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일본의 장기 국채금리가 수십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으면서 국내 채권시장에도 압박이 이어지고 있다. 글로벌 채권 매도세에 한국은행의 추가 기준금리 인상 전망, 확장 재정으로 인한 국채 공급부담 우려까지 겹치면서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4%선에 바짝 다가섰다. 당장 9~10월 대규모 차환을 앞둔 기업들의 자금조달 부담이 한층 커질 것이란 우려가 쏟아진다.


美·日 금리 급등에 국고채 3년물 4%선 코앞…기업 조달비용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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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고채 3년물 3.9% 돌파…연초보다 99.5bp↑

3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전날 서울 채권시장에서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5.2bp(1bp=0.01%포인트) 오른 연 3.930%에 장을 마쳤다. '심리적 저항선'으로 평가되는 3.9%선을 재돌파하며 연중 최고치(7월24일, 3.959%)와의 격차도 2.9bp로 좁혔다. 연초 대비로는 무려 99.5bp 상승했다.

같은 날 10년물 금리 역시 4.7bp 높은 4.417%로 7월24일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5년물과 30년물은 각각 4.167%, 4.657%로 6.1bp, 3.0bp 올랐다.


이는 미국, 일본을 비롯한 글로벌 금리의 전방위적 상승세가 한국으로 전이되는 가운데,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확장재정에 따른 국채 공급 부담, 초장기물 수급 악화 등 국내 요인까지 겹치면서 금리 상방 압력이 커진 여파로 분석된다. 외국인 역시 3년 국채선물을 5거래일 연속 순매도하며 금리 상승 압력을 더했다.

박준우 하나증권 연구원은 "견조한 성장세와 목표를 지속적으로 상회하는 인플레이션 압력이 (주요국 금리 상승의) 본질"이라고 설명했다. 김지만 삼성증권 연구원은 미국, 일본 국채 금리 상승세를 언급하며 "한국 금리만 방향성이 달라질 여지는 많지 않다"고 짚었다.


간밤 글로벌 벤치마크인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장중 4.81%선을 돌파하며 2023년11월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국제유가가 소폭 하락하고 민간고용지표가 시장 예상을 밑돌았음에도 불구하고 중동발 인플레이션 우려, 연방준비제도(Fed)의 추가 긴축 가능성 등 최근 국채금리를 끌어올린 요인은 여전하다. 일본 10년물 금리 역시 3%대를 넘어섰다.1996년 이후 약 3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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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日 금리 급등에 국고채 3년물 4%선 코앞…기업 조달비용 '비상' 원본보기 아이콘

한국의 경우 앞서 2연속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한 한은이 연내 추가 인상에 나설 것이 확실시된다. 박 연구원은 "올해 11월, 내년 2월 추가 인상을 통해 최종 기준금리가 3.50%에 도달할 것"이라며 "국고채 3년, 10년물 금리는 각 4.0%, 4.4%를 상회해야 '어깨' 수준으로 볼 수 있다. 4분기 중 고점을 각 4.3%, 4.7%로 예상한다"고 분석했다.


여기에 최근 발표된 2027년 예산안을 통해 확인된 확장 재정, 그에 따른 국고채 공급 부담도 채권시장의 경계감을 높이는 요소다. 순증 발행 기준으로는 13조1000억원 감소하나, 총 발행액이 220조원대를 유지한다는 점에서 월별 입찰 등 규모는 올해와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총지출 증가율 12.8%의 확장재정은 성장과 물가를 통해 국고채 금리를 높이는 요인"이라며 "3~5년물 금리에 가장 직접적 상승 압력을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초장기물 수급 여건도 부담으로 꼽힌다. 이번 주 진행된 국고채 30년물 입찰에서는 발행 물량을 3000억원 줄였음에도 수요가 예상보다 부진했다. 보험사 등 장기투자기관의 수요가 약해진 가운데 신규 지표물 공급 부담과 외국인·투신 등의 수요 공백 등이 겹친 영향으로 풀이된다.


조달비용 높아지는데 차환까지…9~10월 만기 70% 집중

국고채 금리 상승 여파는 이미 기업들의 자금조달에 직격탄이 되고 있다. 전날 JB금융지주는 당초 1000억원 규모로 추진하려던 신종자본증권 수요예측을 시장 상황을 고려해 연기했다. 시장 안팎에서는 금리 상승으로 장기물 중심의 조달 부담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금융회사와 기업들의 차환 수요까지 맞물리면서 발행 여건이 악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쏟아진다.


특히 9~10월에는 회사채 만기가 집중돼 있어 기업들의 차환 부담이 커질 전망이다. 8월 중순 기준 남은 A+ 이하 선순위 무보증 회사채 만기 물량 가운데 약 70%가 9~10월에 몰려 있어 상대적으로 신용도가 낮은 기업을 중심으로 자금 조달 부담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올 들어 일반기업들은 회사채 발행을 줄이는 대신 단기조달을 늘리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하나증권에 따르면 올해 1~7월 금융사를 제외한 일반기업의 회사채 발행액은 34조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46조원보다 감소했다. 순상환 규모는 9조원에 달했고, 단기조달 잔액은 9조원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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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성종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가파르게 상승한 금리로 수요예측 참여 기업 수가 지난해 대비 감소했다"면서 "예금은행 기업대출 금리가 회사채 금리보다 낮은 상황"이라고 짚었다. 최 연구원은 "단기자금금리와 회사채 금리 차이가 100bp 이상까지 벌어져 단기자금 시장을 통한 자금조달이 비용 측면에서 절대적으로 유리하다"고도 덧붙였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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