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외국 구조대 조율 실패 경험
지진 이후 취약계층 노린 인신매매도 급증

히말라야 산악지대에서 발생한 기록적인 폭우와 빙하 붕괴로 대규모 인명 피해가 발생한 가운데, 네팔 정부가 해외 구조대의 직접 파견을 거부했던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앞서 26일(현지시간) 네팔과 중국 티베트 접경지역에서 빙하와 암석이 무너지면서 대규모 토석류와 홍수가 발생했다. 보테코시강과 트리슐리강 일대가 큰 피해를 입었고 마을과 도로, 교량, 수력발전시설 등이 잇따라 파괴됐다.

홍수·산사태 구조 작업이 이어지고 있는 28일 네팔 카트만두 트리부반 국제공항에서 헬기가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홍수·산사태 구조 작업이 이어지고 있는 28일 네팔 카트만두 트리부반 국제공항에서 헬기가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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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인도와 중국을 비롯해 여러 국가가 구조대와 장비를 보내겠다고 제안했으나, 네팔 정부는 초기에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네팔 외교부는 자국군과 경찰 등 보안기관이 수색·구조를 담당할 수 있으며 현재로서는 외국 구조대가 필요하지 않다는 입장을 밝혔다. 대신 재정 지원과 구호물자, 전문적인 기술 지원 등은 받아들이는 방향으로 대응했다.


그러나 피해 규모가 커지면서 네팔 정부의 입장에도 변화가 나타났다. 29일 카트만두 포스트 등 네팔 현지 매체들은 네팔 당국이 수력발전소 터널 내부 진입 수색, 유전자 정보(DNA) 분석, 법의학 조사 등 3대 특화 영역에 국한해 해외 지원을 받아들이기로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29일(현지시간) 네팔 비두르에서 한국남동발전과 두산에너빌리티가 건설하던 수력 발전소로 가는 도로를 네팔 군인들을 비롯한 관계자들이 복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29일(현지시간) 네팔 비두르에서 한국남동발전과 두산에너빌리티가 건설하던 수력 발전소로 가는 도로를 네팔 군인들을 비롯한 관계자들이 복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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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팔 정부가 초기에 국제사회의 지원을 거부한 이유는 11년 전 대지진 당시의 경험 때문이다. 2015년 4월 네팔에서 규모 7.8의 강진이 발생했고, 당시 국제사회는 구조대와 의료진, 구호단체 등을 파견했지만, 현지에서 각국 인력과 장비의 효과적인 조율에 상당한 어려움이 발생했다. 네팔 정부는 이번에는 같은 상황이 반복되는 것을 피하고 자국의 지휘체계 아래 구조작업을 진행하겠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29일(현지시간) 네팔 비두르 트리슐리 군사기지 앞에서 두산에너빌리티 소속 네팔인 작업자를 찾는 전달지를 든 시민이 눈물을 보이고 있다. 이날 트리슐리 군사기지에서는 실종자 수색을 위한 헬기 이착륙이 이어졌다. 연합뉴스

29일(현지시간) 네팔 비두르 트리슐리 군사기지 앞에서 두산에너빌리티 소속 네팔인 작업자를 찾는 전달지를 든 시민이 눈물을 보이고 있다. 이날 트리슐리 군사기지에서는 실종자 수색을 위한 헬기 이착륙이 이어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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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네팔 정부가 공식적인 거부 사유로 밝히지는 않았으나, 여성과 아동 등 취약계층이 인신매매 조직의 표적이 됐던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대규모 사망과 이재민 발생으로 가족과 지역 공동체가 붕괴하면서, 당시 국제기구와 인권단체들은 부모를 잃거나 집과 생계 기반을 잃은 아동들이 노동이나 성착취 목적으로 국경을 넘어 팔려갈 위험이 커졌다고 경고했다. 실제 인도-네팔 국경을 담당하는 인도 국경수비대 자료에서도 인신매매 피해자 적발 사례가 2014년 33건에서 2015년 336건, 2016년 501건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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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홍수 이후에도 부모나 보호자를 잃은 어린이와 집을 잃고 이동하는 주민들이 인신매매 범죄에 노출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유엔여성기구(UN Women)는 수해 집중지인 라수와와 누와콧에서 여성과 여아 약 15만7050명이 침수 피해를 겪으며 성폭력과 노동 착취, 인신매매 위협에 고스란히 노출됐다고 집계했다.

네팔 비두르 대홍수로 인해 무너진 언덕 인근에서 주민들이 오토바이를 이용해 진흙이 가득한 도로를 지나고 있다. 연합뉴스

네팔 비두르 대홍수로 인해 무너진 언덕 인근에서 주민들이 오토바이를 이용해 진흙이 가득한 도로를 지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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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아이티에서 지진이 발생했을 당시에도 인신매매 범죄가 급증했으며, 특히 아동과 여성이 취약했던 것으로 조사된 바 있다.


최승우 기자 loonytun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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