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산악 빙하 약 9만5000개…매년 손실
전문가 “고산 빙하는 시한폭탄과 마찬가지”
홍수·산사태 외 식수·농업용수 부족 문제까지

네팔과 중국 접경 지역을 덮친 대규모 홍수로 고산지대의 빙하 붕괴 위험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기후변화로 빙하가 빠르게 녹으면서 거대한 빙하호가 만들어지고 있으며, 이 호수가 붕괴할 경우 대규모 홍수와 산사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문가 경고가 나왔다.


28일(현지시간) 미국 CNN은 아시아 산악지대에 약 9만5000개의 빙하가 있으며, 전체 면적은 한국과 비슷한 규모라는 콜로라도주립대 댄 맥그래스 지구과학과 교수의 말을 보도했다.

대규모 ‘빙하 호수 쓰나미’ 피해를 입은 네팔 비두르의 건물들이 토사에 묻혀 있다. 연합뉴스

대규모 ‘빙하 호수 쓰나미’ 피해를 입은 네팔 비두르의 건물들이 토사에 묻혀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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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그래스 교수는 "이 빙하들이 매우 빠른 속도로 질량을 잃고 있다"며 매년 녹아내리는 빙하의 양이 뉴욕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 높이인 약 381m까지 도시를 물에 잠길 수 있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26일 네팔과 중국 티베트자치구 접경 지역에서는 물과 진흙, 암석이 뒤섞인 급류가 트리슐리강 일대를 덮치면서 주택과 도로, 교량 등이 파괴됐다. 정확한 원인은 조사 중이지만 전문가들은 기온 상승으로 빙하와 주변 산악지형이 불안정해진 것이 재난 위험을 키우는 요인이라고 지적한다.

네팔 등 히말라야 지역을 연구해온 제이슨 굴리 사우스플로리다대 교수는 최근 뉴욕타임스(NYT) 기고에서 고산 빙하를 '시한폭탄'에 비유했다. 온난화로 빙하가 녹으면 움푹한 지형에 물이 고여 거대한 빙하호가 만들어지고, 둑 역할을 하던 얼음이나 암석이 무너질 경우 대량의 물이 하류로 쏟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국제통합산악개발센터(ICIMOD)에 따르면 힌두쿠시-히말라야 지역에는 3000㎡ 이상의 빙하호가 2만5000개 이상 분포한다. 1만㎡ 이상 빙하호도 2000년 2306개에서 2020년 4420개로 약 2배 증가했다. 이 가운데 상당수는 붕괴 위험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대규모 ‘빙하 호수 쓰나미’ 피해를 입은 네팔 비두르에서 트럭이 토사에 묻혀 있다. 연합뉴스

대규모 ‘빙하 호수 쓰나미’ 피해를 입은 네팔 비두르에서 트럭이 토사에 묻혀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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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같은 위험은 이미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2023년 인도 시킴에서는 사우스 로낙 빙하호가 붕괴하면서 약 5000만t의 물이 쏟아져 55명이 숨지고 74명이 실종됐다. 지난해에도 네팔과 티베트에서 빙하호와 관련한 홍수로 인명 및 시설 피해가 발생했다.


또한 빙하가 사라지면 홍수와 산사태뿐 아니라 식수와 농업용수 부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빙하는 겨울과 우기에 물을 저장했다가 건기에 흘려보내는 '천연 저수지' 역할을 한다. 빙하가 녹는 동안에는 하천 유량이 늘지만, 빙하 자체가 줄어들면 장기적으로 물 공급량도 감소하게 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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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IMOD는 힌두쿠시-히말라야 지역의 물 공급량이 2050년 전후 정점을 찍은 뒤 감소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 지역의 물에 의존하는 인구는 산악지대와 하류를 합쳐 20억명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승우 기자 loonytun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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