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보안법 단속에 홍콩 독립서점 폐업
3·6·7월 서점 4곳 단속, 업주·직원 체포
도서전 참가도 막혀…'금서' 통로 사라져
홍콩국가보안법 시행 이후 당국 단속이 강화되면서 홍콩의 독립서점들이 잇달아 문을 닫고 있다.
지난 7월 홍콩 '해브 어 나이스 스테이' 서점주들이 선동적 출판물 판매 혐의로 당국에 체포된 후, 한 방문객이 문을 닫은 서점을 바라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31일(현지시간) 연합뉴스는 AP통신 등을 인용해 "전직 언론인들이 세운 홍콩 독립서점 '해브 어 나이스 스테이'가 30일 마지막 영업을 마치고 폐업했다"고 보도했다. 홍콩 주룽반도 프린스에드워드의 노후 건물 3층에 자리한 이 서점 앞에는 마지막 날 계단을 따라 긴 줄이 늘어섰다. 60㎡ 남짓한 매장에 한 번에 20명씩만 들어갈 수 있어 일부 손님은 45분가량 기다린 뒤에야 입장했다.
이 서점은 지난 2022년 폐간된 매체 '스탠드뉴스' 출신 기자들이 세웠다. 언론과 사회과학 분야 서적을 주로 취급했다. 서점 측은 지난달 폐점 방침을 알리며 경영 부진과 재정 압박, 매장 임차 문제, 홍콩의 사회 환경을 이유로 들었다. 서점 측은 "최근의 일들이 마지막 지푸라기처럼 보이겠지만, 낙타는 이미 너무 무거운 짐을 지고 있었다"며 소회를 밝혔다.
어떤 책이 문제가 되는지 당국이 명확한 기준을 제시하지 않는 점도 영업을 접은 배경으로 꼽힌다. 서점 측은 "다양한 관점에서 나온 지식을 책으로 나눈다는 사명을 이어갈 능력, 어쩌면 용기가 우리에게 더는 없다"고 했다.
홍콩 독립서점들은 주요 서점 체인이 들여놓지 않는 책을 취급해왔다. 1989년 톈안먼 시위를 비롯해 중국 본토에서 민감하게 다뤄지는 정치 사안을 담은 서적이 주를 이뤘다. 사회 현안을 주제로 한 독자 행사와 강연을 열며 지역 사회의 모임 공간 역할도 맡았다. 중국 본토 독자들이 이른바 '금서'를 구해온 통로도 이들 서점이었다.
당국은 올해 3월 '북펀치', 6월 '헌터 북스토어', 7월 '해브 어 나이스 스테이'와 '그린필드 북스토어' 등의 독립서점을 선동적 출판물 판매 혐의 등으로 단속했다. 업주와 직원들도 잇달아 체포됐다. 홍콩도서전에서도 소규모 서점이 밀려났다. 지난 7월 초 '엘름북'과 '럭윈서점'이 참가를 거부당한 가운데, 관영지 원후이바오는 두 서점이 홍콩 독립을 옹호하는 책을 판매한다고 비판했다. 결국 지난 1997년 문을 연 '엘름북'은 이후 오프라인 매장을 접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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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홍콩 독립서점의 상징적 인물이 최근 세상을 떠나기도 했다. 중국이 지정한 금서를 홍콩에서 판매한 혐의로 구금됐다가 풀려난 뒤 대만으로 이주한 람윙키는 결국 홍콩으로 돌아가지 못한 채 지난 7월 대만에서 숨졌다. 그는 지난 1994년 홍콩에 '코즈웨이베이 서점'을 열었다가 2015년 중국 당국에 구금돼 8개월가량 억류됐고, 2019년 대만으로 망명했다. 이듬해 타이베이에서 서점을 다시 열었으나 개점을 앞두고 괴한 3명에게 붉은 페인트 세례를 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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