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 10㎏ 포함된 청동기시대 보물 66점
역사적 평가 반영하면 약 500만유로 가치

스페인의 한 지역 박물관에서 약 3000년 전 만들어진 청동기시대 황금 유물이 대거 도난당했다. 범인들은 경찰의 시선을 다른 곳으로 돌린 뒤 박물관에 침입해 불과 4분 만에 주요 유물을 훔쳐 달아난 것으로 알려졌다.


27일(현지시간) 스페인 통신사 EFE와 국영방송 RTVE 등은 스페인 알리칸테주 비예나의 비예나박물관에서 '비예나의 보물'로 불리는 고대 유물이 사라졌다고 보도했다. 범인들은 이날 오전 5시 20분께 복면을 쓰고 박물관에 침입했다. 이들은 정문으로 들어가려다 실패하자 측면 창문을 통해 내부로 들어간 것으로 조사됐다.

이날 범행 직전 박물관에서 약 2㎞ 떨어진 체육관에서 경보가 울렸고, 경찰이 해당 장소로 출동한 사이 박물관의 경보까지 작동했다. 그러나 경찰이 현장에 도착했을 때 범인들은 이미 달아난 뒤였다. 수사당국은 두 차례의 경보가 연관돼 있을 가능성을 포함해 계획적인 범행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스페인의 한 지역 박물관에서 약 80억원 가치의 고대 황금 유물이 대거 도난당했다. 비예나박물관 홈페이지 캡처

스페인의 한 지역 박물관에서 약 80억원 가치의 고대 황금 유물이 대거 도난당했다. 비예나박물관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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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난당한 '비예나의 보물'은 1963년 비예나 인근에서 발견된 청동기시대 유물이다. 총 66점으로 구성됐으며 금제 대접 11점과 팔찌 28점, 금·은제 용기 등이 포함돼 있다. 금의 총 무게만 약 10㎏에 달해 유럽 청동기시대를 대표하는 금세공품 가운데 하나로 평가받는다. 이는 오랫동안 금고에 보관돼 있다가 2024년 새롭게 문을 연 비예나박물관에서 일반에 공개됐다.

이번에 사라진 것은 보물의 핵심인 금제 유물 대부분이다. 금제 대접과 팔찌 등이 도난됐으며, 박물관에 전시돼 있던 종교 유물 일부도 함께 사라진 것으로 전해졌다. 금 자체의 가치만 약 100만유로(약 16억원)로 추산되며, 역사적·문화적 가치를 반영한 평가액은 약 500만유로(약 8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범인들이 철제 팔찌 등 일부 유물을 버리고 달아난 정황도 발견됐다. 이는 운석에서 채취한 철로 제작된 희귀 유물이지만, 범인들은 금으로 만들어진 다른 유물에 비해 외관상 가치가 낮다고 판단해 현장에 남긴 것으로 추정된다.


이같은 희귀 유물은 원형 그대로 거래할 경우 출처가 명확해 정상적인 고고학·미술품 시장에서 거래하기 어렵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도난품을 녹여 금속으로 처분할 경우 유물로서의 가치가 사라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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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박물관은 사건 이후 무기한 폐쇄된 상태다.


최승우 기자 loonytun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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