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래 대신 호미" 신현송, '당겨서 한 인상' 시사…향후 속도 조절한다(종합2보)
한국은행 기준금리 연속 인상…연 3.00%
'관례에서 벗어난' 백투백 인상, 성장률 대폭 상향·근원물가 우려 영향
'가래로 막을 걸 조기 대응을 통해 호미로 막는 것' 수차례 강조
중간값 3.25% 완화적 점도표, 향후 완만한 인상 언급 "효과 기대…점검해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연 3.00%로 인상했다. 지난달에 이은 백투백(연속) 인상으로, 신현송 한은 총재 표현에 따르면 '관례에서 벗어난' 적극적 대응이다. 한은이 선제적 금리 인상을 단행하게 된 데는 경제 성장률과 근원물가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한은은 올해 성장률 전망을 3.3%로 대폭 상향 조정했을 뿐 아니라, 내년에도 3%에 가까운 성장(2.9%)이 이뤄질 것으로 봤다. 기조적인 수요 압력을 가늠하기 좋은 근원물가 상승률 역시 2.5%로 올려 잡았다. 신 총재는 금리 결정 후 기자간담회에서 '가래로 막을 걸 조기 대응을 통해 호미로 막는 것'이란 비유를 여러 차례 사용했다. 성장률과 물가가 이같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거시경제의 안정을 도모하기 위해선 통화정책의 선제 대응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향후 인상 속도는 점진적일 것이라고 했다. 점도표 역시 완화적이었다. 금통위원들이 6개월 시계에서 조건부로 전망한 금리 수준 중간값은 3.25%였다. 점도표대로라면 올해 10월과 11월, 내년 1월과 2월, 총 네 번의 금리 결정 중 한 번 정도 추가 인상이 있을 것이란 얘기다. 신 총재는 "(향후) 완만한 인상세를 예상하고 있다"며 "연속 인상 효과를 점검해야 한다. 선제 대응을 했기 때문에 그만큼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이에 시장은 이번 백투백 인상을 향후 별도 인상을 추가로 고려한 것이라기보다, (염두에 둔 인상을) 앞당겨 한 인상이라고 해석했다. 이는 신 총재가 동결 소수의견(황건일 1인)에 대해 설명하면서 "전반적인 공감대 안에서 어떻게 보면 단순한 전술적인 차이라고 볼 수 있다"고 언급한 데서도 드러났다.
"선제 대응, 긴축 강도와 기간 단축…경제 미치는 비용 줄인다"
신 총재는 이날 간담회에서 기준 금리를 연속 인상한 배경에 대해 "무엇보다 우리 경제는 반도체 경기 호조와 이에 따른 소득 여건 개선으로 올해(3.3%)에 이어 내년(2.9%)에도 탄탄한 성장세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된다"며 "근원물가 상승률이 내년까지 높은 수준을 이어가면서(올해 2.5%, 내년 2.5%) 물가 오름세가 보다 확산하고 오래 지속될 가능성이 커진 것으로 판단했다"고 짚었다.
소득 개선의 효과가 국내총생산(GDP) 주요 계정에 나타나기까지 시차가 발생하지만 뒤늦게 급격히, 큰 폭으로 인상하기보다 선제적 인상에 나서는 것이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방법이라는 것이다. 그는 "선제적 정책 대응은 뒤늦은 대응에 비해 기대인플레이션을 빠르게 제어해 긴축 강도와 기간을 줄이고, 궁극적으로 성장 측면의 부담을 완화하고 경제에 미치는 비용을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환율 수준은 여전히 높다고 봤다. 신 총재는 "아직도 예년 익숙하던 환율에 비해서는 높다고 저는 판단한다"며 "선제 대응을 하면은 통화정책이 (외환 등) 시장의 중심을 잡아주고, 그만큼 환율 안정에도 기여할 것이다. 통화정책의 조기 대응을 통한 (원화의) 추가 강세 여지가 있다"고 봤다. 그렇게 되면 수입 물가도 어느 정도 제어가 되고, 인플레이션 우려를 잡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집값 역시 통화정책만으로는 잡을 수 없지만, (연속 인상이) 가파른 주택 가격 상승세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것이라고 봤다.
신 총재는 내부적으로 잠재성장률과 중립 금리 수준을 재점검하고 있다고 설명하면서, 이 수치들이 상향 조정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실제 성장률과 잠재성장률 간 격차를 나타내는 GDP 갭은 당초 내년 초께 플러스(+) 전환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그 시기가 훨씬 더 앞당겨질 것으로 예상한다고도 밝혔다. 지금도 지표에 따라 (플러스 전환) 임계치에 있다는 설명이다. 신 총재는 향후 모든 회의 역시 '라이브 미팅'이라고 강조하면서 10월 금리 결정 전까지 주목할 경제지표로 8, 9월 소비자물가, 2분기 잠정 GDP와 함께 발표되는 명목 GDP, 심리지수 등을 꼽았다.
최종 금리, '성장 자신감' 3.50% vs '다소 희망적' 3.25%
최종 금리에 대한 시장 전망은 갈렸다. 박준우 하나증권 연구원은 "한은은 기준금리 3.00%를 명백히 긴축적인 영역으로 평가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한다"며 "이제는 인상의 효과를 점검하면서 점진적인 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보이나, 향후 성장세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갖고 있는 점에 비춰볼 때 여전히 최종 기준금리를 기존보다 낮게 전망할 이유는 없다고 본다"며 올해 11월과 내년 2월 추가 인상에 따른 최종금리 3.50%를 전망했다.
반면 김지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최종 금리를 3.25%로 관측했다. 김 연구원은 "내년 성장률 2.9%가 현실화해야 최종 금리가 3.25%가 아닌 3.50%까지 상향될 수 있다"고 짚었다. 그는 "8월 경제전망에선 올해와 내년의 상품 수출, 수입, 설비투자 전망을 대폭 상향했는데, 이는 정부가 현재 계획 중인 투자와 재정정책을 현실화해야 하는 수준"이라며 "반도체 호황 사이클이 내년에도 올해에 준하도록 이어져야 한다는 전제가 포함돼 있으므로(반도체 수출 증가율 올해 10%대 후반, 내년 10% 초중반 전제) 현실에 비해 다소 희망적이라고 본다"고 진단했다. 이에 10월까지 확인되는 물가 지표가 기대보다 안정되지 못하거나, 유가 상승이 재반영될 경우 11월께 인상 가능성 열어둬야 한다는 판단이다.
"올해 경상흑자 4500억달러"…종전 최대치 4배 육박
한편 이날 한은은 수정 경제전망을 통해 우리나라의 올해 경상수지 흑자 규모를 4500억달러로 예상했다. 종전 최대치인 지난해 1231억달러를 4배 가까이 웃도는 사상 최대치로 지난 5월 전망치(2500억달러)를 대폭 상향 수정한 결과다. 내년 역시 올해 전망치에 맞먹는 4300억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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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은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올해 상반기 누적 1910억달러로 지난해 연간 경상수지 흑자 규모(1231억달러)를 이미 넘어섰다"며 "앞으로도 상품수지는 글로벌 인공지능(AI) 투자 확대에 따른 반도체 수요 증가와 공급 제약으로 인한 가격 급등에 힘입어 대규모 흑자를 나타낼 것"이라고 관측했다. 한은은 다만 "향후 반도체 가격 경로의 불확실성이 매우 커 전망의 상·하방 리스크는 상당한 수준"이라고 전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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