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켓팅' 격화에 장애인석 일반 개방 주장
현행 기준 전체 관람석 1% 이상
장애인석 10곳 중 7곳은 1열

최근 대작 영화 흥행으로 IMAX 등 특별관 예매 경쟁이 과열되면서 영화관 장애인 관람석을 둘러싼 뜻밖의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일부 관객 사이에서 예매 마감 때까지 장애인석이 판매되지 않을 경우 일반 관객에게 개방하거나 아예 장애인석 규모를 줄이자는 주장이 나오면서다. 반면 전체 객석의 1% 남짓인 공간마저 예매 효율을 이유로 일반석으로 돌리자는 것은 장애인의 문화 향유권을 외면한 주장이라는 반발도 거세다.

최근 대작 영화 흥행으로 IMAX 등 특별관 예매 경쟁이 과열되면서 영화관 장애인 관람석을 둘러싼 뜻밖의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일부 관객 사이에서 예매 마감 때까지 장애인석이 판매되지 않을 경우 일반 관객에게 개방하거나 아예 장애인석 규모를 줄이자는 주장이 나오면서다. 강진형 기자aymsdream@

최근 대작 영화 흥행으로 IMAX 등 특별관 예매 경쟁이 과열되면서 영화관 장애인 관람석을 둘러싼 뜻밖의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일부 관객 사이에서 예매 마감 때까지 장애인석이 판매되지 않을 경우 일반 관객에게 개방하거나 아예 장애인석 규모를 줄이자는 주장이 나오면서다. 강진형 기자ayms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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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연합뉴스는 최근 영화 '오디세이', '스파이더맨: 브랜드 뉴 데이' 등 블록버스터 흥행으로 특별관 '피켓팅'이 이어지는 가운데 장애인석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고 소개했다. 논란에 불을 지핀 것은 이른바 '용아맥'으로 불리는 CGV 용산아이파크몰 IMAX 관이다. 최근 624석 규모의 용산 IMAX 관에서 일반석이 모두 팔리고 장애인 관람석 6석만 남아 있는 예매 화면이 온라인에 공유됐다. '오디세이' 흥행 기간 용산 IMAX 관은 조조부터 심야까지 장애인석 등을 제외하면 사실상 빈자리를 찾기 힘든 상황이 이어졌다.

"빈자리 활용" vs "최소한의 문화접근권" 온라인 갑론을박

이를 본 일부 누리꾼은 장애인석이 실제 이용되지 않는 회차만 일반 관객에게 판매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내놨다. 상영 시작 일정 시간 전까지 장애인 예매가 없다면 일반석으로 전환하거나, 장기간 매진이 이어지는 특별관에 한해서라도 탄력적으로 운영하자는 주장이다. 하루 여러 차례 상영하는 대형 상영관의 경우 비어 있는 장애인석을 일반에 판매하면 장기간 상당수 관객이 추가로 영화를 볼 수 있다는 '효율론'도 등장했다.

논란에 불을 지핀 것은 이른바 '용아맥'으로 불리는 CGV 용산아이파크몰 IMAX관이다. 최근 624석 규모의 용산 IMAX관에서 일반석이 모두 팔리고 장애인 관람석 6석만 남아 있는 예매 화면이 온라인에 공유됐다. 연합뉴스

논란에 불을 지핀 것은 이른바 '용아맥'으로 불리는 CGV 용산아이파크몰 IMAX관이다. 최근 624석 규모의 용산 IMAX관에서 일반석이 모두 팔리고 장애인 관람석 6석만 남아 있는 예매 화면이 온라인에 공유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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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에서는 "상영 직전까지 장애인에게 우선권을 주고 이후 남은 좌석만 일반에 판매하면 되는 것 아니냐", "영화관 입장에서도 계속 빈 좌석으로 남겨두는 것은 손실"이라는 취지의 반응이 나왔다. 반론도 만만치 않다. 특히 624석 가운데 장애인석은 6석에 불과한 만큼 이를 두고 '비효율'을 거론하는 것 자체가 과도하다는 지적이 많다.


"애초에 비장애인이 선택할 수 있는 좌석이라고 생각하지 않으면 된다", "전체의 1%밖에 되지 않는 자리까지 일반 관객에게 내놓으라는 것은 지나치다", "예매 경쟁이 심한 것은 특별관 공급의 문제이지 장애인석 때문이 아니다" 등의 의견이 이어졌다. 일각에서는 "비어 있는 여성 화장실이나 장애인 주차구역을 그 순간 이용자가 없다는 이유만으로 다른 용도로 돌리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장애인석을 단순한 '판매되지 않은 좌석'으로 봐서는 안 된다는 의견도 나왔다. 법적으로도 장애인 관람석은 일반 좌석과 성격이 다르다.

"비어 있으면 팔자"는 장애인석…10석 중 7석은 비장애인도 꺼리는 1열

현행 '장애인·노인·임산부 등의 편의증진 보장에 관한 법률' 시행령은 공연장·집회장·관람장 등의 전체 관람석 가운데 1% 이상을 장애인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관람석으로 설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전체 관람석이 2000석 이상이면 최소 20석 이상을 확보해야 한다.

