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홍기 군수, 국제학교·대안학교·특성화 학교 유치 등 교육혁신 공약
함승훈 이사장 "Cambridge 국제교육 공교육 도입 가능"
본지, 학교 법적 지위·학력 인정 여부 집중 확인
'교육도시' 구호 넘어 공약의 실체와 국제학교의 제도적 지위 명확히 밝혀야
경남 거창군의 교육정책을 둘러싼 논의가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이홍기 거창군수가 '교육 유목민의 최종 정착지 거창'을 목표로 국제학교와 대안학교, 특성화 학교 등 차별화된 교육시설 유치와 글로벌 교육 협력 확대를 주요 교육 공약으로 제시한 가운데, 거창국제학교 측에서도 Cambridge International 교육과정을 활용한 지역 국제교육 확대 구상을 밝히면서 양측의 교육정책 방향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구호가 아니다. 국제학교를 유치하겠다는 공약이 실제 어떤 방식으로 추진되는지, 거창국제학교는 국내 교육제도에서 어떤 법적 지위를 가졌는지, 학력은 어떻게 인정되는지, 공교육과 연계가 가능한지에 대한 명확한 설명이 뒤따라야 한다는 지적이다.
[사진 제공=최순경기자] 이홍기 거창군수가 국제학교·대안학교·특성화학교 유치 등 교육공약을 제시한 가운데, 거창국제학교의 국제교육 확대 구상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거창국제학교 전경 사진
◆ "교육 유목민 최종 정착지"… 이홍기 군수 교육 공약
이홍기 군수는 교육 분야 공약에서 거창을 교육 유목민의 최종 정착지로 육성하겠다는 방향을 제시했다. 국제학교와 대안학교, 특성화 학교 등 기존 학교와 차별화된 교육시설을 유치해 다양한 교육 수요자를 거창으로 끌어들이고, 지역 학생들이 교육을 위해 외부로 빠져나가는 현상을 줄이겠다는 구상이다.
여기에 글로벌 교육 협력 확대, 해외 명문대학과의 협업, 썸머스쿨 운영, 단기 잡 칼리지 운영, 청년세대 직업훈련 지원 등도 공약에 포함됐다. 교육복지 분야에서는 방학 기간 상시 무상급식 시행, 청소년 사회성 강화 지원, 1인 1 악기 교육, 학생토론 프로그램 도입 등을 제시했다.
교육을 학교 안의 문제로만 보지 않고 국제교육과 직업교육, 복지, 청소년 역량 강화, 인구 정주 정책까지 연결하겠다는 것이 이 군수의 교육 공약 핵심이다. 하지만 공약의 숫자와 내용이 많을수록 중요한 것은 실행 가능성과 재원, 법적 근거, 구체적인 추진 일정?이다.
◆ 거창국제학교 "정주형 국제교육 환경 만들겠다"
거창국제학교 함승훈 이사장은 최근 김창진 거창 저널 대표에게 전달한 입장문에서 자신이 20년 넘게 거창에서 교육자로 생활하면서 지역 교육 발전을 고민해왔다고 밝혔다.
특히 학생들이 교육을 위해 다른 지역으로 떠나지 않고 자신이 태어나고 성장한 거창에서 수준 높은 국제교육을 받을 수 있는 '정주형 국제교육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자신의 오랜 꿈이라고 설명했다.
함 이사장은 자신이 선거 전 전임 군수와 현 이홍기 군수에게 동일한 내용의 '캠브리지 국제표준화 교육 기본구상자료'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또 전임 군수는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았지만 현 군수는 관심을 보였다고 주장했다.
다만 이 내용은 함 이사장의 입장에 따른 것으로, 자료가 실제 언제 전달됐는지와 이홍기 군수가 구체적으로 어떤 검토를 했는지 여부는 관계기관과 당사자를 통한 확인이 필요하다.
◆ 핵심 쟁점은 '국제학교'라는 명칭이 아니다
거창국제학교 측은 Cambridge International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으며 이를 거창의 공교육 현장에도 도입할 수 있다는 구상을 제시하고 있다.
국제교육 과정을 활용해 지역 학생들의 교육 선택권을 넓히고 교육 때문에 외부로 이동하는 학생들을 지역에 머물게 하겠다는 취지다.
그러나 여기서 반드시 짚어야 할 문제가 있다. 해외에서 널리 운영되는 국제교육 과정이라는 사실과 국내에서 해당 교육과정이 어떠한 법적 지위를 갖는지는 전혀 다른 문제다. 학교가 사용하는 교육과정의 국제적 인지도와 학교 자체의 법적 지위 역시 구분해야 한다.
따라서 거창국제학교가 국내 교육 제도상 어떤 형태의 교육기관인지, 학력 인정은 어떤 방식으로 이뤄지는지, 교육과정 운영에 어떤 법적 근거가 있는지, 교육부와 교육청의 관리·감독은 어느 범위까지 미치는지에 대한 객관적인 확인이 필요하다.
이 부분이 명확하게 설명되지 않는다면 학부모와 학생 입장에서는 학교 선택과 진로 결정 과정에서 혼란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 본지 취재, '학교 흠집 내기' 아닌 공적 검증
본지는 현재 거창국제학교와 관련해 교육부와 교육청 등 관계기관에 자료와 정보공개를 요청하며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다.
취재의 핵심은 특정 학교를 비판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
학교의 법적 지위, 학력 인정 여부, 교육과정 운영 근거, 관계기관의 관리·감독 범위 등 학부모와 지역사회가 알아야 할 공적 정보를 확인하는 것이 핵심이다.
