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재무장관, G20서 이란 경제 고립 총력…엔화 약세엔 일본 대응 촉구
각국에 제재 동참 촉구…중국에도 협조 압박
"日정부·BOJ가 강세 이끌 조치할 것"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이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에서 이란을 세계 경제에서 고립시키기 위한 국제 공조 확대에 나섰다. 아울러 최근 다시 약세를 보이는 일본 엔화와 관련해서는 일본 정부와 일본은행(BOJ)이 엔화 강세를 이끌 조치에 나설 것이라는 메시지를 내놨다.
31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베선트 장관은 이날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애슈빌에서 개막한 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에서 각국 재무당국 수장들과 잇따라 회동하며 대이란 경제 압박에 대한 협조를 요청했다.
베선트 장관은 개회사에서는 세계 경제의 성장률을 끌어올리고 급증하는 부채를 억제하는 방안을 이번 회의의 주요 의제로 제시했다. 그러나 미국이 이란과의 전쟁 장기화 속에서 군사적 압박과 함께 경제적 고립 전략을 강화하고 있는 만큼 대이란 제재 공조가 이번 회의의 핵심 현안으로 부상했다.
그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이란 경제가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몇 주 또는 몇 달 이내일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경제가 붕괴할 필요는 없다"며 "우리는 단지 정권이 제정신을 차리게 하면 된다"고 강조했다.
유럽연합(EU)도 미국의 대이란 경제 압박에 힘을 싣고 있다. 베선트 장관은 EU가 미국의 제재 노력에 "전폭적인 지지"를 보내고 있다고 밝혔다. EU 역시 전날 추가적인 대이란 경제 압박을 환영하며 미국과 다른 파트너국들과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미국의 대이란 경제 고립 전략에서 최대 변수는 중국이다. 중국은 이란의 최대 교역국이자 최대 원유 구매국이다. 베선트 장관은 전날 중국 인민은행의 판궁성 총재와 회동한 데 이어 미국과 중국이 이란 문제에서 "다른 점보다 공통점이 더 많다"고 강조했다. 미국과 중국 모두 이란의 핵무기 보유를 원하지 않으며 호르무즈 해협이 자유로운 선박 통항을 위해 개방돼야 한다는 점에서는 이해가 일치한다는 설명이다.
그는 미국이 중국의 협조 없이는 이란을 실질적으로 고립시키기 어렵다는 지적도 일축했다. AP에 따르면 베선트 장관은 중국의 이란산 원유 구매와 관련한 제재에 대해 "모든 선택지가 테이블 위에 있다"고 밝혔다. 중국과의 관계를 고려해 제재에 소극적이라는 평가에 대해서도 "완전히 잘못된 이야기"라고 반박했다.
다만 대중국 2차 제재가 본격화될 경우 미·중 갈등이 다시 격화되고 글로벌 원유 공급에도 충격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코넬대의 제재 전문가 니콜라스 멀더는 중국의 주요 은행을 제재할 경우 상당한 시장 혼란과 중국의 보복을 촉발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원유 거래 차단으로 국제유가가 추가 상승할 경우 미국 내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질 수 있다는 점도 트럼프 행정부의 부담이다.
베선트 "日정부·BOJ, 엔화 강세 이끌 조치할 것"
베선트 장관은 이날 엔화 약세와 일본의 통화정책에 대해서도 강한 메시지를 내놨다. 그는 CNBC 인터뷰에서 미국과 일본의 지난달 공동 외환시장 개입 효과를 묻는 질문에 "나는 시장의 자연적인 균형에 영향을 줄 수 없다"면서도 "내가 시장이 갖고 있지 않은 정보를 갖고 있으며, 일본 정부와 BOJ가 엔화 강세로 이어지는 조치를 취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그 조치가 BOJ의 금리 인상을 의미하느냐'는 질문에는 "시장이 현재 그것을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시장에서는 이를 BOJ의 다음 달 금리 인상 전망을 뒷받침하는 발언으로 받아들였다.
베선트 장관의 발언 이후 엔화는 달러 대비 강세를 나타냈다. 달러·엔 환율은 이날 159.73엔 수준으로 내려왔지만 여전히 심리적 저항선인 달러당 160엔에 근접해 있다.
미국과 일본은 지난 7월31일 엔화 가치 급락을 막기 위해 이례적으로 공동 엔화 매입 개입을 단행했다. 하지만 이후에도 엔화가 다시 약세를 보이자 시장에서는 직접적인 외환시장 개입보다 BOJ의 금리 인상을 통한 대응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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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선트 장관은 이번 G20 기간 우에다 가즈오 BOJ 총재와 별도로 회동할 예정이다. 다만 그는 최근 엔화 움직임을 무질서한 상황으로 보지는 않는다며 미국이 당장 일본과 추가 공동개입에 나설 가능성에는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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