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민원에 학교·공공기관 업무 부담 가중
"글쓰기 어려운 이들에겐 도움" 의견도
영국에서 인공지능(AI) 기술의 확산으로 지방자치단체와 학교, 공공기관들이 AI로 작성된 대량의 민원 처리에 시달리고 있다.
단순 민원도 수십 페이지로…AI가 불린 '장문 민원'에 英 공공기관 몸살
24일(현지시간) BBC에 따르면 최근 영국에서는 챗봇을 활용해 각종 규정과 법률 조항을 인용한 수십 페이지 분량의 장문 민원을 작성하는 사례가 잇따르면서 공공기관의 업무 부담이 커지고 있다.
현장에서는 과거 쓰레기통이 비워지지 않았다는 이유로 A4 용지 한 장이면 충분했던 단순 민원이 AI를 거치면서 각종 판례와 법률 조항이 담긴 19~27페이지 분량의 장문 민원으로 바뀌는 상황도 벌어지고 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상에서도 과태료에 이의를 제기하거나 복지 혜택 판정에 불복하는 데 AI를 활용하는 사례가 퍼지고 있다.
문제는 민원 분량이 늘어난 데 그치지 않는다. 잘못된 법률 조항을 인용하거나 오류를 포함하는 경우도 많아 공무원들이 이를 일일이 확인하고 법률 자문하는 과정에서 시간과 비용 부담이 커지고 있다.
지방 정부 변호사 협회는 급증하는 민원을 감당하려면 처리 인력을 현재의 두 배로 늘려야 할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실제로는 답변과 처리 속도가 늦어질 가능성이 크다며, 민원 분량을 제한하는 양식을 도입하는 등 대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학교·정보공개 부서도 업무 부담 호소…권리 행사 돕는 순기능도
학교 현장과 정보공개(FOI) 처리 부서 역시 사정은 마찬가지다. 학교 지도자 협회에 따르면 학부모들이 AI를 활용해 장문의 불만 사항을 여러 건 제기하면서 교직원들의 업무 부담이 커지고 있다.
영국 정보 감독청(ICO)과 전국 데이터 보호 책임자 협회도 AI를 활용한 정보공개 청구가 늘면서 잘못된 법률 인용과 복잡한 요청으로 인한 '숨겨진 업무량'도 늘어나 행정 처리가 지연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다만 AI 활용이 글쓰기에 어려움을 겪는 신경다양인이나 글로 자신의 의견을 표현하는 데 어려움을 느끼는 사람들의 정당한 권리 행사를 돕는다는 긍정적인 평가도 있다. 과거에는 전화로 직접 의견을 전달할 수 있었지만 이메일 중심으로 소통 방식이 바뀌면서, 글쓰기에 부담을 느끼는 사람들이 아예 민원을 제기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는 것이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사람 너무 몰려 못 살겠다"…관광객 넘쳐나자 1박...
이에 따라 일부 공공기관과 기업에서는 AI로 작성된 수십 페이지짜리 민원을 다시 AI로 요약해 한 페이지 분량의 답변을 작성하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한편 학부모나 주민을 직접 만나 대화하는 기존의 소통 방식을 되살리는 방안도 모색하고 있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배포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