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이 오세훈 서울시장을 향해 500세대 이하 소규모 정비사업의 정비구역 지정 권한을 자치구로 이양하는 데 협조하라고 재차 촉구했다.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이 2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2027년 예산안 당정 협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국회 이광재 예결위원장, 박 장관, 더불어민주당 한병도 원내대표. 2026.8.25 연합뉴스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이 2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2027년 예산안 당정 협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국회 이광재 예결위원장, 박 장관, 더불어민주당 한병도 원내대표. 2026.8.25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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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장관은 30일 오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공급 확대, 오세훈 시장의 응답만 남았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오 시장을 다시 압박했다. 앞서 용적률 올려달라기 전에 서울시 권한부터 활용하라는 내용에 이어 나온 추가 입장이다.


박 장관은 "오세훈 시장은 정부가 공급을 가로막고 있던 규제를 풀어야 한다고 일관되게 주장하고 있지만 정작 정부 대책에는 그 요구가 상당 부분 담겼다"고 반박하고 "대책을 제대로 살펴보지도 않고 같은 주장을 반복하는 것이라면 자다 봉창 두드리는 소리이고, 알고도 외면하는 것이라면 악의적인 정치 공세"라고 주장했다.

박 장관은 "최근 정부 대책에는 이주비 대출 규제를 개선하고, 공공기여로 공급되는 임대주택의 인수가격을 기본형건축비의 80%에서 100%로 상향하는 등 정비사업의 사업성을 높이고 착공을 앞당기기 위한 조치가 포함됐다"면서 "정부 내 논의 과정에서 제가 강력하게 주장했던 내용들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500세대 이하 소규모 정비사업의 정비구역 지정 권한을 자치구로 이양하는 방안 역시 자신이 오랫동안 필요성을 강조해온 것"이라면서 "그러나 오 시장은 국무회의 때 대통령의 면전에서 난개발과 행정 혼선을 이유로 반대했다"고 지적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26일 서울 모처의 한 식당에서 용산공원을 활용한 주택 공급 등 서울 주택 문제를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과 협의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2026.8.26 연합뉴스

오세훈 서울시장이 26일 서울 모처의 한 식당에서 용산공원을 활용한 주택 공급 등 서울 주택 문제를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과 협의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2026.8.26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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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는 500세대 이하 정비사업이 진행중인 곳이 193곳이라고 밝힌 가운데 정비구역 지정 단계에 이른 것은 31곳, 16%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이에 대해 박 장관은 "서울시는 정비사업 절차에서 핵심인 정비구역 지정 관련 심의와 통합심의 권한을 틀어쥐고 있고, 정비계획의 기본방향, 도시계획 결정, 사업시기 조정 등에 깊이 관여하고 있다"면서 "사업의 속도가 더디다면 그 책임을 서울시에 먼저 물을 수 밖에 없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오세훈 시장이 공급을 하루라도 앞당겨야 한다는 뜻이 있다면 이런 더딘 심의 과정의 속도를 올릴 수 있도록 협조하는 것이 마땅하지 않겠는가"라고 따졌다.


박 장관은 "정부는 규제를 풀고 금융 부담을 낮추는 한편, 정비사업이 실제 현장에서 신속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하고 있다. 그 과정에서 서울시가 요구해온 과제들도 상당 부분 반영했다"면서 "이제 오세훈 시장이 응답할 차례다. 정부가 하는 일은 막무가내로 반대하면서 서울시의 권한 사수에만 몰두한다면 정략적인 공급회피와 묻지마식 기득권 수호라고 볼 수 밖에 없다. 그것이 아니라면 정부의 대책에 협조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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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앞서 박 장관은 같은날 '오세훈 시장은 서울시가 할 수 있는 일부터 하십시오'라는 글에서 오 시장이 중앙정부에 용적률 상향과 공공기여율 조정을 요구하기에 앞서 현행 제도 안에서 서울시가 가진 권한부터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서울의 주택 공급이 절실하다면 서울시는 정비사업에서 현행 법적상한용적률을 얼마나 적극적으로 적용해왔는지, 공공주택 부담비율을 어떻게 운영해왔는지부터 시민들에게 설명해야 한다"면서 "서울시가 현재 제도 안에서 할 수 있는 일은 하지 않은 채 모든 문제를 중앙정부의 법과 제도 탓으로 돌린다면 시민들은 납득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미래세대를 위한 용산의 주택 공급은 막무가내로 반대하면서 내놓은 대안이 실행 가능성조차 담보되지 않은 탄천물재생센터 이전부지라는 점은 오 시장의 서울 주택 문제 해결 의지를 의심하게 한다"고 덧붙였다.


이경호 기자 gungh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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