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김용범 사퇴, 정책집행에 원활한 동력 제공하려는 것"(종합)
李 정부 초대 정책실장 전격 퇴진
중폭 개각 이틀 만에 靑 핵심참모 교체
ETF 논란, 부동산 불안에 책임론 확산
야당·범여권서 '김용범 사퇴론' 불거져
이재명 대통령의 중폭 개각 이틀 만에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이 사퇴했다. 김 실장으로서는 임명 453일 만이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와 부동산 정책으로 불거진 '김용범 책임론'이 국정 동력 약화로 이어질 조짐이 보이자 정책 사령탑이 물러난 것 아니냐는 해석이 제기된다. 세제개편안 등 정부 기조에도 일부 변화가 감지된다.
강유정 청와대 수석대변인은 1일 오전 춘추관에서 예고에 없던 브리핑을 열고 "김 실장은 8월 31일 사의를 표명했다"며 "이 대통령은 오늘 9월 1일 사표를 수리했다"고 밝혔다. 김 실장은 이날 오전 청와대 내부 회의에서 고별인사를 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김 실장은 이날 생중계로 진행된 국무회의에는 나타나지 않았다.
김용범 정책실장이 사퇴했다. 강유정 청와대 수석대변인은 1일 브리핑을 통해 "김 실장이 전날 사의를 표명했고, 이 대통령은 이날 사표를 수리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8월 25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는 김용범 정책실장 모습. 2026.9.1 연합뉴스
청와대 안팎에서는 김 실장을 향한 책임론이 사퇴로 이어졌을 거란 말이 나온다. 한 여권 관계자는 "김 실장도 자신을 향한 경질 요구에 부담을 느낀 것 아니겠느냐"고 했다. 다만 청와대 관계자는 "청와대 참모는 평균 재임 기간이 1년 2개월에서 6개월"이라며 "정책 집행에 있어 원활한 동력을 제공하기 위해 참모진이 바뀌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실장이 사실상 경질됐다는 일각의 시선을 일축한 셈이다.
김 실장의 사퇴는 전격적으로 이뤄진 모양새다. 최근까지 청와대는 김 실장을 교체하지 않겠다는 입장이었고, 이틀 전 개각 때도 김 실장은 자리를 지켰다. 김 실장을 교체할 경우 야당의 정책 실패를 인정하는 모습으로 비칠 수 있어서다. 하지만 개각 이후에도 지지율이 30%대로 떨어지며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국정 동력이 회복될 조짐을 보이지 않자, 결국 정책 사령탑인 김 실장이 책임을 지고 물러났다는 분석이다.
야당에서는 레버리지 ETF로 인한 금융시장 혼란과 부동산 시장 불안을 이유로 김 실장의 경질을 요구해왔다.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김 실장이 사의를 밝히기 하루 전 주식·부동산·물가 불안을 거론하며 김 실장을 경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당대표 역시 지난달 31일 김 실장의 유임을 비판하며 "국민의 뜻에 맞는 인물로 전면 교체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최근에는 범여권에서도 김 실장을 향한 사퇴 목소리가 있었다. 조국 조국혁신당 혁신정책연구원장은 지난달 5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레버리지 ETF가 "명백한 정책 실패"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조 원장은 "작금의 사태는 청와대 정책실, 국무조정실,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등 김 실장을 필두로 한 정부의 정책 핵심들이 만들어낸 관치 금융의 실패"라며 김 실장이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레버리지 ETF의 경우 청와대 정책실이 어느 수준까지 개입했는지를 놓고 공방이 벌어졌다. 김 실장이 상품 도입 검토를 금융당국에 사실상 지시했다는 의혹이 일면서, 직권남용 혐의로 고발당하는 일도 벌어졌다. 혐의가 확인되지 않았지만 야권은 이를 정책실의 과도한 시장 개입 사례로 규정하며 김 실장의 책임을 거론해왔다.
청와대는 김 실장의 후임자에 대해 원론적인 입장을 전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번 인적 개편 기준이 정책 활성화 및 가속화를 위한 조치인 만큼 국정 수행에 차질이 없도록 후속 인사를 추진할 계획"이라며 "대통령비서실장을 비롯해 각 수석이 맡은 역할을 충실히 수행 중에 있음으로 차후 인선까지 빈 구멍이 없이 업무가 수행될 것으로 예측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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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김 실장의 사퇴와 함께 부동산 정책 등 정부 기조가 바뀔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정부는 비거주 1주택자의 종합부동산세 기본공제를 12억원에서 9억원으로 낮추려던 세제개편안을 철회했다. 재정경제부는 이날 국무회의에 정부안(9억원으로 축소)을 그대로 상정할 예정이었지만 입장을 바꿔 수정안을 심의·의결한 것으로 전해진다.
임철영 기자 cyl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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