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행법, 단일등기 다가구 특성 반영 못해
임차인 의견 충돌에도 피해자 청구권 우선
국토부, 다수 임차인 구제 기회 상실 우려
국회, 다가구 LH 청구권 우선하도록 법개정

더불어민주당이 다가구 전세사기 피해주택 경매 과정에서 임차인과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우선매수청구권이 충돌할 경우 LH의 권한을 우선하도록 법 개정을 추진한다. 단일 등기인 다가구주택에서 일부 임차인의 우선매수권 행사로 다른 임차인들의 구제 기회가 사라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자 제도 보완에 나선 것이다.


3일 국토교통부와 정치권에 따르면 염태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전세사기피해지원법 개정안을 발의한다. 개정안은 다가구와 같이 동일 주택에서 최소 2명 이상의 전세사기 피해자가 발생할 시 LH와 피해 임차인이 동시에 우선매수청구권 행사를 원한다면 LH에 매각을 허가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양측의 권한이 충돌할 경우 피해 임차인의 우선매수권한을 우선해야한다는 현행법에 단서조항을 추가했다.

[단독]다가구 전세사기, 우선매수권 충돌 땐 ‘LH 우선’…전세사기특별법 개정안 발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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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법 개정은 지난 6월 경기 화성의 한 다가구주택에서 피해 임차인과 LH의 우선매수권이 충돌한 사례가 발생한 데 따른 것이다. 해당 주택은 7억2000만원의 임차보증금 미반환 사태가 발생한 곳으로, 지난해 임차인 A씨를 포함한 후순위 임차인 4명이 LH에 우선매수청구권을 양도했다. 피해 임차인은 총 5명이다. 그러나 경매 기일 돌연 A씨가 직접 자신의 우선매수권을 행사해 해당 주택을 8억1100만원에 낙찰받았다.

이 때문에 LH 매입을 전제로 경매차익을 통해 피해를 보전받으려던 다른 후순위 임차인들은 보증금 회수가 어려워졌다. 선순위 채권자와 선순위 임차인에게 경매 배당금이 지급되고 나면 후순위 임차인에게 돌아갈 배당금이 사실상 남지 않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이후 LH와 국토부가 법원에 다수 임차인의 피해 복구 기회를 상실하지 않아야 한다는 취지의 의견서를 법원 행정처에 전달하면서 경매가 취하됐지만 A씨는 여전히 낙찰 의사를 밝히고 있는 상태다. 이에 법원은 오는 4일로 예정됐던 경매기일을 한차례 유예했다.

[단독]다가구 전세사기, 우선매수권 충돌 땐 ‘LH 우선’…전세사기특별법 개정안 발의 원본보기 아이콘

국토부는 현행법이 단일등기만 가능한 다가구 주택의 특성을 반영하지 못해 이 같은 사례가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5월 개정된 전세사기피해자 지원 및 주거안정 특별법 25조에 따르면 전세사기 피해자와 LH가 모두 우선매수 신고를 한 경우 법원이 피해자의 권한을 우선하도록 규정했다. 문제는 구분등기가 가능해 피해 임차인이 1명인 아파트와 오피스텔, 다세대 주택과 달리 다가구 주택은 하나의 주택에 여러명의 피해 임차인이 존재할 수 있다. 이 탓에 LH에 우선매수청구권을 양도하길 바라는 피해자들과 본인이 직접 행사하려는 피해자 간의 의견이 충돌할 경우 어느 쪽을 우선시 해야 하는지에 대한 문제가 생긴다.


염태영 의원은 "다가구주택처럼 피해자가 여러 명인 경우 한 명이 권한을 행사하면 나머지 피해자는 경매차익 지원을 전혀 받지 못하는 사각지대가 생겼다"며 "피해자를 돕자고 만든 제도가 오히려 일부 피해자를 소외시키는 결과를 낳은 만큼, 이번 개정을 통해 모순된 상황을 바로잡고자 한다"고 입법 취지를 밝혔다.

염태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아시아경제 DB

염태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아시아경제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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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도 법개정에 찬성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국회와 소통하면서 더 많은 임차인의 피해를 구제하는 방향으로 법 개정이 이뤄져야 한다는 데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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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법안이 본회의를 통과될 때까지 피해 임차인들은 경매 유예를 통해 시간을 벌어야만 하는 실정이다. LH와 국토부는 경매를 유예해 달라는 의견을 법원에 전달한 상태다. LH 관계자는 "국토부와 LH가 수원지법 측에 경매를 미뤄달라고 읍소했다"며 "어느 정도 기간을 유예해 줄 수 있을지는 법원의 판단에 달렸다"고 말했다.


이지은 기자 jelee042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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