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천명 휩쓸렸다" 썼다가 처벌…中, 대홍수 '입막음' 논란
中 "16명 사망·546명 실종" 발표
국제티베트운동 "실제 피해 훨씬 많아" 주장
재난 관련 게시물 작성자 처벌도
네팔·중국 국경지대를 덮친 대홍수와 관련 중국 당국이 시짱(티베트)자치구의 실제 피해 규모를 축소하고 관련 정보 확산을 통제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1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국제티베트운동(ICT)은 현지 소식통을 토대로 티베트 지역의 실제 인명·재산 피해가 중국 당국이 발표한 규모보다 훨씬 큰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중국 당국은 이번 재해로 현재까지 16명이 숨지고 546명이 실종됐다고 발표했다. 실종자 가운데 261명은 외국인이다. 그러나 ICT는 소식통을 통해 실제 사상자 규모가 이보다 크고, 최소 300채의 주택이 파괴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텐초 갸초 ICT 회장은 가디언에 "네팔에서 드러난 피해 상황은 티베트에서 무엇이 감춰지고 있는지를 보여준다"며 "살레, 세르충, 라비, 리지 등 4개 마을이 특히 큰 피해를 입었고 약 300채의 주택이 파괴된 것으로 전해졌다. 아직도 많은 사람이 실종 상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지에서 제한적으로 입수되는 정보만 보더라도 실제 피해자 수가 중국 당국이 발표한 수치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지난달 26일 빙하 붕괴로 네팔과 티베트 접경 지역에서 대규모 홍수가 발생했다. 네팔에서는 사망자가 1000명을 넘어섰고 4000명 이상이 실종됐다. 산악 트레킹과 순례지로 유명한 피해 지역에서는 인도와 미국, 영국, 호주, 캐나다 등 외국인 관광객 다수의 생사도 확인되지 않고 있다.
인권단체들은 국경을 사이에 둔 네팔과 중국에서 공개되는 재난 정보의 양이 뚜렷한 차이를 보인다고 지적했다. 중국 내 보도는 대부분 관영매체 발표에 집중돼 있으며 실제 피해 규모나 복구 상황을 전하는 비공식 정보는 거의 나오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티베트에서는 외국 언론인의 취재가 엄격하게 제한돼 있어 피해 규모를 독립적으로 확인하기도 어렵다. 현지 주민이 해외 언론이나 인권단체 등에 정보를 전달할 경우 처벌받을 가능성도 있다.
갸초 회장은 "공식적으로 공개되는 제한적인 장면만으로는 피해를 본 모든 지역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ICT는 여러 소식통을 인용해 생존자들이 홍수 피해가 집중된 국경검문소에서 약 30㎞ 떨어진 지룽으로 이동됐다고 전했다. 이들은 당국의 엄격한 관리 아래 있으며 외부와 자유롭게 연락하는 것도 제한된 것으로 알려졌다.
홍수와 관련해 이른바 '허위 재난 정보'를 공유했다는 이유로 처벌받는 사례도 있다. 중국 관영 티베트일보가 지난달 27일 공개한 내용에 따르면 티베트인 2명은 국경 인근에서 1000명이 넘는 사람이 홍수에 휩쓸렸다는 내용의 '유언비어'를 온라인에 올린 혐의로 조사를 받았다.
티베트 공안 당국은 지난달 30일에도 재난과 관련한 오해를 부르는 정보를 퍼뜨리거나 '온라인 질서를 교란했다'며 게시자들을 처벌했다고 밝혔다. 한 작성자는 중국 당국이 발표한 사망자 수에 의문을 제기하며 "분명 수천명이 휩쓸렸는데도 당국은 사망자 3명, 실종자 265명이라고 발표했다"는 내용의 게시물을 올린 것으로 전해졌다.
네팔 대규모 홍수로 연락이 두절된 한국인 9명을 수색하기 위해 파견된 정부 합동 신속대응팀 대원들이 현장 접근을 시도한 1일(현지시간) 네팔 라수와 지역 위어댐 주변이 토사에 뒤덮여 황폐한 모습이다. 연합뉴스
원본보기 아이콘갸초 회장은 "중국 정부는 마치 재해가 네팔에서만 발생하고 국경 너머에는 아무 일도 없는 것처럼 묘사하고 있다"며 "중국은 어떤 위기가 발생하더라도 위기는 없으며 당이 모든 것을 통제하고 있다는 식으로 대응한다"고 주장했다.
마야 왕 휴먼라이츠워치(HRW) 관계자는 중국 정부가 통상 정보를 통제하고 효율적인 정부로 보이도록 하는 데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생태·지질학적으로 취약한 계곡 지역에서 진행된 개발이 이번 재난과 관련이 있는지를 두고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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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중국 정부는 피해 정보 공개가 투명하고 신속하게 이뤄지고 있다고 반박했다. 궈자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달 31일 중국이 재난 영상을 검열하고 실종자 수를 축소했다는 주장에 대해 "재난을 이용한 악의적인 비방과 과장된 보도는 국민 정서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중국이 수력발전 시설 건설과 관련한 과학자들의 경고를 무시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근거 없는 악의적 추측에 단호히 반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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