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봉투 부스럭' 녹음 위법 판단
상고해도 실익 없다고 본 듯

검찰이 뇌물과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가 1·2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노웅래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대해 28일 상고하지 않기로 했다. 이에 따라 노 전 의원의 무죄가 확정됐다.


서울중앙지검은 이날 "노 전 의원의 뇌물수수 등 사건 항소심 판결에 상고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어 "기존 압수물로부터 관련 사건의 증거로 임의제출받는 절차와 요건의 적법성과 관련해 더 엄격하게 판단하는 최근 법원 판결 경향과 상고 제기 시의 인용 가능성을 함께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대법원에 상고하더라도 판결이 뒤집힐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노웅래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2월4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항소심 첫 공판에 출석하는 모습. 연합뉴스

노웅래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2월4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항소심 첫 공판에 출석하는 모습. 연합뉴스

AD
원본보기 아이콘

이 사건의 핵심 쟁점은 이른바 '돈 봉투 부스럭 소리'가 담긴 녹음파일이었다.


검찰은 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의 알선수재 사건을 수사하면서 사업가 박모씨의 아내 조모씨가 제출한 휴대전화에서 노 전 의원 관련 녹음파일을 확보했다. 이를 토대로 2023년 3월 노 전 의원을 불구속 기소했다.

노 전 의원은 2020년 2~12월 물류센터 인허가 알선과 발전소 납품 사업 편의 제공 등의 대가로 박씨에게서 다섯 차례에 걸쳐 6000만원을 받은 혐의를 받았다.


당시 법무부 장관이던 한동훈 의원은 국회 체포동의안 표결을 앞두고 녹음파일에 "돈 봉투 부스럭거리는 소리까지 그대로 녹음돼 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그러나 1심 법원은 지난해 11월 조씨의 휴대전화가 별도의 범죄 수사 중 임의로 확보된 '위법 수집 증거'이므로 증거능력이 없다며 노 전 의원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증거 취득 과정에서 수사기관의 절차 위반은 영장주의와 적법절차를 위반한 것으로 그 위반 정도가 결코 가볍지 않다"고 했다.


항소심 재판부도 지난 21일 녹음 파일을 위법 수집 증거로 판단하고 무죄를 선고했다. 휴대전화 전자정보 일부에 대한 1심 판단에는 잘못이 있다고 봤지만, 나머지 증거만으로는 공소사실을 입증하기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항소심 선고 직후 엑스(X·옛 트위터)에 노 전 의원을 언급하며 "얼마나 억울했을지 당사자가 아닌 한 어떻게 짐작이나 할 수 있겠느냐"고 적기도 했다.

AD

검찰은 지난해 11월 대장동 개발 비리 사건 항소 포기 이후 정치권 인사들이 연루된 일부 사건의 무죄 판결에 대해 상소하지 않는 결정을 잇달아 내리고 있다.


최서윤 기자 sychoi@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배포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