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종 사건 허위 종결·정보 삭제 논란 계기
이제석 광고연구소, 게릴라 캠페인 진행
실제 촬영 기능 없는 CCTV 모형 설치

시민과 범죄 현장을 감시하던 폐쇄회로(CC)TV가 이번에는 경찰을 향했다. 장기 실종 여성 사건을 허위로 종결하는 등 부실 대응 논란에 휩싸인 제주 경찰을 겨냥해 "국민이 지켜봅니다"라는 메시지를 담은 이색 공익광고가 등장했다.


31일 이제석 광고연구소는 공익광고 전문가 이제석 씨는 전날 제주시 한림읍과 제주서부경찰서 일대에서 CCTV를 활용한 게릴라성 공익캠페인을 진행했다.

장기 실종 여성 사건을 허위로 종결하는 등 부실 대응 논란에 휩싸인 제주 경찰을 겨냥해 "국민이 지켜봅니다"라는 메시지를 담은 이색 공익광고가 등장했다. 유튜브 채널 '이제석의광고아카이브'

장기 실종 여성 사건을 허위로 종결하는 등 부실 대응 논란에 휩싸인 제주 경찰을 겨냥해 "국민이 지켜봅니다"라는 메시지를 담은 이색 공익광고가 등장했다. 유튜브 채널 '이제석의광고아카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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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에는 'CITIZEN(시민)'이라는 문구가 적힌 옷을 입은 여성이 CCTV 너머를 바라보고 그 뒤로 여러 시민이 함께 정면을 응시하는 모습이 담겼다. 광고판 위에는 "국민이 지켜봅니다"라는 문구가 적혔다. 특히 제주서부경찰서 앞에는 실제 CCTV처럼 생긴 모형이 경찰서를 향하도록 설치됐다. 시민을 감시하고 범죄를 예방하기 위한 CCTV의 방향을 반대로 돌려 공권력을 행사하는 경찰 역시 시민의 감시와 견제를 받아야 한다는 의미를 표현한 것이다.

광고에는 "더 큰 힘엔, 더 큰 견제. 국민이 지켜봅니다"라는 문구와 함께 "경찰의 신뢰 회복을 기원합니다"라는 메시지도 담겼다. 이번 캠페인은 지난 5월 실종 신고된 30대 여성 장모 씨 사건을 담당한 경찰관이 사건을 허위로 종결하고 실종자 정보를 경찰 시스템에서 삭제한 사실이 드러난 뒤 경찰의 초동 대응을 둘러싼 비판이 커진 가운데 마련됐다.


경찰의 실종 수사가 제때 이뤄지지 않는 사이 장 씨의 마지막 행적을 확인할 수 있었던 주변 CCTV 영상 상당수도 보존 기간이 지나 사라진 것으로 파악됐다. 결국 장 씨는 실종 104일 만인 지난 24일 제주시 한림읍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장 씨가 머물던 숙소에서 직선거리로 불과 400여m 떨어진 곳이었다.

이제석 광고연구소는 이번 작업에 대해 "특정 개인을 공격하기보다 시스템의 허점과 책임 문제를 풍자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유튜브 채널 '이제석의광고아카이브'

이제석 광고연구소는 이번 작업에 대해 "특정 개인을 공격하기보다 시스템의 허점과 책임 문제를 풍자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유튜브 채널 '이제석의광고아카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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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석 광고연구소는 이번 작업에 대해 "특정 개인을 공격하기보다 시스템의 허점과 책임 문제를 풍자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이 씨는 과거 경찰청 공식 홍보위원으로 활동하며 약 15년간 경찰과 치안 관련 공익캠페인을 진행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이번 캠페인을 통해 "더 큰 권한에는 더 큰 책임과 견제가 따라야 한다"며 경찰이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기를 바란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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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에서도 캠페인의 취지에 공감하며 경찰에 대한 견제와 감시가 필요하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누리꾼들은 "경찰서 내부에도 CCTV를 설치해 국민이 볼 수 있게 하자", "견제가 없는 조직은 나태와 비리로 이어지기 마련이다", "이제 국민도 경찰을 감시해야 한다"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

광고에는 "더 큰 힘엔, 더 큰 견제. 국민이 지켜봅니다"라는 문구와 함께 "경찰의 신뢰 회복을 기원합니다"라는 메시지도 담겼다. 유튜브 채널 '이제석의광고아카이브'

광고에는 "더 큰 힘엔, 더 큰 견제. 국민이 지켜봅니다"라는 문구와 함께 "경찰의 신뢰 회복을 기원합니다"라는 메시지도 담겼다. 유튜브 채널 '이제석의광고아카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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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에서는 이번 사건을 한 경찰관 개인의 일탈로만 볼 것이 아니라 실종 신고의 접수·종결 과정과 내부 감독 체계 전반을 점검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 장 씨 사건 이후 제주도는 공공 CCTV 영상 보존 기간을 기존 30일에서 60일 이상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경찰·소방·해경 등이 참여하는 실종사건 공동 대응체계 구축에 나섰다. 한편 캠페인에 사용된 CCTV는 실제 촬영이나 녹화, 개인정보 수집 기능이 없는 모형이다. 설치물은 일시적인 퍼포먼스 형태로 운영된 뒤 당일 모두 철거됐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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