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여권 반납 명령은 국민 보호수단"
활동가 해초, 판결에 반발…항소 뜻 밝혀

구호 선박을 타고 여행금지 지역인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진입을 시도한 활동가 김아현씨(활동명 해초)가 외교부를 상대로 여권 무효화 조치를 취소해달라며 소송을 냈으나 패소했다.


27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날 서울행정법원 행정12부(부장판사 강재원)는 김씨가 외교부 장관을 상대로 낸 여권 반납 명령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지난 6월25일 서울 서초구 서울행정법원 앞에서 열린 여권 무효화 처분 취소소송 첫 변론 기자회견에서 활동가 김아현씨(활동명 해초)가 이동권 보장을 촉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6월25일 서울 서초구 서울행정법원 앞에서 열린 여권 무효화 처분 취소소송 첫 변론 기자회견에서 활동가 김아현씨(활동명 해초)가 이동권 보장을 촉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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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씨는 지난해 10월 구호선단을 타고 여행금지지역인 가자지구로 향하던 중 이스라엘군에 배가 나포돼 현지 교도소에 수감됐다가 이틀 만에 풀려났다. 그는 지난 1월 가자지구 구호선단 활동에 다시 참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외교부는 김씨에게 여권 반납을 명령했으나, 그는 이를 송달받기 전인 지난 3월 재항해를 위해 출국했다가 여권이 무효가 되자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여권법상 반납 명령을 수용하지 않으면 효력이 자동 상실된다. 김씨는 지난 5월 제3국에서 가자지구행 구호선박에 다시 탑승했다가 이스라엘군에 나포된 뒤 석방된 뒤 같은 달 22일 귀국했다.

재판부는 외교부의 여권 반납 명령은 김씨를 위한 보호 조치로, 거주·이전의 자유를 과도하게 제한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김씨의 인도주의적 신념과 그에 따른 행동은 존중받아야 하지만, 테러 등 위험 상황에서 국민의 신변 안전을 위한 국가의 의무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김씨가 처한 위험과 처분으로 달성하려는 공익의 중요성을 고려하면 외교부가 여권 반납 외에 다른 보호수단이 없다고 판단한 것은 타당하다"면서 "여권 반납 명령이 김씨의 자유를 과도하게 제한해 비례 원칙을 위반했다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김씨는 선고 직후 법원 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판결에 불복한다며 항소 의사를 밝혔다. 그는 판결 결과에 대해 "이해되지 않는다. 외교부, 재판부, 한국 정부가 말하는 안전이라는 게 무엇이냐"고 반발했다. 이어 "활동가에 대해 계속해서 이어져 온 한국 정부의 제재와 폭력에 굴하지 않을 것"이라며 "팔레스타인 해방을 위해서 계속해서 항해하고 투쟁할 것"이라고 말했다.


재판을 방청한 정의당 권영국 대표는 "팔레스타인에 대한 이스라엘의 학살은 국제적인 문제고, 침략전쟁을 부인하는 대한민국의 헌법 정신에도 위배된다"며 "판결 중 가장 납득되지 않는 부분은 개인의 양심적 행동이 어떻게 국가 안보를 해치냐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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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김씨는 여권 무효의 근거가 된 여권법 조항이 위헌이라며 헌법소원도 냈으나, 지난 5월 헌법재판소 사전심사에서 각하됐다.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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