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8건 중 141건이 아동·치매환자
허위종결 10건·무단삭제 15건
업무부담 핑계…치안망 총체 붕괴

제주에서 실종 신고된 20대 여성을 허위 종결 처리해 끝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현직 경찰관이 담당했던 실종 사건 중 절반가량이 아동과 치매 환자 등 사회적 약자 대상 사건이었던 데다, 실종 프로파일링 시스템에서 기록을 무단 삭제하거나 허위 종결한 의심 사례가 수십 건 추가로 드러나 제주 치안 시스템의 총체적 붕괴에 대한 공분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하고 있다.

제주서부경찰서 청사.

제주서부경찰서 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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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제주경찰청에 따르면, 제주서부경찰서 실종팀 소속이었던 A 경장이 처리한 실종 사건 총 298건을 전수조사한 결과 앞서 공분을 산 사건과 유사하게 허위 내용으로 사건을 종결한 것으로 의심되는 사례가 10건 추가 발견됐다.


특히 실종 신고된 대상자의 신변에 이상이 없음을 확인하고도 허위 사유를 꾸며내 국가 '실종 프로파일링 시스템'에서 고의로 삭제 처리한 사례도 15건이나 추가로 적발됐다.

더욱 충격적인 대목은 A 경장이 다룬 298건 가운데 무려 141건(47.3%)이 '실종아동등의 보호 및 지원에 관한 법률(실종아동법)'상 법적 보호 대상인 18세 미만 아동, 치매 환자, 지적장애인 사건이라는 점이다.


실종아동법상 이들 대상 사건은 신고 접수 즉시 경찰이 총출동해 수색과 위치 추적을 벌여야 하는 골든타임이 생명인 사안임에도, A 경장이 허위 사유로 삭제한 15건 중 상당수가 아동 실종 사건인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관계자는 "구체적인 아동 사건 건수는 수사가 진행 중이라 밝히기 어렵다"고 말을 아꼈다.

A 경장은 경찰 감찰 조사에서 "실종자가 성인이라 안일하게 생각했고, 사건을 종결하지 않으면 챙겨야 할 업무가 많아지고 사건 인계에 대한 부담이 커 허위로 종결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미 신변 안전이 확인된 실종자까지 굳이 허위 사유를 기재해가며 국가 실종 프로파일링 시스템에서 영구 삭제해버린 배경에 대해서는 여전히 납득할 만한 소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경찰의 극단적인 수사 편의주의와 나태함이 사회적 약자의 생명 안전망마저 고의로 조작하고 은폐했다는 정황이 드러나면서 도민사회의 불신과 분노는 극에 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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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일선 수사관이 매뉴얼을 무시한 채 국가 전산망을 마음대로 농단하는 동안 상급자 결재와 감독 시스템이 단 한 번도 작동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이번 사태는 단순한 개인 비위를 넘어 제주 경찰 지휘부와 감찰 체계 전체의 구조적 파탄을 입증하고 있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호남취재본부 박창원 기자 capta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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