특히 향후 거창군이 국제학교 등 차별화된 교육시설을 실제 유치하거나 지원하려 한다면 더욱 엄격한 검증이 필요하다. 군민의 세금이 투입되는 사업이라면 대상 기관과 지원 규모, 지원 근거, 행정절차, 사업 효과가 공개돼야 하기 때문이다.
◆ 함승훈 이사장 "취재 과정 섭섭"… 언론은 "확인할 책임"
함 이사장은 입장문에서 최근 세 명의 취재진이 함께 방문한 데 대해 당황스러웠다고 밝혔다.
과거 언론 취재 과정에서 겪었던 경험으로 언론에 대해 조심스럽고 방어적인 태도를 갖게 됐으며, 정식 취재 협조 공문을 요청한 것도 같은 이유였다고 설명했다.
또 교육부와 교육청, 대학 등에 자료 제출과 정보공개가 요청된 것에 대해 아쉬움을 나타냈다. 그러면서도 언론이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독자의 알권리를 위해 취재하는 것은 당연한 책무라고 인정했다.
이 부분에서 언론과 취재 대상자 모두에게 요구되는 것은 명확하다.
취재 대상자는 사실관계를 충실하게 설명하고 필요한 자료를 제공해야 하며, 언론은 확인된 사실과 주장, 의혹을 명확하게 구분해 보도해야 한다.
비판을 피하기 위해 검증을 막아서도 안 되고, 취재한다는 이유로 확인되지 않은 의혹을 사실처럼 보도해서도 안 된다.
◆ 이홍기 군수 공약과 거창국제학교, 연결고리는 어디까지인가
현재 지역사회가 가장 궁금해하는 부분은 이홍기 군수의 국제학교 유치 공약과 거창국제학교의 관계다.
이 군수의 공약에는 국제학교와 대안학교, 특성화 학교 등 차별화된 교육시설 유치가 포함돼 있다.
함 이사장은 이 군수에게 Cambridge 국제교육 관련 기본구상자료를 전달했고 군수가 관심을 보였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 공개된 내용만으로는 군수의 공약이 거창국제학교를 특정한 것인지, 군이 해당 학교를 대상으로 정책적 지원이나 협력을 검토하고 있는지 단정하기 어렵다.
따라서 이 부분은 정치적 해석이나 추측이 아니라 공식적인 확인이 필요하다.
거창군은 국제학교 유치 공약의 구체적인 대상과 추진 방식, 예산 계획, 교육청과의 협의 여부 등을 설명할 필요가 있다.
거창국제학교 역시 군과 어떤 협의를 진행했는지, 어떤 교육 구상을 제안했는지, 공교육과의 연계가 구체적으로 가능한 것인지에 대한 자료를 제시할 필요가 있다.
◆ 교육 공약, '장밋빛 청사진'에 그쳐서는 안 된다
'교육 유목민의 최종 정착지 거창'이라는 표현은 지역 교육의 방향을 명확하게 제시한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하지만 교육정책은 구호만으로 학생과 학부모를 붙잡을 수 없다.
국제학교와 대안학교, 특성화 학교를 실제 유치하려면 학교 설립과 운영에 필요한 법적 절차가 충족돼야 하고, 학생 모집과 교육과정, 교원 확보, 재원 조달 등 구체적인 실행계획이 필요하다.
해외 명문대학과의 협업이나 썸머스쿨 역시 일회성 행사에 머무르지 않고 학생들에게 실질적인 교육 기회를 제공할 수 있는 구조인지 따져봐야 한다.
잡 칼리지와 청년 직업훈련 역시 교육과 취업으로 이어지는 성과지표가 필요하다. 방학 기간 무상급식 역시 대상과 재원, 운영방식이 구체적으로 제시돼야 한다.
1인 1 악기와 학생토론 프로그램 또한 단순한 프로그램 숫자 늘리기가 아니라 실제 학생들의 교육 만족도와 역량 향상으로 이어지는지를 평가해야 한다.
◆ '교육도시'의 이름에 걸맞은 투명한 검증 필요
거창은 오랫동안 교육을 지역 경쟁력의 중요한 자산으로 내세워왔다. 그렇다면 이제는 '교육도시'라는 이름에 걸맞게 교육정책의 추진 과정도 투명해야 한다.
군수의 공약은 군민에게 공개된 정책 약속인 만큼 실제 이행 여부를 주민들이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 학교 역시 지역사회에서 교육기관으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면 학교의 법적 지위와 교육과정, 학력 인정, 학생 진로 등에 관한 정보를 명확하게 제공할 필요가 있다.
언론 역시 특정 기관이나 인물의 입장에 편승하기보다 공식자료와 당사자 설명, 관계기관의 답변을 교차 확인해야 한다. 결국 이번 사안에서 필요한 것은 어느 한쪽의 승패가 아니다.
이홍기 군수의 '교육 유목민 최종 정착지 거창' 공약이 실제 정책으로 이어질 수 있는지, 거창국제학교의 국제교육이 국내 제도 안에서 어떤 위치에 있는지, 그리고 두 사안 사이에 실제 정책적 연계가 존재하는지를 객관적인 자료로 확인하는 것이 핵심이다.
교육을 통한 인구 유입과 지역 정착을 목표로 한다면 말보다 실행계획이 먼저 제시돼야 한다. 그리고 그 실행계획은 군민과 학부모가 확인하고 평가할 수 있도록 공개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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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도시 거창의 미래를 결정하는 것은 화려한 공약이나 학교의 명칭이 아니라, 법과 제도에 근거한 실행력과 투명한 검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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