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4억, 올 상반기 265억 껑충
'AI경량화' 노타 원금대비 65배 회수
넥스아이 등 IPO 대기…3250억 AI펀드도
2024년 스톤브릿지벤처스가 거둔 성과보수는 1억4000만원이었다. 시장이 위축된 상황에서도 성과보수를 끊기지 않고 만들어냈다는 점은 평가받을 만했지만, 전년(15억원) 대비 초라한 숫자였다. 성과보수 보릿고개는 오래가지 않았다. 올해 상반기 기준 이 숫자는 265억원으로 급등했다. 1분기 129억원, 2분기 136억원이다. 상반기 영업수익 346억원의 77%가 성과보수에서 나왔다. 영업이익 170억원, 당기순이익 140억원으로 반기 기준 역대 최대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견주면 영업수익은 4배, 영업이익은 7배 넘게 늘었다.
벤처캐피탈(VC)의 수익은 크게 관리보수와 성과보수로 나뉜다. 관리보수는 펀드를 굴리는 대가로 매년 받는 돈이다. 결성 초기에는 약정총액의 연 2% 안팎을, 투자 기간이 지나면 투자 잔액을 기준으로 매긴다. 펀드 규모가 정해지면 들어오는 액수도 대체로 정해진다. 성과보수는 펀드 수익률이 출자자(LP)와 약정한 기준수익률을 넘어섰을 때 그 초과분의 20% 안팎을 운용사가 가져가는 몫이다.
올해 상반기 265억원의 '대박'을 만든 것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어진 회수다. 인공지능(AI) 모델 경량화 기업 노타에서 최초 투자 원금 대비 멀티플 65배, 보안기업 에스투더블유(S2W)에서 21배를 거뒀다. 지난해 12월 상장한 의료기기 기업 리브스메드는 단계적 매각에 들어갔다.
리브스메드 9년…묵힌 포트폴리오가 터졌다
이번에 회수한 기업들은 의료기기와 AI, 반도체, 광학에 걸쳐 있다. 유승운 스톤브릿지벤처스 대표는 "생각보다 트렌드는 빨리 지나갈 수도 있고 늦게 올 수도 있다"며 "포트폴리오를 다양하고 넓게 구성하는 것이 맞다고 보고 이를 지향하고 있다"고 말했다. 투자팀도 배경이 다른 인력으로 짰다. 시니어 한 명과 주니어 한 명이 팀을 이뤄 투자를 진행한다.
노타에 처음 들어간 것은 2019년이다. 기업가치 75억원이던 회사에 15억원을 단독으로 넣었고, 이후 네 차례에 걸쳐 105억원까지 늘렸다. 노타는 지난해 11월 코스닥에 상장했다. 공모가는 9100원이었다. 스톤브릿지벤처스는 상장 직후 보유 주식 일부를 팔아 최초 투자 원금 대비 65배를 회수했다.
리브스메드는 더 길다. 2016년 기업가치 326억원일 때 처음 투자했고 2015KIF-스톤브릿지IT전문투자조합, 스톤브릿지이노베이션쿼터투자조합, 2019KIF-스톤브릿지혁신기술성장TCB투자조합, 스톤브릿지DX사업재편 투자조합 네 개 펀드로 나눠 자금을 넣었다. 상장 직전 지분율 13.12%로 재무적투자자(FI) 가운데 가장 많았다. 첫 투자에서 상장까지 9년이 걸렸다. 리브스메드는 지난해 12월 24일 코스닥에 상장했고 공모가 기준 기업가치는 1조4000억원이었다. 스톤브릿지벤처스는 올해 1월 41만4690주를 팔아 240억원을 회수했다.
같은 시기 광학기업 그린광학에서 5배를 거뒀다. 앞서 반도체 설계자산(IP) 기업 오픈엣지테크놀로지에서는 5년 만에 4.7배, 순내부수익률(Net IRR) 56.5%를 기록했다. 2014년 투자한 머신비전 기업 수아랩은 2019년 미국 코그넥스에 약 2300억원에 팔렸다. 상장이 아닌 인수합병(M&A)으로 돌아온 회수다.
