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수입 증가율, 총지출보다 높아
내년 국채 이자비용 42조원 추정

사상 최대 세수 확대에도 내년 나랏빚은 1500조원 이상으로 불어날 전망이다. 반도체 호황에 따른 막대한 세수 증가로 내년 총수입 증가율이 총지출 증가율을 넘어서지만, 162조원대 추가 세수가 일반회계로 국고에 쌓이지 않고 미래대응기금의 초기 재원으로 활용되기 때문이다. 나랏빚이 불어나면서 올해 34조원을 넘어선 국고채 이자비용은 이재명 정부 임기 마지막해인 2030년 53조3000억원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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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지출 연평균 증가율 8%대로 文정부때와 비슷

기획예산처가 1일 발표한 '2027년 예산안'과 '2026~2030년 국가재정운용계획'에 따르면 향후 5년간(2026~2030년) 연평균 총수입 증가율(9.9%)이 총지출 증가율(8.4%)을 웃돌 것으로 전망된다. 총지출 증가율은 역대 최대인 올해 12.8%에서 2028년 9.0%, 2029년 7.0%, 2030년 5.0%로 점차 줄지면 연평균 증가율은 문재인 정부때와 비슷한 8%대에 달할 전망이다. 지속적인 지출 확대로 4년 뒤 예산은 1005조2000억원으로 사상 첫 1000조원을 돌파할 전망이다.

총수입 증가율이 총지출 증가율을 웃돌면서 재정수지는 일시적으로 개선될 전망이다. 관리재정수지 적자는 내년 3조1000억원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추경 기준 관리재정수지 적자 규모는 107조6000억원이었다. 2020년 팬데믹 이후 매년 관리재정수지 적자폭이 100조원대 안팎으로 불어나온 흐름을 끊고 적자 규모가 크게 줄게 되는 것이다. 다만 정부 씀씀이가 커지면서 관리재정수지 적자폭은 현 정부 임기 마지막해인 2030년 다시 100조8000억원으로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 나랏빚 1500조…부채비율 준다지만 이자비용 40조 넘겨[2027 예산안] 원본보기 아이콘

GDP 대비 적자 비율 0.1%...임기 내 재정준칙 3% 사수

내년 GDP 대비 관리재정수지 적자 비율은 전년 대비 3.8%포인트 줄어들어 0.1%로 크게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2028년에는 1.5%, 2029년 2.5%, 2030년 2.9%로 매년 확대되지만, 임기 내내 3% 이내 수준을 유지할 전망이다. 이재명 정부는 지난해 출범 후 재정준칙(관리재정수지 적자 GDP 대비 3% 이내) 법제화를 폐기했으나, 반도체 초과세수 호황 덕에 임기 내 재정준칙을 사수할 수 있게 됐다. 조용범 기획처 차관은 "초확장재정에도 막대한 반도체 세입 증대와 성장률 반등을 바탕으로 GDP 대비 관리재정수지 적자 비율을 3% 이내로 관리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GDP 대비 부채비율 50% 아래로…중기계획 대비 10%P 이상 개선

내년 국가채무는 올해 1412조8000억원(추경 기준) 대비 105억원 늘어난 1519조800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국가채무는 내년 이후에도 2028년 1600조3000억원, 2029년 1659조1000억원, 2030년 1734조1000억원으로 계속 불어나게 된다. 역대급 세수에도 국가채무가 계속해서 증가하는 것은 162조3000억원 규모의 추가 세수(내국세 세입예산이 최근 10년 연평균 증가율을 웃도는 분)가 미래대응기금 재원으로 우선 배정되고, 이 중 국고채 상환에 쓰이는 금액은 12조5000억원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다만 반도체 호황으로 GDP가 일시적으로 커지면서 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은 크게 개선된다. 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은 올해 본예산 대비 51.6%(추경 기준 50.6%)에서 내년 48.3%로 줄어들어 2030년까지 40% 후반대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박홍근 기획처 장관은 48.3%이라는 수치에 대해 "지난해 발표한 중기재정 계획상 내년 58%대로 예상됐던 것을 10%포인트 이상 낮춘 것"이라고 설명했다. 

재정수지와 국가채무 비율은 계획 대비 2025~2029년 모든 연도에서 개선될 전망이지만, 재정수지와 국가채무 비율이 개선됐다고 해서 재정건전성의 실질이 좋아졌다고 보긴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반도체 사이클 개선으로 명목성장률이 급증하면서 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이 하락하는 착시효과가 있지만, 이는 분모(GDP) 확대로 인한 비율 개선이지, 분자(국가채무) 감소가 아니라는 점에서 재정건전성 실질 개선과는 구분해야 한다"고 짚었다. 

내년 나랏빚 1500조…부채비율 준다지만 이자비용 40조 넘겨[2027 예산안] 원본보기 아이콘

국가채무가 매년 늘면서 국고채 이자비용 부담이 급증하고 있다는 점도 우려스럽다. 정부가 추산한 국고채 이자 지급 비용은 내년 42조8000억원으로 처음 40조원대를 넘어서고, 2030년에는 53조3000억원까지 불어난다. 내년에 지급해야 할 이자비용이 반도체, 피지컬 AI 등 첨단산업 집중 육성에 투입되는 전체 산업·중소기업·에너지 예산 41조2000억원보다도 많아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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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국채 고금리 여파 등으로 국내 채권 금리가 치솟으면서 국고채 이자 상환 부담이 앞으로 더 커질 수 있다. 정부의 신규 국고채 평균 조달금리는 올해 7월 기준 4.07%로 지난해 연간 평균 2.66%을 비롯해 정부가 제시한 3.4%를 크게 웃돌았다.


세종=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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