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빅테크(대형 정보기술 기업)들이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를 위한 자금 확보에 나서면서 한국 게임 시장에 대한 투자와 퍼블리싱 사업을 재편하고 있다. 저마진 사업이나 단순 지분 투자는 정리하고 독점적 지식재산권(IP)을 가진 파트너십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1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중국 텐센트는 계열사 한 리버 인베스트먼트(Han River Investmen)가 보유한 국내 게임사 넷마블의 지분 18,1% 가운데 13.4%를 매각하기로 했다. 이달 21일 시간 외 매매로 보통주 1115만3240주를 처분한다. 방준혁 코웨이·넷마블 이사회 의장이 약 3740억원에 해당 지분을 인수한다. 텐센트는 잔여 지분이 약 4% 수준으로 줄어 2대 주주 자리에서도 내려온다.
텐센트의 자산 효율화 움직임은 일본과 프랑스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텐센트는 지난 6월 '목장이야기', '룬 팩토리' 등의 IP를 가진 일본 상장 게임사 '마벨러스'의 지분 약 20%를 매각하고, 보유 지분을 1% 미만으로 줄였다. 이 외에도 일본 내 여러 게임사의 소수 지분을 되팔고자 협상 중이다. 또 '라이프 이즈 스트레인지' 시리즈로 유명한 프랑스 게임 개발사 '돈노드'에 자금 지원을 중단하고 지분 정리까지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텐센트가 글로벌 포트폴리오를 재편하는 중에도 크래프톤(14.01%), 시프트업(34.66%)의 지분은 유지했다. 각각 '배틀그라운드 모바일'과 '승리의 여신: 니케'라는 대표 IP를 텐센트를 통해 중국 등 글로벌 시장에 유통하면서 수익을 나눠 갖는 구조로, 이들 IP는 장기 흥행해 텐센트가 파트너십을 이어갈 명분이 된다.
북미·유럽 시장 퍼블리싱의 강자로 꼽히던 아마존게임즈도 국내 게임사들과 결별 수순을 밟고 있다. 게임 퍼블리싱은 아마존의 주력 사업인 클라우드·AI와 비교해 수익성이 낮고, 아마존이 자체 개발한 트리플A급 게임도 성적이 부진한 탓이다. 그 결과 엔씨는 아마존게임즈와의 퍼블리싱 계약을 앞당겨 종료하고, 내년 2월부터 '스톤 앤 리버티'(TL)의 서구권 운영을 직접 맡는다. 스마일게이트도 아마존게임즈를 통했던 '로스크아크' 글로벌 서비스를 내년 초부터 직접 한다.
텐센트와 아마존게임즈가 게임 사업을 축소하는 배경에는 AI 인프라 투자 경쟁이 있다. 모건스탠리는 최근 보고서에서 텐센트가 자체 AI 모델과 인프라 고도화를 위해 올해 약 41조원, 내년까지 무려 82조원을 쏟아부을 것으로 추산했다. 아마존도 지난 7월 실적 발표를 통해 올해 설비투자(CAPEX) 전망치를 기존 2000억달러에서 2200억달러로 높여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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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테크 자금이 AI로 쏠리면서 국내 게임사들도 글로벌 퍼블리싱 분야 홀로서기와 IP 경쟁력 강화 등의 숙제를 안게 됐다. 한 게임사 관계자는 "AI 패권 경쟁에 게임 사업이 우선순위에서 밀리고 단순 재무적 투자는 정리되는 양상"이라며 "국내 게임사들에는 해외 유저 데이터를 직접 확보하고 글로벌 운영 노하우를 내재화하는 체질 개선의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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