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심 벌금 50만원…대법서 파기환송
"모욕죄 잣대 들이대는 데 신중해야"

공인의 대선 후보 지지 선언을 다룬 언론 기사의 비판 댓글이 인격을 허물어뜨릴 정도의 혐오 표현이 아니라면 모욕죄로 처벌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서울 서초구 대법원.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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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2부(주심 권영준 대법관)는 최근 모욕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벌금 5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제주지방법원으로 돌려보냈다.


A씨는 2022년 2월5일 자택에서 인터넷 포털 뉴스 페이지에 게시된 기사에 "양아치가 양아치 지지한다는 게 기사거리가 된다고?"라는 댓글을 달아 기소됐다. 해당 기사는 밴드 시나위 리더 신대철씨가 이재명 당시 대선 후보를 공개 지지한다고 밝힌 내용이었다.

쟁점은 A씨의 댓글 게시 행위가 모욕인지 여부였다. 형법 311조에 따르면 모욕은 사람의 외부적 명예를 침해할 만한 추상적 판단이나 경멸적 감정의 표현에 해당한다.


1심은 2023년 7월1 A씨에게 벌금 50만원을 선고했다. 2심도 같은해 9월 A씨의 항소를 기각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기사의 내용과 특성, A씨가 댓글을 게시하게 된 경위, 댓글의 전체적인 맥락과 표현 방법·의미·정도, 피해자가 가지는 공인으로서의 지위, 언론 기사 댓글 창이 가지는 정치적 공론의 장으로서의 성격 등을 함께 살펴야 한다고 전제했다.


그러면서 "이 사건 댓글은 개인의 인격권을 심각하게 침해할 우려가 있는 것이거나 상대방의 인격을 허물어뜨릴 정도로 모멸감을 주는 혐오스러운 표현이라기보다는, 피해자의 대선 후보 관련 입장 표명과 그 기사화에 대한 피고인의 부정적·비판적 의견이나 감정을 나타내기 위한 다소 정제되지 않은 표현에 가까운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어 "이러한 정도의 표현에까지 모욕죄의 잣대를 들이대어 국가형벌권을 행사하는 것에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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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부는 일시적인 감정의 표출에 해당하는 표현에 대해서도 "최후적·보충적 규제 수단인 국가형벌권 행사를 통해 개입하는 것에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판시했다.


최태원 기자 peaceful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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