의 변제 재원을 마련할 계획이다. 홈플러스가 산정한 자가 점포 38곳의 감정가는 약 2조8000억원이다. 자산 매각과 영업 정상화가 진행되면 회사 자체에 대한 인수·합병(M&A)도 다시 추진할 방침이다.

담보신탁 채권과 점포에 선·후순위 담보권이 설정된 채권은 담보 자산 매각대금 등을 활용해 우선 변제한다. 점포 매각 시기에 따라 일부 담보채권의 변제 기간은 최장 3년까지 늘어날 수 있다. 담보가 없는 카드 대금과 상거래 대금, 구상금, 손해배상 채권 등은 원금과 회생절차 개시 전 이자를 5년 차부터 10년 차까지 나눠 갚는다. 회생절차 개시 후 발생한 이자는 면제한다. 기존 주식은 대가 없이 전량 소각한다.


조사위원인 삼일회계법인은 회생 계획에 따른 변제액이 홈플러스를 청산할 때보다 많아 청산가치 보장 원칙을 충족한다고 판단했다. 영업활동을 통한 현금 창출과 자가 점포 매각, 신규 자금 조달 계획 등을 고려하면 회생 계획을 이행할 수 있다고 봤다.


김광일 홈플러스 법률상 관리인은 "적자 점포 폐점과 고정비 절감을 통해 수익성을 확보하고 채권을 변제하는 것이 첫 번째"라며 "임대료를 월 200억원 이상, 인건비를 월 260억원 이상 줄였다"고 말했다.


김광일 MBK 부회이 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홈플러스 회생을 위한 MBK파트너스-메리츠 경영진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7.9 김현민 기자

김광일 MBK 부회이 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홈플러스 회생을 위한 MBK파트너스-메리츠 경영진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7.9 김현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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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0억원대 공익채권·영업 정상화는 과제


회생 계획을 실제로 이행하기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우선 납품업체 미지급금 등을 포함한 5000억원대 공익채권을 갚아야 한다. 공익채권은 회생계획안 표결 대상은 아니지만 일반 회생채권보다 우선해 변제해야 한다. 분할 상환에 동의하지 않은 공익채권자들이 일시 변제를 요구하면 홈플러스의 유동성 부담이 다시 커질 수 있다.


영업 경쟁력을 회복하는 것도 관건이다. 홈플러스에 따르면 전국 67개 점포를 재개장한 지난달 13일부터 30일까지 매출은 1146억원으로 영업 중단 전 같은 기간보다 57% 늘었다. 고객 수도 38% 증가했다. 다만 대형마트 시장이 장기간 침체한 데다 회생절차가 진행되는 동안 홈플러스의 신용도와 영업력이 약화했다. 일부 협력업체가 납품을 재개하지 않아 상품 구색이 충분히 회복되지 않은 데다 인력 감축에 따른 매장 관리 문제도 이어지고 있다. 점포 매각도 계획대로 이뤄질지는 불투명하다. 매각 대상 19곳 중 상당수가 지방에 있어 매수자를 찾기가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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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플러스 회생절차는 한 차례 폐지 결정이 내려지는 우여곡절을 겪었다. 법원은 지난 7월 3일 최소 운영자금 2000억원을 마련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회생절차 폐지를 결정했다. 이후 홈플러스가 메리츠금융그룹으로부터 2000억원 규모의 긴급운영자금 대출 확약서를 받아 즉시 항고하자 법원은 폐지 결정을 취소하고 지난 7월 21일 회생절차를 재개했다. 홈플러스는 "법원이 인가한 회생 계획을 성실히 이행해 변제계획이 차질 없이 진행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임혜선 기자 lhsr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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