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벤티, '냉초계국수' 출시 화제
메가커피 컵치킨·컴포즈 떡볶이 등
포화된 카페 시장, 식사 메뉴로 활로

편집자주요즘 사람들은 무엇을 살까요. 다이소에서 꼭 집어오는 생활용품부터 올리브영에서 품절을 부르는 화장품, 줄 서서 사는 빵까지. 익숙한 소비 장면 속에는 지금의 시장 흐름이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지금 사는 방식〉은 일상 속 '잘 팔리는 것들'을 통해 오늘의 소비 트렌드를 읽어내는 연재입니다. 어떤 상품이 선택받고, 어떤 전략이 지갑을 열게 만드는지 - 소비 현장의 변화를 쉽고 흥미롭게 풀어냅니다.
네이버 블로그 '김쿠키's 도파민'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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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스 아메리카노 한 잔이랑 초계국수 하나 포장해 주세요."


커피를 주문하면서 국수를 함께 고르는 풍경이 낯설지 않은 시대가 됐다. 카페 메뉴판에 샌드위치와 베이커리를 넘어 떡볶이, 치킨, 볶음밥, 국수까지 등장하고 있다. 커피를 마시며 디저트를 즐기던 공간에서 간단한 식사까지 해결하는 공간으로 카페의 역할이 넓어지고 있는 것이다.

배경에는 포화된 커피 시장과 고물가 속에서 달라진 소비 방식이 있다. 음료만으로 매출을 늘리기 어려워진 카페업계는 식사 메뉴를 통해 객단가를 높이고 방문 시간대를 확대하고 있다. 소비자 입장에서도 커피와 간단한 식사를 한 곳에서 해결할 수 있다는 편의성이 새로운 선택 기준으로 자리 잡고 있다.


컵국수부터 컵치킨까지…카페 경계 허문다

변화가 가장 두드러지는 곳은 저가 커피 프랜차이즈다. 더벤티는 최근 충남 당진 지역 음식점 '길몽가온'과 협업해 '별미 냉초계국수'를 선보였다. 초계 육수와 닭고기를 국수와 함께 구성해 컵 형태로 제공하는 메뉴다. 지난 6월에는 떡볶이와 소보로밥을 출시한 데 이어 면 요리까지 간편식 메뉴를 확대했다.

컴포즈커피 떡볶이. 컴포즈커피

컴포즈커피 떡볶이. 컴포즈커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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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가MGC커피도 치킨 브랜드 사세와 협업한 '엠지씨네 양념 컵치킨'을 판매하고 있다. 출시 4주 만에 누적 판매량 35만개를 넘어섰다. 컴포즈커피가 선보인 '쫄깃 분모자 떡볶이'도 출시 2주 만에 14만개 이상의 판매량을 기록했다.


대형 카페 브랜드들도 간편 식사 메뉴를 강화하고 있다. 투썸플레이스는 삼양식품의 '불닭'과 협업해 파니니와 샌드위치를 선보였다. '불닭 치즈 멜트 파니니'를 판매한 기간에는 파니니 카테고리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약 40% 증가했다. 아메리카노와 함께 구매할 수 있는 세트 메뉴도 구성해 음료와 식사를 한 번에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이디야커피 역시 샌드위치와 함께 볶음밥, 떡볶이 등 간편식 메뉴를 확대하고 있다. 팀홀튼은 매장 내 조리 공간인 '팀스키친'을 활용해 샌드위치와 샐러드, 수프 등 식사 메뉴를 선보이고 있다.


팀홀튼, '크레이버블' 4종. BKR

팀홀튼, '크레이버블' 4종. B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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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화된 커피 시장…'낮은 객단가' 극복할 생존 방정식

카페 업계가 '밥상'을 차리기 시작한 근본적 배경에는 국내 커피 시장의 극심한 포화 상태가 자리 잡고 있다. 특히 주요 저가 커피 브랜드의 매장 수가 수천 개 단위로 폭증한 상황에서 1500~2000원대 아메리카노 판매만으로는 점포당 매출을 늘리는 데 한계에 봉착했기 때문이다.


결국 업체들은 커피를 매장 방문을 유도하는 '미끼 상품'으로 활용하고 3000~5000원대의 식사형 메뉴를 결합해 고객 1인당 평균 결제금액(객단가)을 끌어올리는 전략으로 선회한 것으로 풀이된다.


방문 시간대를 넓힐 수 있다는 점도 식사 메뉴의 장점이다. 커피와 디저트 소비가 집중되는 시간대뿐 아니라 아침이나 점심, 간단한 저녁 식사 수요까지 흡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배달 역시 중요한 이유다. 커피와 식사 메뉴를 함께 주문하도록 구성하면 한 번의 주문에서 발생하는 금액을 높일 수 있다. 컵국수나 떡볶이, 컵치킨처럼 비교적 간편하게 제공할 수 있는 메뉴가 늘어나는 것도 매장 운영 부담을 고려한 선택으로 볼 수 있다.


고물가 부담·이색 메뉴 호기심 자극

소비자들의 행동 변화도 맞물렸다. 고물가 장기화로 점심값이 부담스러워진 젊은 직장인과 학생층을 중심으로 음식점 대신 카페에서 커피와 간단한 식사를 동시에 해결하려는 실리형 소비 경향이 강해졌다.


실제 시장조사기관 마크로밀엠브레인의 구매 빅데이터에 따르면 지난해 주요 카페 브랜드의 전체 외식 구매 추정액이 11.4% 늘어난 가운데 식사 대용 성격이 강한 '조리빵' 구매액은 전년 대비 141% 폭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단순히 커피를 마시기 위해 카페를 찾는 것이 아니라, 음료와 함께 간단한 식사를 해결하려는 소비가 확대되고 있다는 의미다.


이색적인 메뉴가 주는 화제성도 무시하기 어렵다. 초계국수나 컵치킨, 분모자 떡볶이처럼 기존 카페 메뉴와 거리가 있던 제품은 소비자의 호기심을 자극하기 쉽다. 특히 SNS를 통해 새로운 메뉴를 발견하고 직접 구매한 경험을 공유하는 소비가 익숙해지면서 메뉴 자체가 브랜드를 알리는 콘텐츠가 되기도 한다.


가맹점 운영 부담·브랜드 정체성은 숙제

메뉴 확대가 새로운 기회를 만드는 동시에 가맹점의 운영 부담을 키울 수 있다는 점은 과제다. 커피만 판매할 때보다 취급 품목이 늘어나면 원재료와 재고 관리가 복잡해지고 조리 과정도 많아진다. 한정된 매장 공간과 인력으로 음료와 식사 메뉴를 동시에 운영해야 하기 때문에 품질 관리 역시 중요해진다.


브랜드 정체성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다. 카페가 음식 메뉴를 지나치게 늘릴 경우 '커피 전문점'이라는 본래 이미지가 흐려질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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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가 식사 시장으로 발을 넓히면서 소비자의 하루 속에서 카페가 차지하는 시간과 역할도 함께 커지고 있다. 결국 업계의 경쟁도 '무엇을 더 팔 것인가'에서 '소비자가 어떤 상황에서 카페를 다시 찾게 할 것인가'로 옮겨갈 것으로 보인다.


서지영 기자 zo2zo2zo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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