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행령은 입법예고·규제심사에 3개월 이상"…속도 우선
시행령 제정은 일단 보류…지침 적용 뒤 현장 모니터링
청와대가 이른바 '노란봉투법'으로 불리는 개정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의 노동쟁의 범위를 구체화하기 위해 시행령 대신 현장에 곧바로 적용할 수 있는 '시행지침'을 마련하기로 했다. 시행령 제정에 필요한 입법예고와 규제심사 등에 3개월 이상 걸리는 만큼 우선 지침을 통해 산업현장의 불확실성을 줄이겠다는 취지다.
청와대는 28일 언론 공지는 통해 "현장에 미치는 효과는 유사하지만 입법예고, 규제심사 등 3개월 이상 소요되는 시행령보다 현장에 즉시 적용 가능한 시행지침을 제정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어 "지침 적용 후 현장 변화를 모니터링하고, 필요할 경우 다른 방안도 검토할 것"이라고 했다. 우선 시행지침으로 노동쟁의 판단 기준을 구체화한 뒤 실제 노사 현장에서 분쟁이 줄어드는지 살펴보고 시행령 등 추가적인 제도 보완 여부를 판단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정부가 '시행령'보다 '시행지침'을 택한 것은 무엇보다 속도를 고려한 결정으로 보인다. 지난 3월 시행된 개정 노조법은 기존 임금·근로시간·복지·해고 등 근로조건뿐 아니라 '근로조건에 영향을 미치는 사업 경영상의 결정'까지 노동쟁의 대상으로 확대했다. 그러나 어디까지를 근로조건에 영향을 미치는 경영상 결정로 볼지를 놓고 노사 간 해석이 엇갈리면서 현장 혼선이 이어졌다.
특히 삼성전자 초기업노조가 호남 반도체 공장 신설 문제를 노사 교섭 의제로 다루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기업의 영업이익 가운데 일정 비율을 성과급으로 요구하는 이른바 'N% 성과급' 문제가 불거지면서 쟁의 대상의 경계를 둘러싼 논란이 커졌다.
이재명 대통령도 노동쟁의 범위를 보다 명확하게 정하라고 여러 차례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21일 국무회의에서 "노동쟁의 대상이 너무 광범위하게 확장하는 것 같다"며 시행령이나 시행규칙, 노동부 지침 등을 통해 일정한 기준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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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지난 11일 국무회의에서는 한발 더 나아가 단순한 행정해석과 법령의 차이를 직접 거론했다. 당시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행정해석을 통해 기준을 제시했다는 취지로 설명하자 이 대통령은 "행정해석은 의견일 뿐"이라며 "노동부령으로 '이런 경우는 쟁의행위 대상이 아니다'라고 하는 것과 노동부 의견으로 해석하는 것은 다르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명백한 사안은 규정에 담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라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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