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소득당 차기 지도부 후보 이력 겨냥
안철수 "장관 되면 추종자 서식지 될 것"
용혜인 성평등 가족부 장관 후보자의 국회의원 겸직을 둘러싼 논란이 기본소득당의 당 운영 구조와 국고보조금 문제로까지 확산하는 모양새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용혜인장관 후보자의 비례대표 의원직 유지 방침을 거듭 비판함과 더불어 기본소득당 차기 지도부 후보들의 이력을 문제 삼고 나섰다.
2일 안 의원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용혜인 의원실 가족과 보좌진으로 채우는 기본소득당 지도부'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기본소득당은 사실상 용혜인 1인이 지배하는 정당"이라고 주장했다.
현재 기본소득당은 오는 3일부터 6일까지 신임 지도부와 당직자를 선출하는 전국동시당직선거를 진행한다. 당 대표자에는 오준호 전 기본소득당 공동대표가 단독 출마했으며 최고위원에는 박기홍·신지혜·노서영·노치혜 후보가, 청년 최고위원에는 김진서 후보가 출마했다. 기본소득당은 7일 새 지도부 임기를 시작할 예정이다.
안 의원은 이들 후보 상당수가 용 후보자의 가족이거나 과거 의원실 또는 당에서 함께 일했던 인사라는 점을 문제 삼았다. 당 대표자 후보인 오준호 후보는 과거 용혜인 의원실 비서관을 지냈고, 최고위원 후보인 박기홍 기본소득당 전략기획부총장은 용 후보자의 배우자다. 청년 최고위원에 출마한 김진서 후보 역시 용혜인 의원실 비서관 경력이 있다.
당 대표자에는 오준호 전 기본소득당 공동대표가 단독 출마했으며 최고위원에는 박기홍·신지혜·노서영·노치혜 후보가, 청년 최고위원에는 김진서 후보가 출마했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 SNS
원본보기 아이콘안 의원은 "도대체 하나의 의원과 가족, 그리고 보좌진이 당 대표와 최고위원을 독식하는 정당이 있었느냐"며 "용혜인을 '령도자'이자 '최고존엄'으로 모시는 이런 정당을 위해 왜 국민의 혈세를 바쳐야 하는지 의문"이라고 날을 세웠다. 이어 그는 "이재명 대통령의 뜻대로 용 후보자가 장관에 임명된다면 성평등부는 결국 용혜인 추종자들의 또 다른 서식지가 될 것"이라며 "기본소득당의 현재가 이를 증명한다"고 주장했다.
기본소득당은 이 같은 '가족정당' 공세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문미정 기본소득당 대표 권한대행은 앞서 "국민의힘 일각에서의 '가족정당', '1인 정당' 운운은 최소한의 도를 넘는 비난"이라며 "기본소득당은 집단지도체제로 운영되고 2만여 당원과 수백명의 대의원이 중요한 의사를 결정한다"고 반박했다.
특히 박기홍 부총장에 대해서도 "창당 이전부터 오랜 활동 경력을 가진 사회운동가로 사무총장과 조직부총장, 전략기획부총장 등을 거쳤다"며 용 후보자의 배우자라는 이유만으로 당직 수행 자체를 문제 삼아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논란의 핵심에는 용 후보자의 '장관·국회의원 겸직' 문제가 자리 잡고 있다.
장관·국회의원 겸직, 법적으로는 '가능
용 후보자는 지난달 31일 장관으로 임명되더라도 비례대표 의원직을 유지하겠다는 뜻을 사실상 밝힌 바 있다. 그는 "당 소속 유일한 국회의원인 제가 사퇴할 경우 기본소득당이 원외 정당이 되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며 "개인의 결정이 당의 진로와 직결될 수밖에 없는 소수정당의 어려움에 대해 양해를 구한다"고 밝혔다.
