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행령은 입법예고·규제심사에 3개월 이상"…속도 우선
시행령 제정은 일단 보류…지침 적용 뒤 현장 모니터링

청와대가 이른바 '노란봉투법'으로 불리는 개정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의 노동쟁의 범위를 구체화하기 위해 시행령 대신 현장에 곧바로 적용할 수 있는 '시행지침'을 마련하기로 했다. 시행령 제정에 필요한 입법예고와 규제심사 등에 3개월 이상 걸리는 만큼 우선 지침을 통해 산업현장의 불확실성을 줄이겠다는 취지다.

이재명 대통령이 25일 청와대에서 국무회의 발언을 하고 있다. 2026.8.25

이재명 대통령이 25일 청와대에서 국무회의 발언을 하고 있다. 2026.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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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는 28일 언론 공지는 통해 "현장에 미치는 효과는 유사하지만 입법예고, 규제심사 등 3개월 이상 소요되는 시행령보다 현장에 즉시 적용 가능한 시행지침을 제정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어 "지침 적용 후 현장 변화를 모니터링하고, 필요할 경우 다른 방안도 검토할 것"이라고 했다. 우선 시행지침으로 노동쟁의 판단 기준을 구체화한 뒤 실제 노사 현장에서 분쟁이 줄어드는지 살펴보고 시행령 등 추가적인 제도 보완 여부를 판단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정부가 '시행령'보다 '시행지침'을 택한 것은 무엇보다 속도를 고려한 결정으로 보인다. 지난 3월 시행된 개정 노조법은 기존 임금·근로시간·복지·해고 등 근로조건뿐 아니라 '근로조건에 영향을 미치는 사업 경영상의 결정'까지 노동쟁의 대상으로 확대했다. 그러나 어디까지를 근로조건에 영향을 미치는 경영상 결정로 볼지를 놓고 노사 간 해석이 엇갈리면서 현장 혼선이 이어졌다.

특히 삼성전자 초기업노조가 호남 반도체 공장 신설 문제를 노사 교섭 의제로 다루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기업의 영업이익 가운데 일정 비율을 성과급으로 요구하는 이른바 'N% 성과급' 문제가 불거지면서 쟁의 대상의 경계를 둘러싼 논란이 커졌다.


이재명 대통령도 노동쟁의 범위를 보다 명확하게 정하라고 여러 차례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21일 국무회의에서 "노동쟁의 대상이 너무 광범위하게 확장하는 것 같다"며 시행령이나 시행규칙, 노동부 지침 등을 통해 일정한 기준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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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지난 11일 국무회의에서는 한발 더 나아가 단순한 행정해석과 법령의 차이를 직접 거론했다. 당시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행정해석을 통해 기준을 제시했다는 취지로 설명하자 이 대통령은 "행정해석은 의견일 뿐"이라며 "노동부령으로 '이런 경우는 쟁의행위 대상이 아니다'라고 하는 것과 노동부 의견으로 해석하는 것은 다르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명백한 사안은 규정에 담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라고 주문했다.


임철영 기자 cyl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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