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데이터처 8월 소비자물가동향
휴대전화료 기저효과 물가 끌어올려

8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1%로 두 달 만에 다시 3%대로 올라섰다. 중동전쟁 여파에 따른 석유류 가격 상승세가 둔화하고 농축수산물 가격도 하락했지만, 지난해 휴대전화 요금 감면에 따른 기저효과가 크게 작용했다. 특히 변동성이 큰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물가 상승률은 3.4%로 확대되며 3년3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2일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2026년 8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20.05로 전년 동월보다 3.1% 상승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중동전쟁 충격으로 4월 2.6%에서 5월 3.1%, 6월 3.2%까지 높아졌다가 7월 2.8%로 둔화한 뒤 한 달 만에 다시 3%대로 올라섰다.

극심한 폭염이 이어지며 시금치, 오이 등 일부 농산물 가격이 급등하고 있는 10일 서울 서초구 하나로마트 양재점을 찾은 고객들이 장을 보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시금치 소매가격은 100g 기준 1978원으로, 한달전(784원)보다 152.3% 올랐으며 오이는 10개당 소매가격 5369원에서 8313원으로 54.8% 상승 했다. 2026.8.10 강진형 기자

극심한 폭염이 이어지며 시금치, 오이 등 일부 농산물 가격이 급등하고 있는 10일 서울 서초구 하나로마트 양재점을 찾은 고객들이 장을 보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시금치 소매가격은 100g 기준 1978원으로, 한달전(784원)보다 152.3% 올랐으며 오이는 10개당 소매가격 5369원에서 8313원으로 54.8% 상승 했다. 2026.8.10 강진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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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전화료 기저효과가 물가 끌어올려

이번 물가 상승에는 통신요금의 기저효과가 가장 크게 작용했다. 통신 물가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16.6% 상승해 1985년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전체 물가 상승률에 대한 기여도는 0.63%포인트다. 특히 휴대전화료가 26.7% 올라 통신 물가 상승을 이끌었다. 지난해 8월 SK텔레콤의 개인정보 유출에 따른 보상으로 전체 가입자의 통신요금을 50% 감면하면서 통신료가 일시적으로 낮아진 탓이다. 올해 8월 당시 가격하락분이 기저효과로 사라지면서 전년 대비 높은 상승률이 반영됐다. 이두원 국가데이터처 경제동향심의관은 "휴대전화 요금 감면에 따른 기저효과는 0.58%포인트 정도로 이를 제거하면 이번 달 소비자물가는 2.5% 수준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통신요금의 영향은 근원물가에서 더 두드러졌다.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물가는 전년 동월보다 3.4% 올라 2023년 5월(3.8%) 이후 3년 3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한국식 근원물가 지표인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지수도 전년 동월 대비 3.1% 상승했다. 7월 2.5%보다 0.6%포인트 높아졌으며 2023년 12월(3.1%) 이후 2년8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근원물가란 계절적 요인이나 국제 유가 변동 등 외부 충격에 따라 가격이 급등락하는 품목을 제외하고 산출하는 '물가의 기초 체력'을 보여주는 지표다. 근원물가를 구성하는 외식, 개인서비스, 임대료, 가공식품 등은 한 번 오르면 잘 떨어지지 않는 '하향 경직성'을 가진다. 국가데이터처는 근원물가 상승에 대해 "휴대전화 요금 감면 기저 효과의 가중치가 전체 소비자물가지수보다 더 크게 작용하여 상승폭을 키웠다"고 했다.

다만 근원물가가 기저효과의 영향을 크게 받았더라도 체감물가 부담까지 낮아졌다고 보기는 어렵다. 실제 구입 빈도가 높고 지출 비중이 큰 품목으로 구성된 생활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3.2% 상승했다. 특히 식품을 제외한 생활물가는 4.8% 올라 전체 물가 상승률을 크게 웃돌았다. 먹거리 가격에서도 상방 압력이 이어졌다. 가공식품은 전월 대비 0.7% 상승했으며 빵(3.0%), 스낵과자(3.2%), 국수(12.1%), 시리얼(14.9%) 등 일상적으로 소비하는 품목의 가격이 한 달 새 큰 폭으로 올랐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1.5% 상승했다. 가공식품과 외식 등 생활과 밀접한 품목의 가격 오름세가 이어지면서 가계가 느끼는 물가 부담은 여전히 높은 상황이다.

8월 소비자물가 3.1%↑…근원물가 3년3개월 만에 최고(종합) 원본보기 아이콘
8월 소비자물가 3.1%↑…근원물가 3년3개월 만에 최고(종합) 원본보기 아이콘

농축수산물 2.6% 하락…채소는 한 달 새 12.4%↑

농축수산물 가격은 전년 동월 대비 2.6% 하락했다. 농산물이 6.7% 떨어진 영향이 컸다. 축산물과 수산물은 각각 1.5%, 3.8% 상승했다. 과실류는 출하량 증가와 할인 행사 등의 영향으로 가격 하락폭이 확대했다. 전년 동월 대비 사과는 8.9%, 배추는 26.2%, 토마토는 24.8% 각각 떨어졌다.


다만 채소류는 여름철 기상 여건과 출하량 감소 등의 영향으로 전월 대비 12.4% 상승했다. 배추가 37.0%, 시금치 68.2%, 부추 64.7%, 열무 52.4%, 오이 40.4%, 상추 28.4% 각각 올랐다. 신선식품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6.7% 하락했다. 신선채소가 9.8%, 신선과실이 10.0% 각각 하락했지만, 전월과 비교하면 신선식품지수는 3.0%, 신선채소는 12.5% 상승했다. 이 심의관은 "여름철 기온 상승에 따른 출하량 감소와 병충해 피해, 휴가철 수요 증가, 경영비 상승 등이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교통 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7.2% 상승했다. 다만 7월(7.7%)과 비교해 상승폭은 줄었다. 국제유가 상승 여파가 반영된 국제항공료 등이 높은 상승세를 보였지만 석유류 가격 오름폭이 둔화하면서 교통 물가 상승폭도 낮아졌다. 개인서비스는 3.5% 상승했다. 보험서비스료가 13.4%, 해외단체여행비 14.9%, 공동주택관리비 3.3%, 자동차수리비 6.3% 각각 올랐다. 외식 물가는 2.7%, 외식 제외 서비스는 4.0%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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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석유 최고가격 운영 등 석유류 가격안정과 함께 농축수산물 할인지원, 성수품 공급 확대 등 명절 장바구니 물가 안정을 위한 추석 민생안정대책을 차질없이 시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세종=이동우 기자 dwlee@asiae.co.kr
세종=임온유 기자 io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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