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북·구로·강서·서대문구 10%대 상승
중·관악·노원·동대문·영등포구도 '10% 클럽' 곧 합류
중소형 면적 신고가 이어져
30대 매수 비중 42%로 늘어

올 들어 8월 마지막주까지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4곳의 아파트값 누적 상승률이 10%를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송파구 한 곳뿐이었다. 과거 강남권에 집중됐던 상승 불길이 서울 동북, 서북, 서남권으로 단번에 옮겨붙는 양상이다.


강남 집값 누르니 10% 이상 오른 비강남 자치구 급증…15억 '키 맞추기'[부동산Ato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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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한국부동산원이 최근 발표한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올해 서울에서 매매가격 누적 상승률이 10%를 넘긴 자치구는 성북(12.44%), 구로(10.24%), 강서(10.10%), 서대문(10.02%) 4곳이다. 이들 지역의 집값 평균 상승률은 지난해 1.88%에서 올해 10.70%로 높아졌다. 중구, 관악구, 노원구, 동대문구, 영등포구도 9%대 후반을 기록하며 10% 돌파를 눈앞에 뒀다. 반면 고가 주택이 밀집한 강남 3구의 평균 상승률은 10.77%에서 3.45%로 낮아졌다.

상승률이 10%를 넘어서는 현상이 확산하는 건 매물 부족과 대출 규제 여파로 분석된다. 중저가 단지가 밀집한 지역에서는 주택담보대출을 최대로 받을 수 있는 15억원 안팎에서 연일 최고가를 새로 쓰고 있다. 성북구 길음뉴타운8단지래미안 59㎡는 지난 6월 최고가인 14억원(5층)을 찍었다. 지난해 내내 10억원 이하였으나 반년 새 15억원 턱밑까지 올랐다. 이 단지 84㎡는 지난달 29일 15억9000만원(8층)에 팔렸다. 작년 말 12억3000만원(8층)에 거래된 평형이다. 7개월 만에 3억6000만원 급등했다.


서남권 외곽 지역 실거래가도 오름세다. 상승률 2위 구로구의 신도림4차e편한세상 84㎡는 지난 6월 최고가인 18억9000만원(7층)에 매매계약을 체결했다. 7개월 만에 7000만원 올랐다. 상승률 3위 강서구의 우장산아이파크e편한세상의 경우 이달 7일 59㎡ 물건이 14억5500만원(16층)에 거래되며 최고가를 찍었고, 지난 8일 84㎡가 16억3000만원(17층)으로 최고가를 경신했다. 각각 일주일, 한 달 만에 5000만원 뛰었다.

상승률 10% 선에 다가선 관악구에서도 중소형을 중심으로 가격이 올랐다. 봉천동 e편한세상서울대입구 59㎡는 지난 5월 12일 14억5000만원(7층)에 매매됐다. 작년 10억원을 맴돌던 가격이 올해 들어 15억원에 다가섰다. 이 단지 84㎡는 지난 6월 16억6500만원(11층)에 거래되며 최고가를 경신했다. 작년 상반기 11억원에서 12억원 선에 거래되던 평형이다.


강남 집값 누르니 10% 이상 오른 비강남 자치구 급증…15억 '키 맞추기'[부동산AtoZ] 원본보기 아이콘

일선 중개업소들은 대출 한도가 가격 상단을 정하는 '키 맞추기' 장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수도권 주택담보대출은 집값 15억원까지 6억원, 15억원을 넘으면 4억원으로 한도가 줄어든다. 아파트값이 오른 동네는 이 선 아래에 몰려 있다.


성북구 길음동 길음뉴타운 한 중개업소 대표는 "여기는 10억원에서 12억원 주택이 주력이었다"며 "15억원까지는 대출 규제를 덜 받으니 그 선까지는 올려도 되겠다는 심리가 집주인들에게 생긴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사 갈 상급지가 너무 뛰었다며 호가를 올리기도 한다"고 했다.


노원구 상계동 한 중개업소 대표는 "1, 2층 매물도 집주인들이 15억원 16억원씩 부르면서 34평 호가가 45평과 가격이 똑같아졌다"며 "대출이 쉬운 중형 평수로만 수요가 집중되다 보니 벌어지는 기현상"이라고 했다.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 전경. 윤동주 기자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 전경. 윤동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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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악구 봉천동 e편한세상서울대입구 인근 한 중개업소 대표는 "최근 매수자는 1980년대 후반생 등 젊은 층이 많고 주담대를 최대한도인 6억원 꽉 채워 받은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2021년 고점 이후 2023년 9억원대까지 내려갔던 가격이 16억원대까지 급등했다"며 "가격이 롤러코스터를 타다 보니 '지금 안 사면 더 오를지 모른다'는 조급함에 젊은 층이 일단 뛰어들고 있다"고 했다.


관악구 또 다른 중개업소 대표는 "주인이 들어오겠다고 해 집을 비워야 하는데 주변에 전세가 없어 대출받아 아예 집을 산 세입자도 꽤 있었다"며 "이런 걸 우리끼리 '강제 매수'라고 불렀다"고 했다. 그는 이어 "2호선 역세권에 삼성전자 셔틀버스까지 오가는 출퇴근 여건을 포기 못 하니, 차라리 무리해서라도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로 집을 사는 것"이라고 했다.


실제로 매수세 중심에는 30대가 있다. 한국부동산원 연령별 매입 통계를 보면 30대의 서울 아파트 매수 비중은 올해 1월 37.7%에서 2월 40.7%를 기록하며 40% 선을 넘었다. 지난 4월에는 45.9%까지 치솟았고 이후 40%대를 유지하고 있다. 30대는 자금 조달 시 대출 의존도가 가장 높은 연령층이다.


전문가들은 15억원에 묶인 대출 한도와 30대 실수요층의 쏠림 현상이 맞물려 외곽 지역의 집값 변동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한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지난해 강남과 한강변이 크게 오를 때 상대적으로 덜 올랐던 지역들이 올해 따라붙는 모습"이라며 "전세 매물 부족, 전세의 월세화 현상이 동시에 진행되면서 임대차 수요가 많은 비강남권을 중심으로 30대의 포모(FOMO·소외되는 것에 대한 두려움) 수요를 자극했다"고 말했다. 이어 "분양가도 크게 올라 차라리 구축이라도 사자는 심리가 대출이 용이한 15억원 이하 단지들로 쏠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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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무 한양대 교수는 "고가 주택이 밀집한 강남 쪽 가격을 억누르면 그 수요가 외곽으로 퍼져나가는 풍선효과가 반복된다"며 "노무현 정부나 문재인 정부 때 경험했던 노도강(노원·도봉·강북) 급등 현상과 동일한 궤적"이라고 했다. 이어 "정부 말기에 벌어져야 할 현상이 초반에 터져 나온 점이 상당한 부담 요인"이라고 했다.


강남 집값 누르니 10% 이상 오른 비강남 자치구 급증…15억 '키 맞추기'[부동산AtoZ] 원본보기 아이콘

최서윤 기자 s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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