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부, 2027년 예산안 13.3조 '역대 최대'
석유 비축 200만배럴 확대
제조AI전환 예산 3.7조로 128%↑

정부가 내년 2조6000억원 규모의 반도체특별회계와 1조4000억원 규모의 자원안보기금을 신설한다. 반도체 산업과 자원안보 분야에 안정적으로 재정을 투입할 수 있는 별도의 재정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불안과 자원 무기화 등에 대응해 석유 비축을 대폭 확대하는 한편 석유 최고가격제 시행에 따른 정유사 손실 보전에도 1조4000억원이 넘는 예산을 투입한다.


1일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정부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7년도 산업부 예산안을 이날 국무회의에서 의결했다. 산업부 예산안은 13조2573억원으로 올해 본예산 9조4342억원보다 3조8231억원(40.5%) 증가했다. 산업부 출범 이후 역대 최대 규모이자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미래대응기금에 편성된 산업부 소관 사업 9118억원까지 포함하면 실질적인 예산 규모는 14조1691억원으로 올해보다 50.2% 늘어난다.

[2027 예산안]반도체·자원안보 '돈줄' 새로 만든다…석유 최고가격제엔 1.4조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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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도 예산에서 눈에 띄는 부분은 반도체와 자원안보 분야에 별도의 재정 틀을 마련했다는 점이다. 정부는 K-반도체 육성을 위한 통합 지원체계로 2조6000억원 규모의 반도체특별회계를 신설한다. 이 가운데 산업부 소관은 2조1000억원이다. 석유와 핵심광물 등 주요 자원의 공급망 위기에 장기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자원안보기금도 1조4000억원 규모로 새롭게 조성한다.


반도체특별회계를 통해서는 차세대 시스템반도체와 국방 반도체 등 성장 가능성이 높은 분야의 핵심기술 개발과 반도체 생산기지 구축을 지원한다. 특히 광주·전남 행정통합에 따른 특별 인센티브의 일환으로 서남권 반도체클러스터 조성에 1조5000억원 규모의 재정을 신규 투입한다. 반도체첨단산업 기술개발 예산도 올해 472억원에서 내년 541억원으로 늘린다.

용인·평택 반도체 생산시설의 조기 가동을 위한 기반시설 투자도 이어진다. 반도체 특화단지 기반시설 구축에 250억원, 용인·평택 반도체클러스터 전력공급 지원에 562억원을 편성했다. 정부는 반도체특별회계를 통해 기존 개별 사업을 안정적으로 지원하고 반도체 산업에 대한 통합적인 재정지원 체계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아시아경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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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승철 산업부 기획조정실장은 "행정통합에 따라 4년간 20조원을 지원하는 인센티브가 마련됐고, 이 가운데 6조원을 지원사업으로 투입하게 된다"며 "매년 1조5000억원씩 4년간 지원하며 이 사업은 반도체특별회계를 통해 추진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어떤 사업으로 구성할지는 통합 지방자치단체가 자율적으로 결정하고 운용하는 메커니즘"이라며 "반도체 클러스터라는 본연의 목적과 용도에 맞게 사업이 편성되고 집행되는 것이 전제"라고 설명했다.


자원안보 분야에서는 중동 정세 불안 등에 대비한 석유 비축과 원유 도입선 다변화, 국내 석유가격 안정에 재정을 집중한다. 산업·자원안보 강화 예산은 올해 1조9964억원에서 내년 3조6825억원으로 1조6861억원(84.5%) 증가한다.



우선 석유비축사업 출자 예산을 올해 553억원에서 내년 3287억원으로 약 6배 확대한다. 석유 비축시설을 확충하고 비축 물량을 200만배럴 늘리는 데 재정을 투입한다. 중동산 원유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비중동 원유를 처리할 수 있도록 정제시설을 고도화하는 사업에도 425억원을 신규 편성하고, 관련 정유공정 기술개발에 35억원을 투입한다.


