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추, 강황, 올리브 오일 등 섞어 만든 샷
천연 재료로 카페인 없이 피로 떨쳐내
美 Z세대 중심으로 시작…이젠 글로벌 현상

편집자주최초의 과자는 고대 메소포타미아 문명에서 발견됐다고 합니다. 과자는 인간 역사의 매 순간을 함께 해 온 셈이지요. 비스킷, 초콜릿, 아이스크림까지. 우리가 사랑하는 과자들에 얽힌 맛있는 이야기를 전해 드립니다.

수십만명의 Z세대 구독자를 보유한 미국의 유명 인플루언서. 그는 카메라 앞에 신선한 생강, 레몬, 강황, 흑후추 등을 올려놓더니, 곧 재료를 잘게 갈아 물에 탄 뒤 30밀리리터(㎖) 유리병에 옮겨 담는다. 인플루언서는 보란 듯이 병에 담긴 음료를 단숨에 들이켜고는, 찡그리는 표정을 지으며 "여러분도 반드시 이걸 마셔봐야 해요"라고 강권한다.


직접 만든 웰니스 샷(Wellness shot)을 마시는 해외 인플루언서들. 유튜브 캡처

직접 만든 웰니스 샷(Wellness shot)을 마시는 해외 인플루언서들. 유튜브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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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 인플루언서가 만들어 마시는 음료는 최근 미국 Z세대가 열광하는 이른바 '샷(Shot) 주스'다. 다양한 천연 재료를 작은 컵 안에 옮겨 담아 단숨에 마신 뒤 피로를 떨쳐 낸다는 신개념 웰빙 트렌드이기도 하다.

천연 피로 회복 영양분을 한 잔에 농축


샷 주스는 에스프레소 커피와 유사한 개념이다. 원두에 강한 압력과 열을 가해 커피를 짜낸 에스프레소 샷처럼, 주스의 액기스만 소량의 컵 안에 담아 단숨에 섭취한다는 의미를 담았다.


오늘날 Z세대가 향유하는 샷 주스에는 수많은 종류가 있지만, 그중에서도 웰니스 샷(Wellness shot)이 가장 유명하다. 피로를 해소하고 면역 능력을 증강하는 다양한 천연 재료를 섞어 샷 주스로 만드는 것이다. 보통 사과 식초나 레몬, 귤 등 비타민 C가 들어간 재료를 중심으로, 후추나 강황, 생강, 꿀, 올리브 오일 등을 곁들여 샷을 만든다. 피로를 느낄 경우 천연 카페인 재료로 유명한 녹차 가루를 첨가하기도 한다.

웰니스 샷은 에스프레소 커피 용량인 30㎖ 전용 유리병 안에 넣어 보관하며, 매일 아침 등교·출근 전 한 잔씩 들이켠다. 커피나 에너지 드링크 등 카페인에 의존하지 않고도 피로를 떨쳐내겠다는 신개념 웰빙 습관이기도 하다.


美 청년층 중심으로 확산…이제는 글로벌 문화


웰니스 샷 문화를 겨냥한 프리미엄 음료수 브랜드 비브 오거닉(Vive Organic). 바이브 오거닉 홈페이지

웰니스 샷 문화를 겨냥한 프리미엄 음료수 브랜드 비브 오거닉(Vive Organic). 바이브 오거닉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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샷 주스를 직접 만들어 마시는 이들도 많지만, 특히 건강에 신경 쓰는 Z세대를 겨냥한 프리미엄 샷 주스 브랜드도 조금씩 성장하고 있다. 천연 재료의 즙을 짜내 직접 면역 주스를 만든다는 수자(Suja), 쏘굿쏘유(So Good So You), 비브 오가닉(Vive Organic) 등이 대표적이다.


시장 조사 기업 데이터인텔로에 따르면 이들 프리미엄 샷 주스 시장은 지난해 78억달러 규모를 기록했으며, 올해부터 2034년까지 연평균 9.3% 고성장할 것으로 추정된다. CJ 올리브영도 농축 샷 주스 브랜드를 런칭하는 등, 국내에서도 웰니스 샷 문화가 점차 확산하고 있다.


웰니스 샷의 가장 큰 장점은 카페인이 소량만 들어 있거나, 혹은 아예 없다는 것이다. 두근거림, 간 기능 저하 등 기존 카페인 과다 복용 부작용 없이 피로를 빠르게 털어낼 수 있다는 점이 Z세대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온 셈이다.


고농축 카페인 음료에서 시작된 문화


오늘날 샷 주스는 웰빙 식문화로 인정받고 있지만, 사실 과거에는 잠이 부족한 노동자들을 위한 '카페인 부스터'에 가까웠다. 샷 음료의 원조 격인 음료는 2004년 미국에서 출시된 '5시간 에너지'다. 요구르트병 만한 작은 용량 안에 카페인이 최대 240밀리그램(㎎) 함유돼, 단 한 모금으로 커피 두 잔을 마신 것과 동일한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작은 병 안에 커피 1.5~2잔 분량의 카페인을 농축한 '5시간 에너지' 드링크. 5시간 에너지 홈페이지

작은 병 안에 커피 1.5~2잔 분량의 카페인을 농축한 '5시간 에너지' 드링크. 5시간 에너지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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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같은 카페인 샷 주스는 한때 야근을 밥 먹듯이 했던 프로그래머나 시험을 앞둔 대학생, 장거리 운전을 해야 하는 트럭 기사 등이 애용했다. 밤새 즐기는 파티에서 칵테일의 필수 재료로 쓰이기도 했다.


하지만 작은 병 안에 대량의 카페인이 들어 있다 보니 필연적으로 카페인 과다 복용, 중독 등 부작용을 호소하는 사례도 나타났다. 미국 비영리 의료 학술 기관 '클리블랜드 클리닉'은 미국의 에너지 음료 인기를 두고 "건강한 사람이 가끔 마시는 건 괜찮아도, 정기적으로 마시면 건강 위험이 커질 수 있다"며 "게다가 에너지 드링크는 맛이 좋아 커피처럼 천천히 음미하기보다는 일반 음료수처럼 순식간에 마신다. 과다 복용 위험이 더욱 증폭된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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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점에서 기존 에너지 샷 대신, 천연 피로 회복제를 농축한 웰니스 샷으로 눈길을 돌린 Z세대는 기존 미국의 과잉 카페인 복용 문화에 대한 반발 심리도 있는 셈이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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