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1일 백악관 회동…정유·유통업체 참석
베네수엘라 원유로 가격 방어 안간힘
전문가들 "효과 수년 걸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 전쟁 여파로 급등한 휘발윳값을 잡기 위해 미국 정유·연료 유통업계 경영진을 백악관으로 소집한다.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생활비 부담이 주요 쟁점으로 떠오르자 휘발유 가격 안정에 직접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백악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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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현지시간) CNBC와 AFP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 달 1일 백악관에서 미국 정유사와 정유 유통업체 경영진을 만날 예정이다. 더그 버검 내무부 장관과 크리스 라이트 에너지부 장관도 배석한다. 회의에는 셰브런, 마라톤페트롤리엄, 발레로에너지, PBF에너지 등 대형 업체를 비롯해 중·소형 정유사와 유통업체 최소 10곳이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회의 주제는 휘발윳값이다. 미국의 일반 휘발유 전국 평균 가격은 이날 갤런당 4.08달러로 전년 대비 약 30%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정유시설 공격과 이란 전쟁에 따른 중동지역 공급 차질이 가격 상승의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이번 회동은 중간선거를 불과 두 달여 앞둔 상황에서 이뤄진다. 고유가가 전반적인 생활비 상승으로 이어지면서 트럼프 행정부와 공화당의 정치적 부담도 커지는 상황이다.

패트릭 드한 가스버디 석유분석 책임자는 올해 노동절 휘발유 가격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전망했다. 이전 노동절 최고치는 2012년 기록한 갤런당 3.83달러였다.


美, 베네수엘라 원유로 공급 확대 추진…단기 효과 한계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베네수엘라와 대규모 원유 개발 계약을 발표한 것도 이 같은 휘발유 가격 안정 노력의 일환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8일 미국이 베네수엘라 확인 원유 매장량 가운데 650억배럴에 대한 과반의 통제권을 확보했다고 발표했다. 베네수엘라 전체 확인 매장량 약 3030억배럴의 20%가 넘는 규모다.

트럼프, 정유업계 긴급 소집…휘발윳값 인하 압박 원본보기 아이콘

트럼프 대통령은 이 계약을 통해 미국의 휘발유 가격을 "상당히 낮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란 전쟁으로 빚어진 세계적인 원유 공급 차질을 베네수엘라산 원유 공급 확대를 통해 일부 상쇄한다는 구상이다.


그러나 에너지 전문가들은 베네수엘라 원유가 당장 미국 소비자의 주유비 부담을 낮추기는 어렵다고 지적한다. 베네수엘라의 현재 원유 생산량은 하루 약 120만배럴로 1990년대 후반 최고치인 하루 350만배럴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장기간의 투자 부족과 시설 노후화로 생산·수출 인프라가 크게 훼손됐기 때문이다.


리스타드에너지는 베네수엘라의 원유 생산량을 과거 최고 수준으로 회복시키려면 2040년까지 약 1800억달러의 투자가 필요할 것으로 추산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번 계약을 통해 약 1000억달러의 민간 투자를 유치한다는 계획이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국무부 국제에너지 특사를 지낸 데이비드 골드윈은 CNBC에 "이번 계약은 휘발유 가격이나 베네수엘라 원유 생산에 앞으로 수년간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재생연료 규제 완화…소형 정유사 비용 부담 축소

트럼프 행정부는 정유업체들의 비용 부담을 직접 줄이는 조치에도 나섰다. 미 환경보호청(EPA)은 이날 2025년 재생연료 혼합의무와 관련해 소형 정유업체들에 총 17억6000만개의 재생연료 크레딧(RIN)에 해당하는 면제를 승인했다. 이는 당초 예상된 약 9억9000만 개보다 두 배 많은 규모다.


재생연료 혼합의무는 휘발유와 디젤 등에 일정량의 에탄올이나 바이오디젤을 섞거나 이에 상응하는 크레딧을 구매하도록 한 제도다. 면제 규모가 늘어나면 정유업체의 비용 부담을 낮추는 효과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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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정유업계 지원이 확대될수록 바이오연료의 주원료인 옥수수와 대두를 생산하는 농가의 반발이 커질 수 있어 정치적 부담도 예상된다.


뉴욕(미국)=황윤주 특파원 h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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