'현행법상 용 후보자가 장관과 국회의원을 동시에 맡는 것 자체는 불법이 아니다. 국회법 제29조 제1항은 국회의원이 원칙적으로 다른 직을 겸할 수 없도록 하면서도 국무총리와 국무위원은 예외로 명시하고 있다. 성평등 가족부 장관은 국무위원이기 때문에 용 후보자가 장관으로 임명된 뒤에도 국회의원직을 유지하는 것은 법적으로 가능하다. 따라서 이번 논란은 '법 위반 여부'라기보다는 그동안 정치권에서 이어져 온 비례대표 의원의 입각 관례와 정치적 적절성을 둘러싼 문제에 가깝다.
비례대표 의원은 의원직을 사퇴해도 비례대표 후보자 명부의 다음 순번 후보가 의석을 승계할 수 있기 때문에 그동안 장관으로 입각할 경우 의원직을 내려놓는 것이 일반적인 관행으로 자리 잡았다. 앞서 2000년 김한길 문화관광부 장관을 비롯해 2009년 이달곤 행정안전부 장관 후보자 등이 비례대표 의원직을 내려놓았다. 2015년 박근혜 정부 당시 강은희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 역시 당초 의원직 유지 방침을 보였다가 논란이 커지자 결국 비례대표 의원직을 사퇴했다.
사퇴하면 민주당 고재순이 의석 승계…기본소득당은 '원외 정당' 전락
다만 의원직을 유지하는 만큼 의원실과 보좌진 등 의정활동을 위한 인적·제도적 기반이 유지되고 기본소득당도 원내정당 지위를 지킬 수 있다는 점은 별개의 문제다. 야당이 문제 삼는 지점도 개인의 '이중 급여'보다는 이 같은 원내 지위와 정당 운영 기반 유지에 집중돼 있다.
용 후보자의 경우 의원직 사퇴 문제가 더욱 복잡한 이유는 2024년 총선에서 기본소득당 후보가 아닌 범야권 비례연합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 후보로 당선됐기 때문이다. 공직선거법 제200조는 비례대표 의원에게 궐원이 발생하면 해당 의원이 선거 당시 소속했던 정당의 비례대표 후보자 명부 순위에 따라 뒷순위 후보가 의석을 승계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용 후보자가 의원직을 내려놓을 경우 의석은 기본소득당 인사가 아닌 더불어민주당 소속 고재순 전 노무현재단 사무총장에게 돌아가게 된다. 용 후보자는 2024년 총선 당시 더불어민주연합 비례대표 6번으로 당선됐으며 고 전 사무총장은 승계 가능한 뒷순위 후보로 남아 있다.
결국 현재 기본소득당의 유일한 현역 의원인 용 후보자가 사퇴하면 기본소득당은 국회의원이 한 명도 없는 원외 정당이 된다.
이로 인해 국민의힘은 용 후보자가 원내정당 지위와 이에 따른 각종 지원을 유지하기 위해 의원직을 포기하지 않는 것 아니냐는 공세를 펴고 있다. 반면 기본소득당은 소수정당의 현실과 연합정치 과정에서 발생한 제도적 문제를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기본소득당은 최근 국고보조금 논란에 대해서도 지방선거에서 법정 득표율 기준을 넘겨 보조금이 늘어난 것이라며 야당의 주장을 반박했다.
여권 내부에서도 의견이 갈리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박선원 최고위원 등은 비례대표 뒷순위 승계가 가능한 만큼 용 후보자가 의원직을 내려놓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진성준 의원 등은 장관과 의원 겸직이 법적으로 허용돼 있고 비례대표 사퇴는 정치적 관행일 뿐 법적·도덕적 의무는 아니라는 취지로 용 후보자를 옹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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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용 후보자는 2일 서울 서대문구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처음 출근한 자리에서 의원직 사퇴 여부를 묻는 말에 "청문회 과정을 잘 준비하면서 생각을 정리해 전달하겠다"며 기존 입장을 확정하지 않았다. 그는 "청문회가 단순히 혼자 이야기하는 공간이 아니라 국민과 소통하는 과정"이라며 "그 과정에 많은 말씀을 나눌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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