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성 평가 때 건전성·충당금 규제 강화 늦춰
저축은행·여전사 PF 위험가중치 도입도 2년 유예 무게
PF 자금 공급 숨통 틔워 주택 공급 촉진

금융당국이 시행사의 자기자본이 적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장에 대한 건전성 평가를 강화하고 충당금 부담을 높이는 방안을 2년 늦추기로 했다. 저축은행과 여신전문금융회사(여전사)에 새로 도입하려던 PF 대출 위험가중치도 2년 유예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부실 PF 정리는 지속하되 정상 또는 정상화 가능성이 있는 사업장에는 자금 공급을 원활히 해 서울·수도권 주택 공급을 활성화하겠다는 방침으로 '공급 속도전'에 초점을 맞춘 8·13 부동산 대책을 뒷받침하기 위한 후속 조치다.


PF 사업성 평가·충당금 규제 강화 2년 유예


[단독]PF '부실 딱지'·2금융 돈줄 죄기 2년 늦춘다…금융규제 줄유예로 '주택 공급' 속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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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PF 사업성 평가에 시행사의 자기자본비율을 반영해 사업장 평가 등급과 충당금 적립 수준을 차등화하는 제도의 시행 시점을 기존 2027년에서 2029년으로 2년 늦추기로 했다.

당초 금융당국은 시행사가 사업에 '자기 돈'을 얼마나 투입했는지를 PF 사업장의 건전성을 판단하는 주요 기준으로 추가할 계획이었다. 국내 시행사의 평균 자기자본비율이 약 3%에 불과한 만큼 적은 자본으로 사업을 벌이고 대부분의 사업비를 차입에 의존하는 구조를 개선하겠다는 취지였다.


기존 계획대로라면 내년부터 자기자본비율이 5% 미만이면 '보통', 3% 미만이면 '유의', 2% 미만이면 '부실우려' 등급을 판단하는 기준에 반영될 예정이었다. 이후 기준을 단계적으로 높여 2030년에는 20% 미만을 '보통', 10% 미만을 '유의', 2% 미만을 '부실우려' 등급 기준으로 적용할 방침이었는데, 이번 유예 조치로 일정은 2년씩 뒤로 밀리게 됐다.

금융당국이 속도 조절에 나선 것은 사업성 평가 결과가 PF 사업장의 자금줄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사업장 평가 등급이 낮아지면 금융회사는 충당금을 더 많이 쌓아야 하고, 시행사는 신규 금융 지원을 받거나 기존 대출 만기를 연장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 앞서 금융당국이 주거 사업장 PF 대출에 요구하는 시행사 자기자본비율을 2027년 5%에서 2030년 20%까지 높이려던 계획을 2년 유예하기로 한 만큼, 이와 연계된 사업성 평가와 충당금 규제 강화 시점도 함께 늦춰 제도 간 엇박자를 피하기로 했다.


저축은행·여전사, PF 대출 위험가중치 도입도 연기 무게…브릿지론 규제 손질

금융당국은 저축은행과 여전사 PF 대출에 새로 도입하려던 위험가중치 역시 2027년이 아닌 2029년부터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위험가중치는 금융회사가 대출 자산에 매기는 일종의 '위험 점수'다. 이 수치가 높을수록 같은 금액을 빌려주더라도 금융회사가 더 많은 자본을 쌓아야 해 대출 여력이 줄어든다.


현재 은행의 PF 대출에는 150%의 위험가중치가 적용된다. 금융당국은 자기자본비율과 분양률 등에 따라 이를 100~150%로 세분화하는 동시에 저축은행과 여전사에도 같은 규제를 새로 도입할 계획이었다. 은행에는 우량 PF 대출에 대한 자본 부담을 낮춰주는 인센티브가 생기는 반면 저축은행과 여전사에는 기존에 없던 자본 규제가 추가되는 셈이어서 해당 업권의 우려가 큰 상황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위험가중치와 관련해 업권별로 유불리가 달라 일괄 2년 순연뿐 아니라 다양한 방안을 살펴보고 있다"고 밝혔다.


금융권의 PF 대출 잔액은 지난 3월 기준 115조5000억원으로, 이 가운데 저축은행은 6조9000억원, 여전사는 20조2000억원이다. 두 업권을 합치면 27조1000억원으로 전체 PF 대출의 약 23.5%다. 위험가중치 도입을 늦추면 이들 업권의 추가 자본 부담이 줄어 PF 사업장에 공급할 수 있는 자금 여력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본PF 전 단계의 단기 대출인 브릿지론의 만기 연장 문턱을 낮추는 방안도 논의 중이다. 현재 정상 브릿지론도 2회 이상 만기를 연장하려면 외부 전문기관의 PF 사업성 평가를 거치고 대주단 4분의 3 이상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업계는 정상 사업장까지 대출 연장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며 요건 완화를 건의했고 금융당국도 이를 검토하고 있다.


금융당국이 이처럼 PF 규제 강화의 속도를 늦추는 배경에는 주택 공급 확대 필요성이 있다. 부실 PF 정리와 시행사의 저자본·고차입 구조 개선이라는 중장기 정책 방향은 유지하되, 정상 또는 정상화 가능 사업장까지 자금 조달이 막혀 주택 착공과 공급이 지연되는 상황은 막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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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PF '부실 딱지'·2금융 돈줄 죄기 2년 늦춘다…금융규제 줄유예로 '주택 공급' 속도전 원본보기 아이콘

이찬진 금융감독원장도 전날 임원회의에서 주택의 조기 대량 공급을 위한 금융 지원에 모든 역량을 집중할 것을 주문했다. 금감원은 2027년까지 주택 공급이 예정된 수도권 주요 PF 사업장 325곳을 특별 관리하기로 했다. 사업장별 담당자를 지정해 사업 진행과 자금 조달 여건을 밀착 점검한다. 아울러 전날부터 'PF 금융애로 해소센터'를 가동해 업계 의견을 듣고, 필요한 제도 개선을 추진할 방침이다.


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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