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보호 DNA 이식 주문
상품 판매 전 예방 넘어
사고·민원·분쟁 감축 필요
관계부처 통합관리로 성과내야

[기자수첩] 이찬진호 1년, '소비자보호 DNA' 갖췄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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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취임 1년을 맞았다. 금감원을 둘러싼 조직개편 논란 속에서 금융소비자보호처 분리를 막고 공공기관 재지정 유예를 이끌어내며 조직 안정에 적잖은 성과를 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금감원 내부에서 이 원장에 대한 평가가 호의적인 이유다.


하지만 금융소비자를 얼마나 잘 지켜냈는지는 다른 문제다. 이 원장이 취임 당시부터 내세운 핵심 화두는 전 금융권에 '소비자보호 DNA'를 이식하는 것이었다. 이제 취임 1년을 넘긴 만큼 제도와 구호를 넘어 실제 소비자 피해가 얼마나 줄었는지로 평가받아야 한다.

금감원은 오는 17일 '금융소비자보호 성과 대국민 보고대회'를 연다. 하지만 지난달 취임 1주년 보도자료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소비자보호 제도와 정책을 단순히 나열하는 데 그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원장은 그동안 상품 설계와 설명 의무 등 영업 단계에서 예방 장치를 강화해왔다. 금융상품 판매 전 설계 단계에서 고위험 상품을 사전 검증하고, 보험회사가 약관 설명 의무와 보험계약자에 대한 고지의무 안내를 충실히 이행하도록 주문했다.

노력에도 불구하고 피해감축 성과는 가시적으로 드러나지 않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분쟁 민원은 4만2462건, 분쟁 민원 수용률은 54.7%였다. 수용률은 전년보다 7.4%포인트 개선됐지만 여전히 절반을 조금 넘는 수준이다. 민원 건수와 분쟁 민원 건수도 모두 역대 최대다.


사고와 분쟁을 실제로 줄이는 노력이 필요하다. 보험사기와 불법사금융처럼 여러 기관에 정보가 흩어진 분야는 금융회사에 예방 책임을 강조하는 것만으로 한계가 있다. 수사기관·관계부처와 정보를 연계해 범죄 단계에서부터 차단하는 통합 대응이 필요하다.


금감원도 협업의 토대는 일부 마련했다. 보험사기와 관련해 건강보험 요양급여 데이터를 교차 검증할 수 있도록 국민건강보험공단과 공조 체계를 구축했고, 건강보험심사평가원과 건보공단도 데이터 교환에 적극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회성 협조가 아닌 상시 협업 체계로 만드는 일이 중요하다. 금감원이 단순히 금융회사를 감독하는 데 그치지 않고 관계기관을 잇는 조정자 역할까지 맡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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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보호 정책의 성패는 새로운 제도를 얼마나 많이 내놨느냐가 아니라 관계기관과 손잡고 민원과 분쟁, 피해 건수와 피해액을 얼마나 줄였느냐로 판가름 날 것이다. 이 원장이 말한 '소비자보호 DNA'도 그때 비로소 성과로 확인될 수 있다.


문채석 기자 chaes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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