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주담대 연체·경매 증가 직접 거론
"부동산 투기 관심 가진 분 유의해야"
서울·수도권 조기 대량 공급 의지
500세대 이하 구청장 인허가권 부여 추진
집값 폭락 땐 공공이 대량 매입하는 안전판
당정청, 엇박자 비판엔 반박…'조용한 개혁' 강조
이재명 대통령이 30일 "망국적 부동산 투기를 무슨 수를 써서라도 반드시 타파하겠다"며 금융·세제 개혁과 서울·수도권 주택 조기 대량 공급에 국가 역량을 총동원하겠다고 밝혔다. 공급 확대와 투기수요 억제로 집값 상승 압력을 낮추되 시장이 반대로 급락할 경우에는 공공이 주택을 대량 매입하는 '하방 안전판'도 준비하겠다고 했다. 아울러 개혁을 둘러싼 불필요한 갈등을 키우기보다 "조용히 신속하게" 성과를 내겠다는 집권 2년 차 국정운영 기조도 함께 제시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28일 청와대에서 열린 '청년예산 언박싱 2027' 행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번 행사는 내년도 정부 예산안 발표에 앞서 청년 예산과 주요 사업을 설명하기 위해 마련됐다. 2026.8.28 연합뉴스
이 대통령은 이날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장문의 글을 통해 "투기를 부추기는 것으로 드러난 불공정하고 불합리한 조세제도를 조세 정의 차원에서라도 반드시 시정하겠다"면서 이같이 언급했다. 이어 "나라의 미래와 다음 세대의 희망을 위해서는 부동산 투기 폭탄 돌리기와 잃어버린 30년의 위험을 반드시 제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정부의 부동산 세제개편 방향을 놓고 민주당에서는 비거주 1주택자의 '부득이한 비거주 사유'를 폭넓게 인정해야 한다는 등 보완 요구가 이어지고 있다. 당정도 세부 기준을 추가로 들여다보고 있지만, 이 대통령이 이날 '불공정·불합리한 조세제도 시정'을 거듭 천명하면서 세부적인 보완과 별개로 투기 억제를 위한 세제개혁의 원칙 자체는 유지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은 공급 정책과 관련해 "정부는 금융, 세제 개혁은 물론이고 주택 공급물량 확대와 신속한 공급에 국가 역량을 총동원할 것"이라며 특히 "서울·수도권의 주택 조기 대량 공급은 양수겸장 정책이라 반드시 시행한다"고 못 박았다.
서울의 인허가 병목을 뚫기 위한 권한 조정도 예고했다. 이 대통령은 "수도권, 특히 서울은 2022년부터 3년 이상 주택 인허가와 착공이 급감했다"며 "구청장에게 500세대 이하 규모 인허가권을 부여하는 등 조기 인허가와 착공에 각종 인센티브를 최대한 부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토교통부에는 공급 담당 인력을 늘리고 규모가 작더라도 가용 택지를 최대한 추가로 발굴하도록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주택 공급을 한 채라도 더 늘리는 것이 실효적 주택정책인 동시에 수억원대 일자리·복지정책임을 부처에 주지시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의 표현을 인용해 "'공급 못 해 미친' 것처럼 최대한 신속하게 공급을 늘려나갈 것"이라며 "국무총리가 매일 진척 상황을 점검하고 청와대도 함께 정기점검을 실시 중"이라고 밝혔다.
부동산 투기시장에는 경고의 메시지를 내놨다. 이 대통령은 "부동산 투기에 관심을 가진 분들은 언론 기사에 나온 '내년 1분기 한은 금리 3.5% 예상' 부분에 특히 유의해야 한다"며 "금리는 정부가 관여하지 않으며 관여도 못 하게 돼 있지만 금리 정상화를 가로막던 저성장이 신속하게 극복되고 있는 상황 등을 감안해야 한다"고 썼다. 이어 "한 가지 더 유의할 점은 주택담보대출 연체와 경매 물건이 많이 늘고 있다는 점"이라며 "낙찰률도 관심을 가져 보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최근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투기시장이 다시 들썩이고 있는 점을 지목한 것으로 보인다.
최근 정부가 가계대출 관리를 강화하면서도 전체 정책금융 규모를 확대하자 제기된 '정책 엇박자' 비판에도 직접 반박했다. 이 대통령은 "주택 공급 증가를 위한 금융 확대, 청년 등 실수요자를 위한 대출 증액은 유효하고 해야 할 핀셋 정책"이라고 말했다. 주택을 사려는 수요에 공급되는 자금과 주택을 새로 짓기 위한 공급자 금융을 동일하게 '대출 증가'로 묶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이 대통령은 "주택 공급을 늘리는 금융도 있고 주택 수요를 늘리는 금융도 있는데 '대출 증가=수요 증가=집값 상승'밖에 모르고 하는 말"이라고 비판하면서 일부 보도에 대해서는 "양측 면을 다 알면서도 일부러 국민을 선동하고 정부를 공격하기 위해 그러는 경우도 있을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수도권 집중을 완화하는 구조적 처방도 병행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주택가격 상승의 근본 원인인 수도권 집중 완화에도 주력하겠다"며 국가기관 조기 세종 이전과 행정수도 신속 건설, 최대 규모의 공공기관 지방 이전, 3대 메가프로젝트와 7대 씨드정책의 조기 실현 등을 열거했다.
이날 메시지에서 새롭게 주목되는 부분은 집값 상승뿐 아니라 '폭락'에도 대비하겠다고 밝힌 대목이다. 이 대통령은 "정부는 조기 대량 공급, 투기수요 억제, 고금리에 의한 대출 연체와 경매 폭증 등으로 주택가격이 폭락할 경우에 대비해 공공주택 보유용으로 일정 기준 이하의 주택을 대량 매입하는 시스템을 준비하도록 지시했다"고 밝혔다.
정부 정책으로 투기 기대와 가격 상승을 억제하면서도 공급 확대와 고금리, 경매 증가 등이 맞물려 시장이 급격히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는 상황까지 대비하겠다는 의미다. 집값 상승은 억제하되 급격한 가격 붕괴와 이에 따른 금융·실물경제 충격 역시 막겠다는 '양방향 시장 안정' 구상으로 읽힌다.
이 대통령은 이 같은 부동산 개혁을 추진하는 방식과 관련해서는 '조용한 개혁'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세제개혁, 부동산개혁, 의료개혁처럼 기존 제도와 관행을 바꾸는 개혁은 기존 시스템에 따른 기득권을 잃는 사람들의 불안, 고통, 저항 때문에 혁명보다 어렵다고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민에게 이미 위임받은 권력으로 국민과 국가에 필요한 개혁을 조용히 신속하게 해 나가면 될 일"이라며 "개혁의지와 개혁성과를 과시하거나 굳이 소리 높여 외침으로써 기득권의 불안과 저항 의지를 강화시킬 필요는 없다"고 했다. 특히 "주장은 권력을 가지려고 도전하는 자의 몫이고, 이미 권력을 쟁취한 자의 몫은 실천과 성과"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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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통령은 "누가 국민의 더 나은 삶, 민생을 실질적으로 만들어 냈는가, 만들어 낼 수 있는가로 정치집단에 대한 국민의 신임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며 "온갖 비정상을 극복하고 젠슨 황 대표의 말처럼 코리아 황금시대를 만드는 대체불가 대한민국을 향해 함께 나아가자"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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