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日 주도권 싸움…'코리안 스파이시'는 양날의 검[진격의 K-라면]③
농심·삼양식품 美법인 인터뷰
일본 라면 점유율 높지만 K라면 성장세 뚜렷
"프리미엄 라면 경쟁 치열
매운맛 넘어 라인업 확장 모색"
"한국 라면이 일부 소비자를 위한 특화 상품에서 벗어나 미국 주요 유통업체가 라면 카테고리 내에서 중요하게 바라보는 제품군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점이 현지에서 느끼는 가장 크게 체감하는 변화 포인트입니다."(농심 미국법인 관계자)
70조원에 달하는 글로벌 인스턴트 라면 시장을 놓고 한국과 일본의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현재 시장 점유율은 여전히 일본 앞서지만 성장세는 한국이 우위다. 특히 글로벌 라면 시장의 핵심 거점인 미국에서 한국 라면의 존재감이 커지면서 양국 라면 업체 간 자리싸움이 격화하는 모습이다.
4일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미국의 인스턴트 라면 시장 규모는 2024년 기준 32억달러(약 4조4000억원)로 세계 시장에서 점유율 4위(6.5%) 국가다. 세계 1위 시장은 중국(34.9%)이며 일본(10.1%), 인도네시아(7.6%)가 뒤를 잇는다. 한국은 점유율 4.3%로 5위 국가다.
하지만 미국은 시장 규모 상위 5개국 가운데 성장성이 가장 높은 국가다. 최근 5년 내 연평균 성장률은 16.1%로 5개국 중 가장 높다. 중국(2.0%), 인도네시아(6.5%), 한국(0.4%)은 증가했으나 성장률이 높지 않았고, 일본은 5.3% 역성장했다.
농심 농심 close 증권정보 004370 KOSPI 현재가 401,500 전일대비 2,000 등락률 +0.50% 거래량 33,163 전일가 399,500 2026.10.23 15:30 기준 관련기사 [주末머니]"환율 100원 내리면 이익 쑥…식품주 담을 때" "파스타대신 K-라면"…고물가 덮친 유럽 공략 '가속패달' 고무줄 환율·가격 눈치보기…바람잘날 없는 식품업계 과 삼양식품 삼양식품 close 증권정보 003230 KOSPI 현재가 1,225,000 전일대비 1,000 등락률 -0.08% 거래량 38,932 전일가 1,226,000 2026.10.23 15:30 기준 관련기사 [주末머니]"환율 100원 내리면 이익 쑥…식품주 담을 때" "백두대간 달린다"…삼양식품 '불닭 버닝 페스타 위드 페포' 개최 "파스타대신 K-라면"…고물가 덮친 유럽 공략 '가속패달' 은 모두 1970년대 미국에 라면 수출을 시작, 해외 시장 진출에 나섰다. 농심은 2005년과 2022년 현지에 공장을 지어 생산 시스템을 구축했다. 삼양식품은 현재 국내에서 제품을 전량 생산해 미국으로 수출하고 있다. 두 업체 모두 월마트, 코스트코, 크로거 등 핵심 유통 채널에 입점해 닛신식품, 도요수이산 등 일본 업체와 진열대를 놓고 경쟁을 벌이고 있다.
농심과 삼양식품 관계자는 아직까지 일본 라면 업체의 미국 내 경쟁력이 약화했다고 보긴 어렵다고 공통적으로 평가했다. 일본 업체들이 현지에서 오랜 기간 유통망을 구축하고 저렴한 가격과 다양한 제품군을 바탕으로 입지가 상당하다는 것이다. 다만 올해 들어 변화를 체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K라면이 아시아 식품 진열대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주요 진열대로 공간을 옮기고 주요 위치로 배치되는 등 변화가 감지된다고 설명했다.
농심 관계자는 "주요 유통채널에서 한국 라면의 취급 제품과 소비자 접점이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삼양식품 관계자도 "매대 점유 면적 기준으로 보면 여전히 일본 브랜드가 압도적이나 신규로 배정되는 매대, 즉 유통 채널이 올해 추가로 내어주는 공간을 기준으로 보면 한국 브랜드가 가져오는 비중이 훨씬 높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과거에는 유통채널에 제안하는 입장이었다면, 최근에는 먼저 카테고리 성장 방안을 함께 논의하자고 요청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미국 인스턴트 라면 시장은 그동안 가격과 유통망 중심의 경쟁이 벌어진 반면, 최근 맛과 품질, 브랜드와 제품 차별화까지 경쟁의 범위가 확대되는 분위기다. 특히 미국 시장 경쟁은 초저가 라면에서 프리미엄 라면으로 이동하고 있다. 미국 인스턴트 라면 시장에서 프리미엄 라면 비중은 30% 수준이지만, 가격대가 높아 수익성이 큰 프리미엄 제품군이 시장 성장을 주도하고 있는 것이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일본 업체들의 프리미엄 라인 강화, 중국이나 동남아시아 브랜드들의 진입 시도가 모두 프리미엄 시장에 집중되고 있다"며 "일본 업체의 프리미엄 라인, 매운맛 신제품 출시가 눈에 띄게 늘었고 매대 협상 과정에서도 방어적인 움직임이 확인된다. 이런 의미에서 경쟁은 분명 심화했다고 느낀다"고 말했다.
농심 관계자는 "한때 '일본=저가, 한국=프리미엄'이라는 구분이 있었으나 최근 이러한 구분이 점차 흐려지고 있다"며 "일본 업체도 프리미엄 제품을 확대하고 있고, 소비자 역시 가격뿐 아니라 맛과 품질, 브랜드 등 다양한 요소를 기준으로 제품을 선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결국 프리미엄 시장에서도 가격에 걸맞은 맛과 품질, 차별화된 가치를 제공하는 것이 핵심 경쟁력"이라고 덧붙였다.
두 업체는 프리미엄 시장에서 K라면은 제품 완성도나 맛을 비롯한 차별성 등을 갖춰 강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현지에서 라면 패키지에 '코리안 스타일(Korean Style)' '한국식 매운맛(Korean Spicy)'이라고 적거나 한글을 기재하는 것도 K라면이 대세가 됐기 때문으로 봤다. 또 매운맛 신제품 출시가 늘어 K라면의 인기를 체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K라면의 약점도 존재한다. 세계적인 K라면 열풍을 이끈 매운맛이 시장 확장에는 제약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매운맛에 익숙하지 않은 일부 소비자는 제품 선택에 진입장벽으로 작용할 수 있는 만큼 다양한 라면으로 라인업 확장에 공을 들이고 있다. 또 가격 측면에서 일본 업체 대비 경쟁력이 다소 떨어지는 점, 유통 채널과의 유대감도 극복해야 할 지점이다. 삼양식품의 경우 현지 생산 기반이 없는 점도 아쉬운 부분 중 하나로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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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심 관계자는 "브랜드 경험 확대, 메인스트림 유통 강화, 제품 포트폴리오 확대라는 방향으로 미국 시장을 공략해나갈 것"이라며 "미국 소비자에게 한국 라면이 일시적인 K푸드 트렌드가 아니라 일상적으로 선택하는 식품의 하나로 자리 잡게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기존 유통채널 심화, 포맷과 포트폴리오의 확장, 소비자층 확대 등을 통해 점유율 확대를 추진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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