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정책실장 김용범, 453일 만에 전격 사퇴 왜
李정부 초대 정책실장 퇴진
중폭 개각 이후 핵심 참모도 교체
ETF 도입 논란·부동산 불안에 책임론 확산
범여권 내에서도 사퇴 목소리 나와
국정 지지율 하락에 인적쇄신 필요성 대두
이재명 대통령의 '중폭 개각' 이틀 만에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이 사퇴했다. 김 실장으로서는 임명 453일 만이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와 부동산 정책으로 불거진 '김용범 책임론'이 국정 동력 약화로 이어질 조짐이 보이자 '정책 사령탑'이 물러난 것 아니냐는 해석이 제기된다.
김용범 정책실장이 4일 청와대에서 열린 이재명 대통령 주재 국무회의에서 참석자 발언을 듣고 있다. 왼쪽부터 임기근 국무조정실장, 김용범 정책실장, 최동석 인사혁신처장. 2026.8.4 연합뉴스
강유정 청와대 수석대변인은 1일 오전 춘추관 브리핑에서 "김 실장은 8월 31일 사의를 표명했다"며 "이 대통령은 오늘 9월 1일 사표를 수리했다"고 밝혔다. 사의 배경과 후임 인선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다만 청와대 안팎에서 불거진 책임론이 김 실장 사퇴를 끌어냈을 거란 말이 나온다. 한 여권 관계자는 "김 실장도 자신을 향한 경질 요구에 부담을 느낀 것 아니겠느냐"고 전했다.
김 실장의 사퇴는 전격적으로 이뤄진 모양새다. 최근까지 청와대는 김 실장을 교체하지 않겠다는 입장이었고, 이틀 전 개각 때도 김 실장은 자리를 지켰다. 김 실장을 교체할 경우 야당의 정책 실패를 인정하는 모습으로 비칠 수 있어서다. 하지만 개각 이후에도 지지율이 30%대로 떨어지며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국정 동력이 회복될 조짐을 보이지 않자, 결국 정책 사령탑인 김 실장이 책임을 지고 물러났다는 분석이다.
야당에서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로 인한 금융시장 혼란과 부동산 시장 불안을 이유로 김 실장의 경질을 요구해왔다.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김 실장이 사의를 밝히기 하루 전 주식·부동산·물가 불안을 거론하며 김 실장을 경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당대표 역시 지난달 31일 김 실장의 유임을 비판하며 “국민의 뜻에 맞는 인물로 전면 교체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최근에는 범여권에서도 김 실장을 향한 사퇴 목소리가 있었다. 조국 조국혁신당 혁신정책연구원장은 지난달 5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레버리지 ETF가 "명백한 정책 실패"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조 원장은 "작금의 사태는 청와대 정책실, 국무조정실,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등 김 실장을 필두로 한 정부의 정책 핵심들이 만들어낸 관치 금융의 실패"라며 김 실장이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레버리지 ETF의 경우 청와대 정책실이 어느 수준까지 개입했는지를 놓고 공방이 벌어졌다. 김 실장이 상품 도입 검토를 금융당국에 사실상 지시했다는 의혹이 일면서, 직권남용 혐의로 고발당하는 일도 벌어졌다. 혐의가 확인되지 않았지만 야권은 이를 정책실의 과도한 시장 개입 사례로 규정하며 김 실장의 책임을 거론해왔다.
이재명 대통령이 16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부처 업무보고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임기근 국무조정실장, 한성숙 총리, 이재명 대통령, 김용범 정책실장. 2026.7.16 연합뉴스
원본보기 아이콘부동산 정책을 둘러싼 불만과 시장 불안은 현재 진행형이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집값 상승세가 잡히지 않는 가운데, 청와대 정책실은 공급 확대와 규제, 금융정책을 둘러싼 정부 안팎의 이견을 조율하는 역할을 맡았다. 하지만 장기간 이어진 부동산 대출 규제로 청년 등 실수요자의 불만이 커졌고, 세제개편안 발표 이후에는 비거주 1주택자의 반발이 확산하는 등 논란을 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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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실장은 이재명 정부 초대 정책실장으로 정책 최전선에 섰다. 금융위 부위원장과 기재부 1차관을 거친 정통 경제 관료로, 이 대통령은 인수위 없이 출범한 정부의 한계와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경제 사령탑으로 김 실장을 택했다. 당시 이 대통령은 김 실장을 비롯한 경제 참모들에게 "불황과 일전을 치른다는 각오"로 국민이 체감할 성과를 내달라고 주문했다.
송승섭 기자 tmdtjq850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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