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행학습 금지령에 中학부모 불안감
선행학습에 '밀키트아이'라는 신조어까지
예술 접목한 교육법 등장
사교육비 천정부지로 올라

편집자주거대하고 복잡한 중국의 경제, 사회, 문화 방면의 재밌는 이야기를 파헤쳐 알짜배기만 쏙쏙 '압축 해제'해 드리는 연재 기획입니다.

중국 정부가 최근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저출생·혼인율 저하의 주범으로 꼽히는 교육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초등학교 입학 전 선행학습을 금지한다는 내용을 발표했다. 이같은 내용은 중국 교육부가 몇 년 전부터 강조하고 있지만, 실제 학부모들의 불안감은 좀처럼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최근 일부 유치원은 예술을 접목한 교육법을 내세우는 등 사교육이 기승을 부리면서 교육비는 천정부지로 오르고 있다. 방학 동안 다음 학기 과정을 미리 공부하는 이른바 '밀키트 아이(예제아동)'라는 신조어가 탄생할 정도로 중국 교육 현장은 혼선과 부작용이 지속되는 분위기다.

중국 정부가 교육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초등학교 입학 전 선행학습을 금지한다는 내용을 발표했다.

중국 정부가 교육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초등학교 입학 전 선행학습을 금지한다는 내용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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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교육부 "선행학습 금지, 입학 후 한 한기 적응 기간"


27일 중국 광명일보에 따르면 중국 교육부는 최근 초등학교 입학 전에 학교에서 배울 교과 내용을 절대 선행학습하지 말라는 내용을 담은 '10가지 주요 질의응답'을 정리해 발표했다.


중국 교육부는 이미 2021년부터 입학 전 선행학습 금지 방침을 내놓았다. 하지만 '지침' 수준이었으며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인지 명시하지 않아 부모들의 불안감이 높아진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번에 발표된 내용을 보면 한자 발음 익히기, 산수, 베껴 쓰기 및 암기, 초등 교과서 및 문제집 사용 금지 등으로 구체적이다.

교육부는 입학 후 한 학기를 학교생활 적응 기간으로 지정해, 필기 숙제와 시험(평가)을 없앤다고 했다. 대신 입학 전 가정에서 독서, 운동(신체활동), 그리고 적절한 집안일 참여 등을 습관을 잡아줄 것을 권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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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당국은 교과 선행학습의 부작용도 언급했다. 조기 주입식 교육은 아동의 신체적·정신적 건강을 해칠 뿐만 아니라, 사고력·집중력·비판적 사고 능력의 발달을 심각하게 저해한다는 입장이다.

규제 속 사교육 기승에 교육비 천정부지 


정부의 강력한 규제 속에서도 현장에서는 사교육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시나 파이낸스는 25일 "유치원 내 초등 교과과정 선행학습이 금지되자, 최근 '예술 교육'을 내세운 유치원들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고 보도했다.


일부 유치원에서 단속 사각지대인 '예술'을 악용하는 분위기다. 미술, 무용, 악기 등을 활용한 입학 대비반을 신설하는 등의 편법으로 원비를 천정부지로 올리고 있다. '동요로 배우는 한자', '연극으로 익히는 영어' 등 교육법을 홍보하고 있다. 매체는 "예술이라는 탈을 쓰고 초등 교과 교육을 진행하는 것은 엄연한 규정 위반"이라며, 시험 중심의 미술 수업이나 미술사 암기 등도 모두 규제 대상에 포함된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단속에도 학부모들의 불안감은 여전하다. CCTV 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베이징 하이뎬구의 한 초등학교 신입생 대상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65% 이상이 입학 전에 이미 한자 읽기·쓰기, 산수 등 기초 교과 교육을 받고 들어온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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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화망은 최근 "선행학습 금지 방침이 지속적으로 나왔음에도 학부모들의 불안감이 멈추지 않는 이유는 자녀가 남들보다 뒤처질지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장쑤성의 한 학부모는 "입학 후 학교 수업 진도가 너무 빠를까 봐 걱정되어 유치원에서 초등학교로 넘어가는 시기에 중국어 발음반과 영어 기초반에 등록했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학부모는 "자녀가 5학년이 되는데, 여름방학 동안 벌써 6학년 과정을 마쳤다"면서 "앞서 나가지 않으면 제자리걸음을 하는 게 아니라 뒤처지게 된다"고 말했다.


조기교육 심해지면서 '밀키트 아이' 신조어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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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정부는 급격한 출생률 저하를 극복하고 교육비 부담을 경감하기 위해 사교육 금지령을 내놓는 등 방침을 내놓고 있지만, 부모들의 불안한 심리와 교과 사교육 규제로 생존 위기에 몰린 교육 업체들의 편법 마케팅이 맞물리면서 규제의 실효성이 흔들리고 있다.


이같이 과도한 조기 교육이 사회적 문제로 번지면서 중국에서는 '밀키트 아이(예제아동)'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밀키트 음식을 조리하듯 방학 기간을 이용해 다음 학기 공부를 미리 완성해 놓는 학생들을 비유한 말이다.


'밀키트 아이'를 둘러싼 논란 속에 선행학습을 경쟁의 산물로만 치부할 것이 아니라, 적절한 선행학습과 과도한 선행의 경계를 구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획일적이고 기계적인 학습 방법을 지양하되, 새 학년에 적응할 정도의 학습은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추자오후이 중국교육과학원 연구원은 "밀키트 아이' 현상이 확산하는 근본 원인은 주로 교육 평가 제도의 문제와 가정의 교육 인식 부족 때문"이라며 "대부분의 부모가 교육에 대한 편협한 이해를 바탕으로 높은 점수만을 자녀의 우수성 기준으로 삼고, 정작 중요한 신체 발달, 정신 건강, 인성 형성 등은 소홀히 한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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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부모는 불안감에서 야기된 과열 경쟁식의 교육법이 아닌, 자녀의 개별 발달 속도에 맞춰 학습하게 해야 한다"라면서 "당국은 점수 위주의 평가 시스템이 아닌 다양한 기준으로 아이들을 바라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추 연구원은 "교육의 본질은 아이(자녀)의 개성과 재능, 능력을 개발하고 발휘하도록 하는 것"이라며 학교와 가정 간 신뢰를 토대로 한 소통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진선 기자 caro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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