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제, 충주에 왕성급 기술 심었다
장미산성서 최대 목조 집수지·판축성벽 확인
백제가 지방 산성에서는 좀처럼 쓰지 않던 왕성급 기술을 충주에 쏟아부은 흔적이 발굴로 드러났다.
국립문화유산연구원 국립중원문화유산연구소는 1일 충주 장미산성 일원에서 백제가 충주를 중원지역의 핵심 거점으로 구축하고 운영한 정황을 공개했다.
국가유산청과 충북도, 충주시가 2022년 하반기부터 함께 추진해온 중장기 조사연구의 결실이다. 기존 석축 성벽 아래에서 백제 한성기 토성과 생활공간, 대형 목조 집수지가 차례로 확인됐다.
가장 눈에 띄는 성과는 성안 북쪽 계곡부에서 나온 목조 집수지다. 백제 한성기 최대 규모로, 내측 한 변이 약 6.7m인 평면 정사각형에, 깊이는 약 1.8m다. 길이 7m가 넘는 목재를 통째로 가공해 벽면마다 아홉 단으로 맞물려 쌓았다. 연구소 관계자는 "계곡부에 모이는 물을 저장하고 흐름을 조절한 집수지는 1600년 전 백제의 체계적인 수자원 관리 체계와 토목 기술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연구소는 흙 속 작은 흔적도 놓치지 않았다. 내부에 쌓인 흙을 모두 물에 걸러내는 방식으로 조사해 미세 유물과 유기물까지 수습했다. 그 결과 쌀·팥·콩 등 재배·야생식물 50여 종과 소·돼지·개 등 동물 뼈를 확인했다. 국내에서 가장 이른 시기의 실물 자료로 판단되는 삼태기와 소코뚜레, 자루가 온전히 남은 도끼도 확보해 5세기 장미산성 사람들의 생활과 주변 환경을 복원할 단서를 마련했다.
성과는 집수지에 그치지 않았다. 석축 성벽 아래에서 백제 왕성급 축성기술인 판축성벽이 드러났다. 인근에서 백제 한성기 중앙양식의 토기와 칠기류도 다량 출토됐다. 판축은 흙을 겹겹이 다져 쌓는 축성 기술로, 풍납토성·몽촌토성 등 주로 백제 왕성에 쓰였다.
연구소 관계자는 "장미산성이 단순한 방어시설을 넘어, 백제가 중앙의 기술과 인적·물적 자원을 적극적으로 투입해 체계적으로 구축하고 운영한 중원지역의 핵심 거점이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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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소는 12월31일까지 국원관 전시실에서 출토유물 특별전을 진행한다. 오는 4일과 5일에는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발굴 현장도 공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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