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펩타이드 인수에 2.7조 쏟는 삼성바이오, 득실은?
기존 고객 교차 수주 효과 기대
폴리펩타이드 기존 고객망 탄탄
추가 시설투자 부담도 내포
삼성바이오로직스가 폴리펩타이드그룹 인수를 위해 2조7000억원 규모의 자금을 유상증자로 조달하기로 하면서 이번 투자의 경제성에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인수 이후에도 상당한 자금이 필요하다는 점은 부담이지만,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기존 고객망과 폴리펩타이드그룹의 생산 역량을 결합할 경우 추가 수주를 끌어낼 수 있다는 점에서 전략적 베팅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공식적으로 수주·공급 계약 사실을 밝힌 고객사 가운데 일라이릴리·화이자·로슈·MSD(머크) 등이 이번 폴리펩타이드그룹 인수를 통해 시너지 효과를 낼 가능성이 높은 고객군으로 분류된다. 이들 기업이 펩타이드 및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GLP)-1 기반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기존 글로벌 제약사 고객을 대상으로 펩타이드 위탁개발생산(CDMO)까지 수주 영역을 넓힐 경우, 교차 수주도 노릴 수 있어서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현재 GLP-1 기반 비만치료제가 펩타이드 시장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고 매년 성장 중"이라며 "게다가 많은 기업이 계속해서 비만약 시장에 뛰어들고 있어 향후 성장 가능성도 높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인수 즉시 '일감'도 품어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이번 유증과 인수의 핵심 배경으로 내세운 것도 '포트폴리오 확장'이다. 기존 항체의약품과 ADC(항체약물접합체), mRNA(메신저리보핵산) 중심이던 생산 영역을 펩타이드로 넓혀 잠재 고객군을 확대한다는 목표다. 이번 인수로 확보하는 폴리펩타이드그룹의 스웨덴·벨기에·프랑스·미국·인도 등 6개 생산거점과 펩타이드 개발·생산 경험을 적극 활용한다는 구상이다.
폴리펩타이드그룹이 이미 확보해 둔 고객과 일감은 안정적인 편이다. 지난해 말 기준 폴리펩타이드그룹이 밝힌 제약·바이오 고객사는 약 250곳으로, 진행 중인 개발 프로젝트는 196개, 상업화 프로젝트는 68개에 달한다. 개발 단계에서 생산을 맡은 의약품이 향후 품목허가를 받을 경우 상업 생산 수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미래 매출 기반도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지난 6월 말, 폴리펩타이드그룹의 계약부채는 약 2억1530만유로(한화 약 3430억원)로 집계됐다. 계약부채는 고객에게 대금을 우선 받았으나 아직 제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아 매출로 인식되지 않은 금액이다. 폴리펩타이드그룹이 고객사로부터 상당한 규모의 선수금을 확보하고 있다는 뜻으로, 향후 매출로 인식될 물량이 상당 부분 확보됐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추가 시설 투자는 부담
반면 인수 이후에도 상당한 자금이 필요하다는 점은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폴리펩타이드그룹의 지난해 시설투자(CAPEX)는 약 1억1000만유로로 연간 매출의 약 28%를 차지했다. 최근 생산능력 확대를 위해 대규모 자금을 투입한 데 따른 결과다. 인수대금을 지급한 뒤에도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늘어나는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추가 시설투자를 이어가야 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수익성 역시 추가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다. 폴리펩타이드그룹은 지난해 869만유로의 영업이익을 냈지만, 금융비용 등을 반영한 최종 순손실은 2117만유로를 기록했다. 다만, 올해 상반기에는 영업이익 2198만유로, 순이익 908만유로를 기록해 흑자 전환하는 등 수익성이 개선되는 추세다.
결국 이번 인수의 경제성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기존 고객망을 활용한 추가 수주가 얼마나 현실로 이어질지, 폴리펩타이드그룹이 보유한 기존 고객과 프로젝트가 실제 매출과 이익으로 얼마나 연결되는지에 달렸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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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업계 관계자는 "꾸준히 성장하고 있는 펩타이드 시장을 선점한다는 면에서 전략적 가치는 분명하다"면서도 "추가 시설투자 부담이 큰 만큼 기대했던 수주 시너지를 만들어내지 못할 경우 주주가치를 희석해 조달한 2조7000억원의 투자 효율성을 두고 논란이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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