하반기에도 회수 일정이 남아 있다. 인제니아테라퓨틱스가 지난 18일, 니어스랩이 24일 코스닥에 상장했다. 넥스아이와 아델은 지난달 22일 한국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했고, 올거나이즈는 도쿄증권거래소에 상장심사를 청구했다. 2016년 스타일쉐어 투자로 확보한 무신사 지분도 남아 있다. 무신사는 2021년 스타일쉐어를 인수했고 현재 기업공개(IPO)를 추진하고 있다.
스톤브릿지벤처스의 미래 산업을 주도할 기업 발굴은 계속되고 있다. 스톤브릿지벤처스는 최근 경량 태양광 기업 솔라스틱과 AI 기반 신원 인증 플랫폼 기업 아르고스 아이덴티티에 각각 프리A 라운드 투자를 진행했다. 이 밖에도 시드·시리즈A 투자를 진행한 AI 인프라 기업 망고부스트는 글로벌 반도체 기업 AMD와 협력관계를 맺고 시리즈B 투자 유치를 준비하는 등 순항하고 있다.
AUM 1조7198억…'상장사 숙명' 실적, 멀티 빈티지로 관리
스톤브릿지벤처스는 7월 3250억원 규모의 '스톤브릿지AI글로벌투자조합' 결성을 마무리했다. 행정적 편의를 위해 2250억8000만원 규모 펀드와 999억2000만원 규모 펀드 두 개를 함께 운용하는 병행 펀드로 결성했다. 주목적 투자 분야는 AI 인프라·모델·응용, AI 전환(AX) 등 인공지능과 관련된 전 분야로 투자금액의 60%를 할당한다. 앞서 리브스메드, 노타, S2W, 홀리데이로보틱스 등의 투자·회수를 주도했던 최동열 투자부문대표가 대표펀드매니저를 맡는다.
유 대표는 "3250억원은 작지 않은 규모의 펀딩이기 때문에 특정 분야에 치우치지 않고 AI가 접목돼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는 기업이라면 투자하려고 한다"며 "병행펀드로 조성됐지만 하나의 기업에 투자가 들어가면 두 펀드의 규모에 비례해서 똑같이 투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근 결성된 펀드를 포함해 7월 말 기준 스톤브릿지벤처스의 운용자산(AUM)은 1조7198억원, 누적 AUM은 1조9553억원 수준이다. 청산 이력도 잘 갖춰진 편이다. 스톤브릿지성장디딤돌투자조합(2022년 청산)과 미래창조네이버-스톤브릿지초기기업투자조합(2021년 청산)은 각각 37.90%, 33.30%의 순내부수익률(Net IRR)을 기록했다. 10개의 펀드 중 4개의 펀드를 제외한 모든 펀드는 두자릿 수의 순내부수익률을 기록했다.
스톤브릿지벤처스는 딜 소싱, 펀드 결성 외 실적 관리를 통한 주주 신뢰 확보에도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2015년부터 다양한 연도에 펀드를 분산 결성하는 멀티 빈티지 펀드 구조를 만들어, 시차를 두고 꾸준히 펀드 회수가 가능하도록 해왔다. 스타트업 투자 초기부터 IPO까지 걸리는 기간은 평균 13년, VC의 펀드 평균 운용 기간은 7~8년 정도인 점을 고려할 때 회수 혹은 펀드 청산 기간에 따라 실적 변동성이 큰 VC의 특징을 보완하는 역할을 한다.
유 대표는 "1년 반에서 2년 정도를 주기로 꾸준하게 펀드를 만들어왔고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때도 회수 시기를 분산해 투자해 매년 어느 정도의 회수가 될 수 있도록 하고 있다"며 "예측 가능하고 건강한 기업의 모습을 보이기 위해 안정적인 회수 기반을 갖춰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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