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진, 사토판트 빙하 탐사 기고문
"빙하뿐 아니라 낙석에도 주목해야"

네팔 히말라야 산악지대에서 대홍수가 발생한 가운데 수개월 전 히말라야 고산지대를 방문한 연구진이 해당 지역의 잦은 낙석에 대해 이미 경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24일 과학 전문매체 '네이처 인디아'에는 '상부 히말라야에서 발생하고 있는 간과된 위기, 낙석'이라는 제목의 기고문이 게재됐다.

논문 저자인 인도 아짐 쁘렘지 대학교 렘야 S. N. 교수와 HNB 가르왈 대학교 수닐 싱 샤 교수에 따르면 지난 5월 빙하 연구팀은 인도 가르왈 히말라야의 상부 알락난다 분지에 있는 '산악인들의 천국' 사토판트 빙하로 탐사를 떠났다. 하지만 이들이 이곳에서 마주한 것은 그림 같은 풍경이 아닌 참혹한 현실이었다.

26일(현지시간)네팔 누와콧 지역에서 갑작스러운 홍수로 불어난 트리슐리 강둑에 파손된 가옥들이 위태롭게 서 있다.AP연합뉴스

26일(현지시간)네팔 누와콧 지역에서 갑작스러운 홍수로 불어난 트리슐리 강둑에 파손된 가옥들이 위태롭게 서 있다.AP연합뉴스

AD
원본보기 아이콘

연구팀은 닐칸트 산의 가파른 절벽에서 30초에서 1분 간격으로 빈번하게 쏟아져 내리는 낙석을 목격했다. 또 그곳에서는 빙하의 후퇴, 바드리나트 순례지 주변의 무분별한 인프라 확장, 고산지대 빙하호 주변에 버려진 플라스틱 쓰레기 등도 눈에 띄었다. 이에 대해 연구진은 "이 모든 징후는 급격한 빙하 융해를 넘어, 인간의 압박과 기후 변화로 인해 히말라야의 지형 자체가 근본적으로 뒤흔들리고 있음을 극명하게 보여준다"면서 "이번 탐사를 통해 낙석과 사면 불안정성(Slope Instability), 그리고 암석 잔해로 뒤덮인 빙하의 불균일한 얇아짐 현상이 고산지대의 시급하고 위험한 기후 재앙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논문 저자들은 낙석에 대해 "기온이 상승하면서 영구동토층이 녹아내리고, 암석들을 단단하게 붙잡아두던 자연적인 '얼음 접착제'가 약해지면서 대규모 낙석과 산사태가 연쇄적으로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산악 환경이 지속해서 변함에 따라 이처럼 서로 얽혀 있는 재해 과정을 이해하는 것이 재난 위험 평가를 개선하고 취약한 히말라야 지역 사회를 보호하는 데 핵심적"이라고 강조했다. 기존의 단순 '빙하 후퇴 면적 측정' 방식에서 벗어나, 낙석·산사태·빙하호 붕괴 등 연쇄적 지형 재해에 대한 정밀 모니터링 및 위험 평가 체계 구축이 시급하다는 것이다.

AD

공교롭게도 이 같은 기고문이 나온 지 한 달여가 지난 뒤 네팔에서 대홍수가 발생했다. 사토판트 빙하와 닐칸트 산은 대홍수가 발생한 네팔

·중국 접경과는 다른 지역이지만 고산지대 암반과 사면 불안정 등의 문제는 동일하다. 전문가들은 이번 대홍수의 원인에 대해 위성사진 등을 근거로 해발 약 5200m 지점에서 빙하 하단부가 떨어져 나와 약 1200m 아래 계곡 바닥으로 추락하면서 촉발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로 인해 발생한 산사태로 인해 생긴 토사물과 바위 등이 강줄기를 막았다가, 어느 순간 갑자기 뚫려 대홍수를 일으켰을 수 있다는 것이다.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배포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

놓칠 수 없는 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