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점 차 탈락에 "구체적 평가 근거 밝혀라" 요구
의료 격차 해소·갈라진 민심 수습 방안도 제시를

전남광주통합특별시의 최대 현안이었던 국립의과대학 설립 후보지로 순천대학교가 최종 확정됐다. 36년 묵은 지역 숙원 사업의 향방이 단 '1.3점' 차이로 갈리면서, 탈락한 목포 등 서남권의 반발이 들불처럼 번지고 있다.


특히 서남권 민심은 무기력했던 지역 정치권을 향한 뼈아픈 책임론을 제기하는 동시에, 이번 결정을 주도한 민형배 시장의 직접적인 해명과 후속 대책 마련을 강하게 압박하고 나섰다.

민형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이 30일 오후 기자회견에서 국립 의과대학 신설 후보 대학으로 순천대를 추천한다고 발표하고 있다. 송보현 기자

민형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이 30일 오후 기자회견에서 국립 의과대학 신설 후보 대학으로 순천대를 추천한다고 발표하고 있다. 송보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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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존심 아닌 생존권"…서남권 정치권의 '안일한 대응' 후폭풍

300일 국립의대 후보 선정 결과 발표 직후, 목포를 비롯한 서남권 지역사회는 그야말로 '패닉'에 빠졌다. 당락을 가른 점수 차가 불과 1.3점에 불과하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허탈감은 이내 걷잡을 수 없는 분노로 바뀐 모양새다.

지역 민심은 이번 의대 유치를 단순한 자존심 싸움이 아닌 '생존권' 문제로 받아들이고 있다. 서남권 시민단체 관계자는 "전국 유인도서의 41%가 밀집한 가장 열악한 의료 사각지대가 또다시 철저히 방치됐다"며 "응급 상황에서 3시간 이내에 상급종합병원을 찾지 못해 발을 구르던 36년의 세월과 지역민의 생명권이 결국 외면받은 것"이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무엇보다 서남권 주민들의 분노가 매섭게 향하는 곳은 지역 정치권의 '안일한 대응'이다. 국립의대 유치는 30여 년 전 목포대가 지역 의료 인프라 개선을 명분으로 가장 먼저 불을 지핀 사안이다. 당초 '원조' 격인 목포대의 유치 가능성이 높게 점쳐졌으나, 막판 동부권의 무서운 총력전에 속수무책으로 밀렸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지역 정가에 따르면 동부권은 정치권과 시민단체가 똘똘 뭉쳐 일찌감치 배수의 진을 쳤다. 손훈모 순천시장과 김문수 국회의원, 유영철 순천시의회 의장 등은 폭우를 뚫고 '삼보일배' 거리 가두행진에 나섰고, 주요 인사들의 삭발식, 치밀한 언론플레이, 시민단체의 대규모 장외 투쟁까지 동원하며 여론전을 주도했다.


반면 목포권 정치인들은 '30년 기득권'과 당위성에만 안주한 채, 각자 보도자료를 배포하거나 개인 SNS에 "목포대 유치를 바란다"는 형식적인 메시지만 적어내는 수준의 '안방 정치'에 머물렀다. 절박함과 읍소 전략에서 완패했다는 쓰라린 평가가 터져 나오는 대목이다.

들끓는 지역 여론…"민형배 시장이 직접 답하라"

결정의 절차적 정당성을 따져 묻는 여론의 공세도 본격화하고 있다. 지역사회는 민형배 시장이 탈락 지역민들 앞에 직접 나서 해명해야 할 '5대 쟁점'을 조목조목 제시하며 공개 답변을 요구했다.


무엇보다 불과 한 달 전 통합특별시 인수위 시절 거론됐던 이른바 '의대·본부 목포, 병원 순천' 구상이 돌연 전면 백지화된 명확한 배경부터 밝히라고 압박했다. 아울러 당락을 가른 '1.3점'의 맹점을 파고들며, 특히 교원 확보 계획에서 벌어진 1.17점 차이의 세부 평가지침과 평가위원별 채점표 등 객관적이고 투명한 평가 근거를 낱낱이 공개할 것을 촉구했다.


의대 유치 무산으로 걷잡을 수 없이 벌어질 서남권의 의료 격차 해소 방안도 도마 위에 올랐다. 지역민들은 단순히 탈락 지역을 달래기 위한 위로 차원을 넘어, 서남권의 무너진 공공·필수의료를 확충하기 위해 정부를 상대로 어떤 파격적인 국가 지원 계획을 요구할 것인지 '대정부 별도 요구안'을 구체적으로 제시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나아가 이번 쟁탈전으로 두 쪽이 난 지역 민심을 어떻게 수습할 것인지 민형배 시장의 책임 있는 결단을 요구했다. 서남권의 팽배한 상실감을 치유하고, 320만 통합특별시 전체의 힘을 하나로 모아낼 시장 차원의 명확한 정무적 로드맵을 공개하라고 직격한 것이다.


한편, 국립의대를 품에 안은 순천 측은 승자의 여유보다는 '낮은 자세'를 취하며 상생을 강조하고 나섰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의회 순천 출신 의원들은 입장문을 통해 "끝까지 함께 경쟁한 목포대와 서부권 주민들의 간절함 역시 다르지 않았음을 알기에 깊은 존중과 위로를 전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제 소모적인 경쟁은 여기까지여야 한다"며 "의대 신설의 성과가 특정 지역의 전유물이 아닌, 특별시민 모두의 의료환경 개선으로 이어지도록 상생 방안을 반드시 이행하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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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보 대학 선정이라는 1차 관문은 넘었지만, 통합특별시 앞에는 갈라진 지역 민심 봉합이라는 무거운 과제가 남겨졌다. 탈락 지역의 상실감을 달랠 대학병원급 중증진료 거점 병원 신설 등 '당근책'이 절실해진 가운데, 지역 내 짙은 갈등을 수습할 민형배 시장의 정무적 리더십이 본격적인 시험대에 올랐다.


호남취재본부 이준경 기자 lejkg1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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