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정친목회 평의원 기록 확인 뒤 자필 사과
광고 비공개·인터뷰 취소 이어 차기작까지 하차

배우 하영이 증조부 안상호의 일제강점기 행적을 둘러싼 논란 끝에 넷플릭스 인기 시리즈 '중증외상센터' 후속편에서 하차한 가운데, 일본 넷플릭스가 최근 하영만을 집중 조명한 특별 영상을 공개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앞서 넷플릭스 재팬은 지난달 28일 공식 유튜브 채널에 '하영이 연기하는, 자기답게 살아가는 강인하고 유연한 캐릭터들'이라는 제목의 약 4분 분량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에는 넷플릭스 시리즈 '이런 엿같은 사랑'을 비롯해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월간남친', '참교육' 등 하영이 출연한 작품 속 주요 장면이 담겼다. 섬네일에도 네 작품 속 하영의 얼굴이 나란히 배치됐다.

앞서 넷플릭스 재팬은 지난달 28일 공식 유튜브 채널에 '하영이 연기하는, 자기답게 살아가는 강인하고 유연한 캐릭터들'이라는 제목의 약 4분 분량 영상을 공개했다.  유튜브 채널 '넷플릭스 재팬'

앞서 넷플릭스 재팬은 지난달 28일 공식 유튜브 채널에 '하영이 연기하는, 자기답게 살아가는 강인하고 유연한 캐릭터들'이라는 제목의 약 4분 분량 영상을 공개했다. 유튜브 채널 '넷플릭스 재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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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재팬 측은 하영이 연기한 주체적인 여성 캐릭터를 강조하며 그가 자신만의 인생을 살아가는 인물들의 강인함과 유연함을 표현해 시청자를 매료시킨다는 취지로 소개했다. 국내에서 하영을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일본 공식 채널이 배우 개인을 전면에 내세운 영상물을 공개했다는 점에서 온라인을 중심으로 여러 반응이 나오고 있다. 특히 해당 영상이 공개된 시점은 하영이 증조부의 일제강점기 행적으로 거센 후폭풍을 겪던 때와 맞물린다.

논란은 하영이 지난달 7일 KBS 2TV 예능프로그램 '옥탑방의 문제아들'에 출연해 자신을 '4대째 의사 집안'이라고 소개하면서 시작됐다. 당시 하영은 증조부가 일본에서 서양의학을 공부해 국내에서 활동한 의사였다고 가족사를 소개했다. 방송 이후 하영의 증조부가 일제강점기 의사 안상호라는 사실이 알려졌고, 그의 과거 활동을 둘러싼 문제 제기가 이어졌다.


하영 소속사 비스터스엔터테인먼트는 처음에는 관련 의혹을 "사실무근"이라고 부인했으나 하루 만에 입장을 정정했다. 추가 확인 결과 안상호가 1916년 대정친목회 평의원 명단에 이름을 올린 기록이 실제 존재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충분한 검증 없이 성급하게 답변했다"고 사과했다.

지난 8월초 서울 마포구 호텔 나루 서울 엠갤러리에서 열린 넷플릭스 새 시리즈 '이런 엿같은 사랑' 제작발표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넷플릭스 연합뉴스

지난 8월초 서울 마포구 호텔 나루 서울 엠갤러리에서 열린 넷플릭스 새 시리즈 '이런 엿같은 사랑' 제작발표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넷플릭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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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정친목회는 일제강점기 조선인과 일본인의 이른바 '내선융화' 등을 내세웠던 단체다. 조선총독부 경무국 역시 이후 이 단체를 총독정치를 인정하고 내선 민족의 융화를 목적으로 한 단체로 평가한 기록이 있다. 안상호가 1909년 독립운동가 이재명 의사의 공격으로 중상을 입은 이완용을 치료한 의료진 가운데 한 명이었다는 기록까지 알려지면서 논란은 더욱 커졌다. 다만 의료진으로 참여했다는 사실 자체만으로 정치적 행적을 규정하기는 어렵고, 안상호의 이름은 민족문제연구소가 발간한 '친일인명사전'에는 등재돼 있지 않다.

논란이 확산하자 하영도 직접 고개를 숙였다. 하영은 지난달 12일 자신의 SNS에 자필 사과문을 올리고 가족에게 전해 들은 이야기만으로 증조부의 삶을 단편적으로 알고 있었다면서, 관련 자료를 직접 살펴보는 과정에서 증조부의 '친일적 행적'을 알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이를 제대로 알지 못한 채 가족사를 자랑처럼 언급한 것을 반성한다며 과오를 무겁게 받아들이고 후손으로서 사죄한다는 뜻을 밝혔다. 앞으로 우리 역사를 더욱 깊이 공부하고 행동으로 실천하겠다는 입장도 내놨다.

논란은 하영이 지난달 7일 KBS 2TV 예능프로그램 '옥탑방의 문제아들'에 출연해 자신을 '4대째 의사 집안'이라고 소개하면서 시작됐다. KBS

논란은 하영이 지난달 7일 KBS 2TV 예능프로그램 '옥탑방의 문제아들'에 출연해 자신을 '4대째 의사 집안'이라고 소개하면서 시작됐다.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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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사과 이후에도 후폭풍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하영과 정해인이 주연을 맡은 넷플릭스 '이런 엿같은 사랑'의 홍보 인터뷰가 취소됐으며, 하영이 모델로 출연했던 삼성전자와 의류 브랜드 아티드의 일부 광고 영상도 비공개로 전환됐다. '옥탑방의 문제아들' 역시 하영이 출연해 가족사를 언급한 회차의 다시 보기와 관련 유튜브 영상을 비공개 처리했다.


결국 차기작에도 불똥이 튀었다. 넷플릭스 측도 1일 하영이 '중증외상센터' 후속편에 출연하지 않는다고 공식 확인했다. 넷플릭스 측은 "배우의 입장을 존중해 '중증외상센터' 후속편에 하영 배우는 출연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하영 측이 먼저 제작진에게 하차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다른 차기작인 SBS 드라마 '승산 있습니다'의 향방에도 관심이 쏠린다. 이 작품은 하영이 주연을 맡아 대부분의 촬영을 마친 상태로 알려졌으며 내년 공개를 준비하고 있다. 이미 상당 부분 촬영이 진행됐다는 점에서 '중증외상센터'처럼 배우를 교체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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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가운데 넷플릭스 재팬이 하영을 전면에 내세운 특별 영상을 공개하면서 국내외에서 하영을 대하는 온도 차 역시 새롭게 주목받는 모습이다. 다만 영상이 사전에 기획·제작됐을 가능성이 있는 만큼 공개 시점을 이번 논란과 직접 연결하는 것은 섣부르다는 시각도 있다. 현재까지 넷플릭스 재팬 측이 해당 영상의 기획 배경이나 공개 시점과 하영의 논란 사이 연관성을 별도로 밝힌 바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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