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서 유조선 2척 피격…해수부 "한국 국적선 아냐"(종합)
미국과 이란의 무력 충돌이 다시 격화되는 가운데 호르무즈 해협을 빠져나가던 선박 2척이 공격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미군도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목표물에 대한 공습에 나서면서 원유 수급 차질 우려가 다시 커지고 있다. 당초 일부 외신은 피격 선박 가운데 한 척을 한국 선박으로 보도했으나 해양수산부는 한국 국적선이 아니라고 밝혔다.
1일(현지시간) 해양안보 컨설팅업체 마리스크스(Marisks)는 '시드르'호와 '세네갈 프로스퍼리티'호가 지난달 31일 밤 오만 카사브 인근 해역에서 미상의 발사체에 피격됐다고 밝혔다. 영국 해군 산하 영국해사무역기구(UKMTO) 역시 같은 날 같은 해역에서 사건이 발생했다고 전했다. 다만 사상자나 환경 피해는 보고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안전 인증기관인 뷰로베리타스(Bureau Veritas)를 인용해 라이베리아 선적의 세네갈 프로스퍼리티호를 한국 장금마리타임(Sinokor Maritime)의 한 계열사가 관리하고 있다고 전했다. 장금마리타임은 장금상선의 유조선 사업 계열사다. 사우디아라비아 선적의 시드르호는 사우디 해운사 바흐리(Bahri)가 소유·운항하고 있다.
다만 해수부는 해당 선박이 한국 국적의 선박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해수부는 "피격당한 배는 한국 국적이 아닌 라이베리아 국적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장금상선이 해당 선박을 빌려(용선) 이를 다시 재용선한 선박"이라고 말했다. 이어 "해당 선박은 국내 해운업 등록 이력이 없고, 한국 선원이 탑승하지도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번 공격이 정확히 이란 측의 소행이었는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미 중부사령부(CENTCOM)는 같은 날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미군이 이날 정오부터 이란 내 IRGC 목표물에 대한 공격에 나섰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타격은 최근 IRGC가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상선과 역내 배치된 미군을 공격하려 한 데 대한 대응"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미국과 이란의 무력 충돌이 다시 거세지면서 이 지역을 통과하는 선박 수도 크게 줄었다. 해운정보업체 케플러(Kpler)의 잠정 집계에 따르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 원자재 운반선은 지난달 31일 9척에 그쳤다. 이는 미국과 이란이 예비 평화협정에 합의한 직후인 지난 6월 말 하루 평균 31척, 전쟁 발발 전 10일간 하루 평균 99척이 통과했던 것과 비교하면 크게 줄어든 수준이라고 WSJ는 전했다.
마리스크스는 호르무즈 해협에서 상선이 직면한 위협 수준이 높으며 갈수록 예측하기 어려워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미국의 공격 규모와 이란의 잠재적 대응이 보다 명확해질 때까지 필수적이지 않은 해협 통과를 미룰 것을 선박들에 권고하고 있다.
마리스크스의 창립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디미트리스 마니아티스는 뉴욕타임스(NYT)에 이란이 페르시아만에서 선박을 무작위로 공격하는 것이 아니라 미국 및 미국의 동맹국들과의 연관성을 기준으로 공격 대상을 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 23일 이란 당국은 호르무즈 해협 통항 규정을 위반했다며 유조선 45척을 블랙리스트에 올렸다. 이 가운데 장금상선 계열과 연관된 선박 5척도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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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니아티스 CEO는 "모두가 상황이 악화되고 더 나빠지고 있다고 말한다"며 "하지만 더 나빠지고 있는 것이 아니라 같은 일이 반복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란이 최근 걸프 지역 이웃 국가들에 대한 공격은 줄인 대신 선박들을 공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세종=주상돈 기자 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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