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증권 "2020년 조치보다 강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력망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며 외국산 전력장비를 규제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한 것과 관련해 하나증권은 이번 조치가 1기 때보다 훨씬 강력한 효과를 낼 것으로 31일 전망했다. 개별 종목에 대한 목표주가와 투자의견은 제시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6일 국가비상사태(National Emergency)를 선포하고 외국산 전력장비를 규제하는 행정명령(14420)에 서명했다.
앞서 지난달 28일 연방통신위원회(FCC)가 외국산 전력 인버터를 규제 목록(커버리스트)에 새로 추가해 신규 진입을 차단한 데 이어, 이번 행정명령은 규제 대상을 외국산 대량전력시스템(Bulk power system, 지역 간 전력을 대규모로 주고받는 송전망 설비)으로 확대했다.
FCC 규제와 달리 이미 설치된 장비에 소급 적용도 가능하다. 외국산 대량전력시스템에 원격으로 접근할 수 있는 디지털 백도어가 설치될 수 있어 잠재적 위협이 되며, 미국이 외국산 장비에 계속 의존하는 것은 공급망 취약성을 키운다는 이유다.
규제 대상은 변압기, 캐패시터(축전기), 배터리에너지저장장치(BESS), 무정전전원장치(UPS) 등으로 광범위하다. 지역 배전에 사용되는 시설은 제외되지만, 상호 연결된 송전망을 운영하는 데 필요한 시설과 제어시스템, 69킬로볼트(kV) 이상 송전선은 포함된다.
변전소와 제어실, 발전소에 쓰이는 릴레이·변압기·유틸리티급 인버터·BESS·UPS·발전기와 분산제어시스템까지 대상에 들어간다. 미국 에너지부 장관이 장비 제조사가 위험국가로 지정된 외국 기업에 의해 소유되거나 지배된다고 판단하거나, 해킹 위험 또는 국가안보 위험이 있다고 판단하면 해당 장비의 거래가 금지된다. 위험국가에는 중국, 러시아, 이라크, 베네수엘라 등이 포함될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1기였던 2020년 5월 1일에도 같은 법적 근거로 거의 동일한 내용의 행정명령(13920)을 낸 적이 있다.
김시현 하나증권 연구원은 "이번 행정명령은 규제 대상을 인버터와 배터리, 소프트웨어까지 넓혔고, 기존에 설치된 장비에 대해서도 권고안 마련 수준을 넘어 교체·제거를 명령할 수 있는 권한까지 갖춰 한층 강력해졌다"고 분석했다. 2020년 행정명령은 2021년 1월 바이든 대통령 취임 이후 실질적인 효과 없이 마무리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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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행정명령은 120일 이내 세부 시행규칙이 발표될 예정으로 아직 불확실성이 남아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의 임기가 2년 이상 남아있어 1기 때보다 뚜렷한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는 게 김 연구원의 판단이다. 김 연구원은 "국가안보를 근거로 한 공급망 재편 영역이 국방과 통신을 넘어 전력 인프라까지 점차 확대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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