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우스오브신세계 와인셀라 '버건디 마스터 클래스' 르포
구매이력·취향 분석해 와인과 맞춤형 경험 연결
100만원 이상 와인 매출 120%↑…VIP 비중도 50% 돌파

"미역이나 해초 같은 향이 느껴지시나요?"


지난달 28일 오후 서울 강남 신세계 신세계 close 증권정보 004170 KOSPI 현재가 381,000 전일대비 등락률 0.00% 거래량 0 전일가 385,500 2026.09.14 개장전(20분지연) 관련기사 "카카오톡 대화로 면세 쇼핑"…신세계免, AI 추천부터 구매까지 "명품 잘 팔리고 외국인 관광객도 몰리는데"…주가 반토막 난 백화점 3사, 왜 "가을 골프족 잡아라"…신세계百, 골프용품 매출 40% 뛰었다 백화점 하우스오브신세계 1층 와인셀라. 어두운 녹색 벽으로 둘러싸인 프라이빗룸의 긴 테이블에는 자리마다 와인잔 6개와 테이스팅 노트가 놓였다. 참석자들이 잔을 천천히 돌려 향을 맡자 지니 조 리(Jeannie Cho Lee) 마스터 오브 와인(MW)이 프랑스 부르고뉴 최북단 샤블리에서 생산된 와인의 특징을 설명했다.

28일 오후 6시 서울 강남 신세계백화점 하우스오브신세계 1층 와인셀라에서 열린 'BURGUNDY ALLURE 버건디 마스터 클래스' 모습. 한예주 기자

28일 오후 6시 서울 강남 신세계백화점 하우스오브신세계 1층 와인셀라에서 열린 'BURGUNDY ALLURE 버건디 마스터 클래스' 모습. 한예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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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니 조 리는 아시아를 대표하는 와인 전문가다. 서울에서 태어나 미국에서 성장한 그는 스미스칼리지와 하버드대를 거쳐 홍콩에서 기자와 와인 칼럼니스트로 활동했다. 2008년 아시아인 최초로 영국 와인마스터협회(IMW)가 부여하는 MW 자격을 취득했다. MW는 세계 와인 업계 최고 권위의 자격증이다. 지니 조 리는 현재 홍콩이공대 호텔관광경영대학 교수이자 싱가포르항공 와인 컨설턴트로 활동하고 있다. 2021년에는 와인 산업에 기여한 공로로 프랑스 정부로부터 레지옹 도뇌르 슈발리에 훈장을 받았다.


이날 신세계백화점이 개최한 '버건디 얼루어(BURGUNDY ALLURE) 마스터 클래스'의 주제는 2018년과 2019년산 화이트 부르고뉴였다. 두 해의 기후 차이가 와인의 스타일과 숙성 잠재력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6종의 와인을 비교하는 자리였다.

지니 조 리는 "2019년은 2018년보다 일교차가 크고 밤 기온이 상대적으로 낮아 화이트 와인의 산도를 유지하는 데 유리했다"며 "반면 2018년은 밤까지 더운 날씨가 이어져 수확 시기에 따라 와인의 결과물이 크게 달라졌다"고 말했다.


이날 클래스를 진행한 지니 조 리 마스터 오브 와인(MW) 모습. 한예주 기자

이날 클래스를 진행한 지니 조 리 마스터 오브 와인(MW) 모습. 한예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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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잔으로 맛본 부르고뉴…2018·2019 빈티지의 차이

클래스는 김민주 신세계백화점 수석 소믈리에가 와인잔을 채우면서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첫 순서로 잔에 담긴 '뱅상 도비사 샤블리 2019' 레몬과 사과의 산뜻한 과실향에 젖은 돌과 짭짤한 미네랄감이 선명하게 어우러졌다. 풍성하면서도 단단한 산도가 중심을 묵직하게 잡아주어 깔끔한 첫인상을 남겼다. 이어 시음한 '피에르 모레 뫼르소 2019'는 잘 익은 배와 사과에 버터, 구운 견과류 향이 레이어처럼 겹쳐 풍부한 보디감을 자랑했으나 오크향이 다소 진하게 다가오는 아쉬움도 남겼다. 세 번째 와인인 '토마 콜라르도 퓔리니 몽라셰 프리미어 크뤼 2019'는 레몬과 흰 꽃 향, 그리고 석회질의 미네랄감이 완벽한 균형을 이뤘다. 우아하면서도 맛의 윤곽이 또렷해 이날 시음한 와인 중 단연 인상 깊은 한 잔이었다.