다만 현재의 '1%' 기준에는 또 다른 논점이 있다. 법령상 기준이 각각의 스크린이 아닌 영화관 전체 관람석을 기준으로 적용되면서 일부 영화관에서는 특정 상영관에 장애인석이 아예 없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지난 2025년 보건복지부에 장애인 관람석 설치 기준을 '영화관 전체 관람석의 1% 이상'에서 '개별 상영관마다 관람석의 1% 이상'으로 개정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표명했다. 멀티플렉스 업체에도 장애인이 원하는 영화를 상영하는 개별 상영관에 접근할 수 있도록 단계적 개선 계획을 세울 것을 권고했다.

찜통더위가 기승을 부린 10일 시민들이 서울 시내 한 영화관을 찾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찜통더위가 기승을 부린 10일 시민들이 서울 시내 한 영화관을 찾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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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장애인석을 줄이자는 최근 일부 주장과 달리 장애인 인권 분야에서는 오히려 실질적인 이용 기회를 보장하기 위해 설치 기준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더 큰 문제는 장애인석의 '수'보다 '위치'라는 지적도 나온다. 영화진흥위원회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CJ CGV·롯데시네마·메가박스·씨네Q 등 국내 4개 멀티플렉스 체인의 장애인 관람석 5987석 가운데 4182석, 69.9%가 상영관 맨 앞줄에 위치했다. 맨 뒷줄은 1564석으로 26.1%, 중간 줄은 241석으로 고작 4.0%에 그쳤다. 장애인 관람석 10석 가운데 7석가량이 비장애인 관객 사이에서도 대표적인 기피 석으로 꼽히는 맨 앞에 몰려 있는 셈이다.


특히 대형 스크린 특별관의 1열은 화면 전체를 한눈에 보기 어렵고 장시간 고개를 들어야 해 목 통증이나 어지럼증을 호소하는 관객이 적지 않다. '오디세이' 개봉 이후에는 화면이 지나치게 가까워 배우 얼굴의 턱 부분이 두드러져 보인다는 의미의 '턱디세이'라는 우스갯소리마저 나온다.

비장애인들은 이를 피해 중간이나 뒤쪽 좌석을 고를 수 있지만, 휠체어 이용자는 선택권 자체가 제한되는 경우가 많다. 현행 장애인등편의법 시행규칙도 영화관 휠체어 이용자 관람석을 원칙적으로 스크린 기준 중간 줄이나 가장 뒷줄에 설치하도록 정하고 있다. 앞줄에 둘 수 있는 것은 스크린과 거리가 관람에 불편하지 않을 정도로 충분한 경우다. 중간이나 뒷줄 장애인석은 앞 좌석과 거리도 일반 좌석보다 넓게 확보해 시야가 가려지지 않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관람에 불편하지 않을 정도로 충분한 거리'에 대한 구체적인 수치나 시야각 기준이 명확하지 않아 상당수 장애인석이 여전히 앞줄에 남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로 인해 장애인단체에서는 단순히 좌석 몇 개를 확보하는 데서 그칠 것이 아니라 실제 비장애인 관객과 비슷한 수준의 관람 경험을 제공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장애인의 영화 관람에는 좌석 외에도 여러 장벽이 있다. 휠체어 이용자는 상영관까지 이어지는 계단이나 단차, 별도 엘리베이터 위치, 무거운 출입문, 장애인 화장실 접근성 등도 확인해야 한다. 실제 일부 상영관에서는 장애인석이 마련돼 있어도 휠체어로 접근할 수 있는 이동 경로가 복잡하거나 별도 직원 안내가 필요한 사례가 확인되고 있다.


장애인석을 단순히 '상영 때까지 팔리지 않은 빈자리'로 볼 수 없다는 주장에는 국제적인 장애인 권리 기준도 근거가 된다. 유엔 장애인 권리협약(CRPD) 제30조는 장애인이 다른 사람과 동등하게 문화생활에 참여할 권리를 인정하고 영화·공연과 영화관 등 문화시설에 접근할 수 있도록 적절한 조처를 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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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도 좌석의 판매율이나 회전율보다 문화 접근권의 관점에서 문제를 바라봐야 한다고 지적한다. 장애인석이 비어 있는 순간만 보면 '낭비되는 공간'처럼 보일 수 있지만, 해당 공간이 상시 확보돼 있어야 장애인이 사전 계획 없이 영화를 보고 싶을 때도 비장애인과 마찬가지로 관람을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CGV 역시 현재 장애인 관람석을 일반 관객에게 개방할 계획은 없다는 입장이다. CGV 측은 장애인석이 이동과 접근에 제약이 있는 고객에게 다른 관객과 동등한 영화 관람 기회를 보장하기 위한 전용 공간이라는 취지로 설명했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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