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방학맞아 직장인 체험 인기
대형마트, 온라인 플랫폼서 업무 체험
구내식당서 밥 먹고 사원증 달고

중국 대도시 중산층 부모들 사이에 초등학생 자녀를 대기업, 스타트업, 인공지능(AI) 캠프 등에 보내는 것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27일 중국 매체 데일리피플(每日人物)은 "여름방학 동안 직장인 체험을 하는 캠프가 늘어나고 있다"면서 이 같은 현상을 집중 조명했다.

AI 생성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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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직접 방문해 직업 체험하는 프로그램 인기


예전에는 방학 기간 천문관, 박물관, 미술관 등을 방문하거나 여행을 떠나는 것이 일반적이었지만, 최근엔 기업을 직접 방문해 체험하는 프로그램이 새로운 트랜드로 떠올랐다. 매체는 "맞벌이 부모들이 아이의 적성에 맞는 일자리를 찾아주기 위해 지갑을 아낌없이 열고 있다"면서 가격은 10위안(약 2000원)에서 몇백 위안 수준으로 편차가 크다고 전했다.

체험 기업과 직종 시급에 따라 참가비가 달라진다. 대기업은 관련 견학은 하루 268~468위안(약 5만5000~9만6000원) 수준이거나 더 높다. 베이징의 한 초등학교 4학년 학부모는 7980위안(약 164만원)을 들여 항저우 알리바바에 4박5일 캠프를 보냈다.


기업, 직무마다 체험 내용 달라져

딩동마이차이에서 체험 중인 어린이들. 딩동마이차이 공식 SNS

딩동마이차이에서 체험 중인 어린이들. 딩동마이차이 공식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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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식료품 전자상거래 플랫폼 딩동마이차이 캠프에서는 귤을 분류, 포장하고 해산물을 잡는 체험을 진행한다. 샘스클럽 체험 캠프에서는 아이들이 일일 시식 코너 판매원이 돼 제품을 홍보한다. 일부 자동차 기업 공장 견학에서는 나사 조이기 대회가 열린다.

베이징의 한 초등학교 4학년 학부모는 7980위안(약 164만원)을 들여 항저우 알리바바에 4박5일 캠프를 보냈다. 구내식당 이용, 근무 분위기 체험, 기업 문화 이해가 주된 내용이다. 견학 형태이지만, 사내 닉네임을 지어 사원증을 목에 걸고 서로를 '매니저님'이라 부르며 디자이너, 기획, 영업, 운영 등 대기업의 주요 직무를 역할극으로 체험할 수 있다. 다만 업무가 쉽지 않기 때문인지 알리바바 캠프에 다녀온 6살 어린이는 "밥은 맛있지만 피곤하고 스트레스가 너무 심해서 힘들었다"면서 "다시는 마트에 가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박리다매 전략에 끼워팔기…상술이라는 비판도

중국 대형마트에서 체험 중인 어린이들. 중국 바이두.

중국 대형마트에서 체험 중인 어린이들. 중국 바이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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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학부모 장모씨는 "아이를 샘스클럽 '꼬마 판촉원' 캠프에 보냈는데, 대부분 시식 코너만 돌다 끝났다"며 "현장 직원들이 회원가입을 권유해 결국 260위안을 들여 마트 회원권까지 구매했다"고 전했다. 딩동마이차이 역시 유료 회원 가입 시 자녀 체험을 40% 할인해 준다며 고객을 모으고 있다.


다만 알리바바, 텐센트, 바이트댄스 같은 빅테크(대형 정보기술 기업)가 직접 캠프를 운영하는 것은 아니다. 사교육 업체들이 기업 장소나 전시장을 대여해 상품화한 뒤 박리다매 전략을 쓰는 경우가 많다. 가족 단위로 3000위안(약 61만원)가량을 받고 5성급 호텔 숙박, 알리바바 구내식당 식사, 첨단 기술 기업 방문을 묶어 판매하는 식이다. 한 회당 참가자는 300~500명에 달하며, 명문대 대학생을 인솔 교사로 채용해 신뢰도를 높인다.


중국의 로봇기업인 유니트리 로보틱스 같은 첨단 기업의 체험도 마찬가지다. 사교육 업체는 단체 캠프를 명목으로 부모들에게 '대기업 견학 기회'라며 비싼 참가비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니트리 측은 결국 전시장 입구에 '유료 견학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다'는 경고문까지 붙여놓은 상태다. 알리바바 항저우 캠퍼스는 사교육 업체가 임대해 수업을 진행하는 방식이다. 아이들은 알리바바 건물에서 밥을 먹고 사진을 찍지만 정작 만나는 사람은 알리바바 임직원이 아닌 사교육 업체 강사들이다. 말 그대로 내용물은 없이 '대기업의 껍질'만 맛보는 셈이다.

中 맞벌이 학부모 "여름방학 고통 안겨주는 시기"


매체는 중국 학부모들에게 여름방학이 너무 긴 데다 지출이 커 고통을 안겨주는 시기라고 전했다. 여름 돌봄 교실 15일에 675위안(약 14만원), 7일간의 캠프에 약 1만위안(약 205만원), 가정교사 채용 시 하루 과외비만 700~800위안(약 14만~16만원)에 달해 방학 한 달여 만에 2만5000위안(약 513만원) 이상이 소비되기도 한다.


그럼에도 부모들은 아이가 캠프 참여를 통해 AI 등을 배우지 못한다는 걸 알면서도 지갑을 연다. 매체는 "'AI 시대에 우리 아이만 뒤처지면 어쩌나' 하는 불안감을 해소하고 '언젠간 활용할 날이 있겠지' 식의 '교육 보험'을 든 것이라 여기는 부모들이 많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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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월 3600위안(약 74만원) 상당의 방학 돌봄 교실에 보낸 한 학부모는 "방학 때 육아 지출이 늘어난 것은 맞지만, 대도시에서 피할 수 없는 비용"이라고 토로했다. 일부 가구에서는 4만~5만위안(약 822만~1027만원)을 들여 패들보드나 승마를 배우는 고급 캠프에 자녀를 보내기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진선 기자 caro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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