특히 석유 최고가격제 시행에 따른 정유사 손실 보전을 위해 '석유가격안정화지원' 사업을 신설하고 1조4497억원을 편성했다. 정부가 최고가격을 정하면서 정유사가 입게 되는 손실을 재정으로 보전하는 것으로, 이번 예산에는 2026년 4분기 석유정제업자 손실 보전분이 반영됐다.


한국석유공사 석유비축시설

한국석유공사 석유비축시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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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실장은 "이번에 편성된 예산은 올해 4분기 최고가격제 적용을 가정한 것으로 4분기에 해당하는 정산금으로 보면 된다"며 "4분기에 최고가격제가 시행되지 않으면 불용 처리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실제 시행될 경우 해당 기간 국제유가와 원유 도입비용, 각종 원가 등을 토대로 정산해 1조4497억원 범위 안에서 지출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핵심광물 공급망 투자도 확대한다. 희토류 등 핵심광물 비축 확대와 새만금 비축기지 구축 등을 위한 한국광해광업공단 출자를 올해 769억원에서 내년 1461억원으로 약 두 배 늘린다. 희토류 재자원화에 필요한 원료 확보 등 국내 재자원화 생태계 구축도 지원한다.


정부는 이와 함께 자원안보기금을 신설해 석유와 핵심광물 등 산업 필수자원의 안정적인 공급망 구축에 필요한 재원을 확보한다. 단년도 예산에 의존하기보다 별도 기금을 통해 자원안보 관련 투자를 뒷받침한다는 취지다.


자원안보기금은 기존 에너지 및 자원사업 특별회계(에특회계)를 토대로 자원안보 관련 재원을 확대·개편한 것이다. 에특회계는 그동안 석유 비축과 자원개발, 광물 비축 등 에너지·자원 관련 사업의 주요 재원으로 활용돼 왔다. 정부는 중동 정세 불안과 핵심광물 수출통제 등 공급망 위험이 커지면서 자원안보 분야에 보다 안정적으로 재정을 투입하기 위해 별도의 자원안보기금을 신설했다. 올해 산업부 소관 에특회계 규모는 8139억원이지만 내년 산업부 소관 자원안보기금은 1조3252억원 규모로 확대된다.


오 실장은 "에특회계는 올해 산업부 규모가 8139억원이었고, 내년 자원안보기금 중 산업부 해당 규모는 1조3252억원으로 4000억원 정도 증액된다"며 "석유 비축사업을 늘리고 원유 수입 다변화를 위한 정제시설 고도화, 광물 비축과 재자원화 등을 강화하는 데 쓰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도 산업부는 제조업의 인공지능(AI) 전환과 지역 투자, 첨단산업 및 수출 지원에도 예산을 대폭 확대했다. 제조AI(M.AX) 및 메가프로젝트 지원 예산은 올해 1조6309억원에서 내년 3조7261억원으로 128.5% 늘려 풀스택 AI 팩토리와 제조 암묵지 활용 AI 솔루션, 제조 데이터 라이브러리 구축 등에 투입한다.


5극3특 지역주도 성장에는 올해보다 62% 늘어난 2조731억원을 편성하고, 이 가운데 대규모 지방투자를 유치하기 위한 성장엔진 특별보조금 7000억원과 권역별 성장엔진 프로젝트 R&D 1400억원을 신설한다. 자동차·조선 등 첨단산업 육성에는 1조2421억원, 미국의 관세정책 등 통상환경 변화 대응에는 8981억원을 투입한다. 수출바우처 예산을 2213억원으로 확대하고 대미 전략투자 이행과 통상현안 대응을 위한 사업관리단 운영 등에도 68억원을 신규 편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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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안은 오는 3일 국회에 제출돼 상임위원회와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심사를 거쳐 본회의에서 최종 확정된다.


세종=강나훔 기자 nahu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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