2018년 빈티지로 넘어가자 차이가 한층 선명해졌다. '장 클로드 앤 베생 샤블리 프리미어 크뤼 2018'은 과실과 산도의 균형이 편안하게 다가와 여섯 병 가운데 가장 부담 없이 즐기기에 제격이었다. 이어진 '사무엘 비요 샤블리 그랑 크뤼 레 부그로 2018'은 한층 농축된 과실과 짭짤한 미네랄 풍미, 그리고 긴 여운이 돋보였다. 선명한 힘을 품었으면서도 균형이 흐트러지지 않아 퓔리니 몽라셰와 함께 가장 좋은 인상을 남겼다. 마지막을 장식한 '샹동 드 브리아이 코르통 블랑 그랑 크뤼 2018'은 6병 가운데 가장 묵직한 존재감을 드러냈다. 풍부한 과실과 견과류 풍미, 묵직한 질감이 특징적이었다. 앞선 와인보다 힘과 구조감이 두드러졌고 긴 여운으로 시음을 마무리했다.



자리마다 와인잔 6개와 테이스팅 노트가 놓여있는 모습. 한예주 기자

자리마다 와인잔 6개와 테이스팅 노트가 놓여있는 모습. 한예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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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P보다 '취향'…와인 구매이력 따라 고객 관리

이날 클래스 참석자는 단 8명이었다. 신세계백화점은 하우스오브신세계 와인셀라가 관리하는 고객 데이터베이스(DB)에서 부르고뉴 와인 구매 이력과 선호도를 토대로 고객을 골라 초청했다. 구매액 중심의 전통적인 VIP 관리와 달리 개별 고객의 '취향'을 기준으로 행사와 고객을 연결한 것이다.


와인셀라 관계자는 "관리하는 고객 가운데 부르고뉴를 좋아하는 분들에게 먼저 안내했다"며 "아무리 구매를 많이 해도 부르고뉴를 사지 않거나 좋아하지 않는 고객이라면 이번 행사와 맞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실제 참석자 가운데는 하우스오브신세계에서 와인을 구매한 횟수가 세 차례 정도인 고객도 있었다. 이 고객은 "최근 이곳에서 와인을 구매한 뒤 문자를 받아 바로 연락했다"고 말했다.


와인셀라는 특정 산지와 품종, 생산자를 주제로 클래스와 시음회를 열고 행사에 맞는 고객을 선별해 초청한다. 약 400평 규모 매장에 와인과 위스키, 스피릿 6000여병을 갖췄으며 절반 이상이 파인 와인이다. 부르고뉴의 상징인 로마네콩티(DRC)와 르로와 등 희귀 와인을 비롯해 돔페리뇽·크룩, 매캘란·산토리의 단독 매장도 운영한다.


상주 소믈리에는 고객의 구매 이력과 취향을 파악해 상품뿐 아니라 클래스와 시음회 같은 경험을 연결한다. 고가 와인을 한 번 판매하는 데 그치지 않고 고객이 와인을 배우고 경험하도록 해 다시 매장을 찾도록 하는 전략이다.


[럭셔리월드]버건디의 신세계…VIP 위한 특별한 와인클래스 원본보기 아이콘

100만원 이상 와인 매출 120%↑…파인 와인으로 쏠리는 소비

신세계가 소수 고객을 겨냥한 하이엔드 콘텐츠에 공을 들이는 배경에는 국내 와인 소비의 변화가 있다. 코로나19를 거치며 급성장했던 와인 시장의 전체 성장세는 주춤하고 있지만 희소성과 숙성 가치를 갖춘 파인 와인 수요는 상대적으로 강하다. 와인 시장에서도 고가·프리미엄 제품으로 소비가 쏠리는 양극화가 나타나고 있다.


이는 하우스오브신세계 와인셀라 매출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신세계백화점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8월15일까지 와인셀라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5% 이상 증가했다. 같은 기간 50만원 이상 100만원 이하 와인 매출은 43% 늘었고, 100만원 이상 와인은 120% 급증했다.


고가 와인의 주요 소비층인 백화점 VIP의 비중도 커졌다. 와인셀라 관계자에 따르면 올해 하우스오브신세계 와인 매출에서 백화점 VIP 고객이 차지하는 비중은 처음으로 50%를 넘어섰다. 이전까지는 40%대 중후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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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 관계자는 "소믈리에와 깊은 지식을 나누는 '와인캠프'와 세계적 거장을 초빙하는 '마스터클래스'는 매회 완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며 "앞으로도 하우스오브신세계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독점적 셀렉션과 차별된 VIP 콘텐츠로 국내 파인 와인 시장을 선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예주 기자 dpwngk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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