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안 마신다더니 대낮부터?"…Z세대 푹 빠진 뜻밖의 술자리
밤늦게 말고 가볍게 낮술 한잔
사교모임 등 '커뮤니티 맥싱' 현상 배경
주류업계, 무알코올 맥주 등 프로모션 선보여
"밤늦게 마시던 술자리를 이제 일찍 시작해 일찍 끝내요. 다음 날 컨디션도 챙기고, 건강한 사교모임을 갖기에도 훨씬 낫더라고요."
늦은 밤 음주를 피하고 퇴근 후 이른 오후나 해 질 무렵 저녁 시간대에 가벼운 칵테일을 즐기는 '데이캡(Daycap)' 유행이 미국 Z세대의 음주 문화를 바꾸고 있다.
늦은 밤 음주를 피하고 퇴근 후 이른 오후나 해 질 무렵 저녁 시간대에 가벼운 칵테일을 즐기는 '데이캡(Daycap)' 유행이 음주 문화를 바꾸고 있다. 게티이미지
24일 (현지시간) 가디언, 샬롯옵서버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최근 글로벌 Z세대는 건강을 챙기면서도 사교적 즐거움을 포기하지 않는 대안으로 이른 시간대 음주를 선호하고 있다.
'나이트캡' 에서 '데이캡'으로
데이캡이란 전통적으로 밤늦은 시간에 술을 마시던 '나이트캡'의 개념을 낮 시간대로 옮겨온 용어다. 나이트캡이 하루를 마무리하며 술을 마시는 의미를 지닌다면, 데이캡은 일에서 휴식으로 넘어가는 전환을 뜻한다.
주류 브랜드 바카디의 2026년 칵테일 트렌드 보고서는 이러한 변화를 '애프터눈 소사이어티'라는 흐름과 연결해 설명했다. 이는 음주를 하더라도 의도적으로 식습관을 고려해 무알코올 음료를 택하거나 도수가 낮은 칵테일을 선호하는 현상을 뜻한다.
실제로 바카디 조사에서 법적 음주 허용 연령의 미국 성인 중 34%가 이른 저녁 시간대에 식사와 음주, 사교 활동을 시작한다고 답했다. 프랑스(51%), 스페인, 인도(각 40%) 등 해외에서는 이러한 변화가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저녁 6시 대의 이른 저녁 식사 예약이 보편화된 것도 이 같은 트렌드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러한 흐름을 주도하는 것은 단연 Z세대다. 국제주류협회(IARD) 데이터에 따르면 Z세대의 50%는 건강을 의식해 음주를 줄여야 한다는 압박을 느끼는 한편, 60%는 여전히 술이 사교 활동을 돕는 문화적 요소라고 생각한다. 바카디의 글로벌 온트레이 담당 부사장 숀 케리는 "Z세대는 술을 아예 멀리하는 것이 아니라 더 가볍고, 의도적인 타이밍에 마시고 있다"고 설명했다.
가성비 프로모션 '해피아워'와는 무엇이 다른가
이른 시간대 술자리를 뜻한다는 점에서 과거의 '해피아워'를 연상하기 쉽지만, 데이캡은 그 소비 목적과 맥락에서 다르다.
주로 평일 오후 4시부터 7시 사이 해피아워는 퇴근 직후 식당이나 펍에서 손님이 적은 한산한 시간대를 공략해 주류와 안주를 할인된 가격에 제공하는 '상업적 프로모션'과 '경제적 이득과 가성비'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반면 데이캡은 가격 할인 여부와 무관하게 개인의 웰니스와 일상의 루틴을 중시한다는 점에서 다르다.
오프라인 모임에 술을 곁들여…'커뮤니티 맥싱'과의 결합
술자리의 성격 자체가 바뀐 것도 특징이다. 젊은 소비자들은 술집 중심의 만남에서 벗어나 게임, 운동, 콘서트 등 액티비티를 즐기며 그 곁들임 요소로 음료를 택하고 있다. 브랜디 랜드 퀘스텍스 호스피탈리티 부사장은 "음료가 모임을 정의하는 것이 아니라 경험을 더 풍부하게 만드는 역할을 한다"고 분석했다.
이러한 배경에는 독서 모임, 러닝, 공예 등 공통의 관심사를 매개로 오프라인 연대를 다지는 '커뮤니티 맥싱' 열풍이 자리하고 있다. 가디언은 "가상공간의 SNS나 무한 숏폼 스크롤에 피로감을 느낀 청년층들이 오프라인으로 나와 가장 아날로그적인 방식으로 유대감을 찾고 있다"고 진단했다.
건강 측면에서도 데이캡은 합리적인 대안으로 꼽힌다. 이른 시간에 술을 마시면 수면 전까지 신체가 알코올을 분해할 충분한 시간을 확보할 수 있고, 식사와 함께 섭취하는 경우가 많아 숙취 완화에도 도움이 된다는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국내 Z세대도 주류 소비 축소… 체질 개선 나서는 업계
국내에서도 밤늦게까지 음주를 즐기지 않는 젊은 세대가 늘어나면서 국내 주류 업계에도 변동이 생겼다. 주류 출고량이 27년 만에 300만㎘ 아래로 떨어진 것인데, 맥주와 소주 출고량은 2022년 이후 3년 연속 줄었고, 막걸리는 5년째 감소세를 이어갔다.
채용 플랫폼 진학사 캐치가 지난 7월 27일부터 31일까지 Z세대 구직자 1347명을 대상으로 음주 문화를 조사한 결과, 음주자의 63%는 평소 술자리에서 '적당히 취기만 느끼는 정도'로 마신다고 답했고 29%는 '가볍게 입만 댄다'고 했다. '완전히 취할 때까지 즐긴다'는 응답은 8%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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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에서는 건강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고령화와 인구 감소가 이어지는 데다 회식 문화까지 바뀌면서 주류 시장 자체가 축소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주류업계도 이러한 변화에 맞춰 무알코올 제품과 다양한 향을 앞세운 신제품을 잇달아 내놓으며 소비층 확대에 나서는 모습이다. 오비맥주는 '카스 0.0'에 이어 2024년에는 '카스 레몬 스퀴즈 0.0', 지난해에는 무알코올 맥주인 '카스 올제로'를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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